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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노예는 보편적 인권문제, 한·일문제 아니다"

위안부 주제 소설 '용의 딸들' 저자 윌리엄 앤드류스

딸 입양하며 한국에 대해 관심
배우지 않으면 아픈 역사 되풀이
피해자들 인권 위해 목소리 낼 것
한국 역사 모르는 2세들 안타까워


한 여인이 땅바닥을 응시하고 있다. 눈썹 아래 생긴 그늘에서 슬픔이 배어나온다.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의 아픔을 다룬 소설 '용의 딸들(Daughters of the Dragon: A Comfort Woman's Story)'은 책 표지부터 피해자들의 보이지 않는 눈물을 그리고 있다. 전쟁은 끝났지만 이제껏 그 눈물은 말끔히 닦인 적이 없다.

지난 20일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저자인 윌리엄 앤드류스(61)를 만났다. 미네소타주에 사는 그는 북 사인회 행사를 위해 LA를 방문했다.

"내가 책을 쓴 이유와 한인들이 이 소녀상을 세운 이유는 과거의 비극에 고개를 돌리지 말고 직시하자는 것이죠. 늘 배우고 곱씹지 않으면 역사는 되풀이됩니다."

앤드류스는 지난 1986년 울산에서 생후 4개월 된 딸을 입양했을 때부터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딸이 자신의 뿌리를 잊지 않으려면 나 자신부터 한국 역사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것. 그리고 99년 입양가족 모임에서 단체로 한국에 갔고 처음 일본군 성노예 문제를 알게 됐다. "아마 딸이 한국에서 태어나지 않았다면 이 주제에 대해 책을 쓸 일도 없었겠죠."

'용의 딸들'은 2014년 전국독립출판사협의회가 선정한 역사소설 부문 동상 수상작이다. 앤드류스는 이 책을 쓰기 시작한 2007년부터 미네소타 대학 도서관을 제집처럼 다니며 자료 수집에 매달렸다. 광고회사의 카피라이터였던 그는 은퇴를 결정한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글쓰기에 돌입한다.

그는 몬태나 대학의 한인 교수에게 한국 문화와 유교사상 일제강점기 당시의 상황 등에 대해 자문을 구하고 워싱턴DC 한국대사관을 통해 많은 도움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 책은 앤드류스의 세 번째 작품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평화의 소녀상을 직접 본 느낌은 어떤가.

"책임감을 느낀다. 이렇게 작고 연약한 소녀들이 아무런 이유도 없이 군인에게 끌려가 짓밟혔다. 할머니가 된 그들은 아직도 제대로 된 사과 한마디를 듣지 못했다. 21세기 오늘을 사는 한 사람으로서 역사를 잊지 않고 피해자들의 인권을 위해 목소리를 내야겠다는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

-일본군 성노예 역사 문제가 '뜨거운 감자'인 건 알고 있나.

"도대체 이게 왜 한.일 문제인지 이해할 수 없다. 이건 보편적 인권에 대한 문제로 모두가 알아야 할 역사다. 처음 이 책을 구상할 때 주한미군기지촌에 대한 기사를 읽었다. 인신매매는 요즘도 일어나는 심각한 범죄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태도다. 이 끔찍한 역사를 또 다시 겪고 싶지 않다면 먼저 알아야 한다. 피해자들의 곪은 상처를 어루만져주고 그들로부터 배워야 한다."

-감상평이 좋다.

"감사하게도 애정 어린 눈으로 봐준 독자들이 많다. 일본군 성노예로 끌려갔던 한 여성의 삶을 통해 그들의 분노와 슬픔 우리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아 물론 항의 메일도 있었다. 그중 하나가 피해자 수를 과장되게 늘려 없었던 일을 있었던 것처럼 묘사했다는 것이었다. 그에게 이렇게 답장을 보냈다. '수십만 명이 아니라 단 한 명이라도 이런 피해를 입었다면 그것은 범죄다. 그리고 이건 역사적 사실이다.'"

-북 사인회에서 모은 책 수익금의 3분의 1을 가주한미포럼(대표 윤석원)에 기부한다고 들었다.

"'용의 딸들'을 전국 대도시 도서관과 대학에 보낸다는 취지가 너무나 좋다. 더 많은 사람이 이 끔찍한 과거의 비극을 알아야 한다. 무엇보다 한인 2세들이 피해자들을 기억하고 정의롭게 도와야한다고 생각한다. 가끔 남북이 왜 분단됐는지 독도는 어디인지 한국 역사를 모르는 2세 젊은이를 볼 때마다 너무나 안타깝다."

구혜영 기자



'용의 딸들'은=세계 2차대전 당시 일본군에 의해 성노예로 끌려간 14살 자희의 삶과 죽음을 그리고 있다. 어린 자희는 일자리를 구해준다는 일본군에 속아 먼길을 떠나게 된다. 그때 자희의 어머니는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용모양의 빗을 손에 쥐여준다. 자희는 일본군 성노예로 온갖 고초를 당하다가 종전 후 북한땅에서 사랑하는 남자를 만난다. 하지만 남자는 공산당원에 의해 납치되고 자희는 자유를 찾아 남쪽으로 떠난다. 6.25전쟁 이후 자희는 풍요한 삶을 누리게 됐지만 어느 날 일본군 성노예였다는 과거가 드러나며 모든 것을 잃게 된다. 이때 미국에서 한 여자가 자희를 찾아오면서 비밀이 하나씩 풀린다. 지난해 1월 출판됐으며 아마존닷컴 등에서 15달러가량에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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