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밀집 아파트 단지 전소
NJ 에지워터 '아발론'
불길 거세 진화 난항
인명 피해는 없는 듯
408가구 중 한인 20%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뉴저지주 에지워터의 고급 아파트 단지 ‘아발론(100 River Mews Lane)’에서 21일 화재가 발생해 주민 수백 명이 대피하고 건물들이 전소됐다. 그러나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4시30분쯤 발생한 화재는 오후 10시 현재까지도 진화되지 않았다. 에지워터 타운 소방국은 물론 해켄색·포트리·리틀페리·티넥·테너플라이·잉글우드 등 인근 타운 소방국들이 동원됐지만 불길이 거세 조기 진화에는 역부족이었다. 뉴욕시 소방국도 화재 진화선 5대를 투입해 허드슨강에서 진화 작업을 도왔다.
대피한 주민들에 따르면 처음엔 불길이 크지 않았으나 순식간에 옆 건물 등으로 번지면서 오후 7시45분쯤에는 단지 전체로 확산됐다. 소방대원들은 단지 내 진입이 어려운 상황에서 넓은 지역을 대상으로 진화 작업을 벌이느라 애를 먹었다.
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한인 남성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오후 4시30분쯤 화재 경보가 울려 건물 안에 있던 주민들이 모두 1층으로 내려왔다”며 “이후 소방차가 출동했으나 바로 진화 작업을 하지 않아 큰 일은 아닌 줄로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알람 경보가 울린 후 상당 시간이 흐른 다음 불길이 크게 번졌으나 주민들이 모두 대피한 후라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들었다”고 덧붙였다.
주민들에 따르면 총 408가구의 이 임대 아파트 단지에는 한인이 전체 거주자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일본·중국계 주민도 많이 거주해 전체 주민의 40%가 아시안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인을 비롯한 주민들은 인근 학교 '엘레노 밴 겔더 스쿨'로 대피한 상태다. 주민들은 단지 주변에서 화재 진화 작업을 바라보며 발만 동동 굴러야 했다. 한 30대 여성은 서너살 정도 된 아이의 손을 잡고 “아이 아빠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된다”고 말하면서 현장을 떠나지 못했다. 30대 남성도 “퇴근 길에 황급히 달려왔다”며 믿기지 않는 눈으로 불타는 아파트를 바라보았다. 또 다른 한인 여성은 “이사온 지 얼마 안됐는데 이 같은 일이 벌어져 마음이 아프다”며 가슴을 쳤다. 이를 보고 있던 한인 이웃은 갈 곳이 있느냐며 서로를 위로하기도 했다.
소방 당국은 진화 작업이 완료되는 대로 화재 원인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한편 아발론 아파트 단지는 총 공사비 8000만 달러가 투입돼 지난 2002년 완공됐으며 버지니아주에 있는 부동산 투자회사 ‘아발론베이 커뮤니티스(Avalonbay Communities)’가 소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00년 지금의 부지에 ‘아발론 리버 뮤스’라는 아파트 단지를 건설하고 있었는데, 그 해 8월 화재가 발생해 완공을 앞둔 주변 가옥까지 전소시켰다.
서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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