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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임창현의 시가 있는 벤치-별


임창현의 시가 있는 벤치


-이상훈

옛날부터 수많은 사람들이
밤하늘의 별들을 헤아려 왔지만
어느 누구도 그 별들의 숫자를
다 헤아리지 못하고 일생을 마쳤다

사람들에게는 저마다 살아온 일생이 있듯이
별들에게도 별자리가 있고
별자리에는 저마다의 일대기가 있다

사람들은 사람들마다 짧은 일생을 마치고
소멸될 이름 석 자를 가지고 태어나듯이
별자리는 별자리마다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붙박이 이름을 가지고 있다

별자리에는 동물의 이름도 있고
물고기의 이름도 있고 여자의 이름도 있고
영웅의 이름도 있고 신의 이름도 있다

어두운 밤하늘에 별들이 빛나는 까닭은
텅 빈 하늘을 채우기 위해서이다
밤하늘의 별들이 무리를 이루고 있는 까닭은
서로를 부대끼며 외롭지 않기 위해서이다

사람들이 밤에 별을 헤는 까닭은
외로움에 지쳐서
누군가를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기 때문이다.

새벽을 걸음으로 연다. 뿌옇게 트이는 하늘 별로 연다. 별 아래 길 걸으면 별을 놓칠 수가 없다. 그때는, 그때만은, 내가 살아있는 것이, 살아가는 것이 별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그래, 물안개 속 날 어둡고 물기 촉촉하게 젖어 저 별들 보이지 않았다면 난 오늘아침 또 얼마나 생기 잃었을까. 별에게도 저마다 자리가 있고 일대기가 있으리라.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붙박이 이름. 동물, 물고기, 여자, 그리고 신의 이름에 이르기 까지. 저들이 빛나는 까닭은 하늘이 텅 비어서다. 그리고 무리를 이룬 것은 서로 외롭지 않기 위해서였으리라. 별은 하늘의 시, 신이 인간에게 서로 충돌하지 않고 밝고 빛나게 살라는 시적 잠언이었으리라. 인간을 사랑하는 신의 영원한 선물이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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