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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달러! 왜 주식시장의 발목을 잡는가?

[김태수의 증권이야기]

불과 2주전에 1만8000선을 돌파했던 다우존스지수는 일주일 사이에 급격한 하락과 반등을 보이며 롤러코스터를 탔다. 그 배경엔 강한 달러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왜 달러의 가치가 상승하는데 주식시장이 흔들리는지 그 이유를 알아보고자 한다.

유가급락이 달러 가치의 상승을 부추긴다=지금의 달러 강세엔 유가 급락이 무엇보다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유가 급락은 다른 원자재들의 가격 하락을 유도했다. 원자재는 국제 시장에서 달러로 가격이 책정된다. 가격 하락에 따른 원자재 수요가 증가하면서 달러를 이용한 결제도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유가 급락의 영향으로 기타 원자재들의 가격이 하락하자 상품거래시장에서 투자자들은 원유 금 광물과 같은 상품들보다 달러에 대한 투자를 급격히 늘리기 시작했다. 현재의 급격한 강달러 현상은 이러한 배경이 가장 큰 이유로 자리잡고 있다.

유럽경제 불안에 따른 달러가치의 상승=근본적으로 미국과 유럽은 통화정책에서 상반된 길을 본격적으로 걷기 시작했다. 지난주 유럽중앙은행이 국채매입을 비롯한 전면적인 양적완화 정책을 시행할 것임을 밝히면서 유로화와 파운드화의 가치는 급락했다. 유럽을 비롯한 일본과 중국은 경제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경기부양책으로 자국의 화폐를 시장에 더 많이 풀려는 정책들을 진행하고 있기에 화폐의 공급이 늘면서 가치가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유가하락과 낮은 물가상승에도 불구하고 금리인상이 가능할 정도로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보이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시장에 풀린 달러를 거둬들이고 있기에 달러화의 가치는 증가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달러 가치의 상승이 주식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가?

유가급락과 맞물린 주식시장의 불안감 조성=사실 달러가치의 상승은 문제가 될 것이 별로 없다. 이는 미국의 경제가 상승한다는 반증이고 미국 경제의 상승은 세계경제의 성장을 견인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긍정적이다. 하지만 지금은 유가하락과 맞물려 있다는 것이 주식시장에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 특히 유가와 달러의 상관계수가 과거의 위기 수준에 도달한 것이 문제다. 아시아 외환위기가 세계적인 경제불황을 야기했던 1997년의 경우 상관계수는 -0.5 수준이었고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엔 -0.9에 달했다. 현재의 유가와 달러가치의 상관계수가 -0.6에 이른다. (상관계수는 0을 기준으로 1일 경우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1일 경우 완전히 반대방향으로 움직임을 나타낸다) 단기적인 현상이기는 하나 적어도 올해 4분기 이후 경제성장이 부동산과 같은 안전자산 시장의 성장을 동반하지 못한다면 이러한 우려가 좀 더 증폭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기업의 투자수익 감소에 대한 우려=지난주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의 흐름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S&P500지수는 대형우량주 500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로서 시장전체의 동향과 기업들의 성장과 수익 흐름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지표이다. 전문가들은 유가급락에 따른 달러가치의 강세가 기업들의 실제 수익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했다. 실제로 이 지수에 포함된 기업들의 해외투자규모는 1조9000억 달러 이상이다. 예를 들어 세계 최고의 철강기업인 한국의 POSCO에 투자를 해서 10%의 수익을 남겼다고 가정하자. 하지만 POSCO는 환율이 10% 오를 경우 이익의 약 20%를 잃게 된다. 즉 투자자는 원래 배당가능한 수익의 20%를 잃게 된다. 여기에 자금 회수를 위해 달러로 교환하는 비용으로 약 10%를 지불해야 한다. 즉 손해를 볼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투자손실에 대한 불안감이 주식시장의 위축을 야기했던 것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경제성장과 기업들의 수익이다. 현재 주식시장이 강한 달러에 영향을 받아 급등락을 보인 것은 기업수익의 감소나 경제위기와 같이 실제로 나타난 현상 때문이 아니라 투자자들의 불안감에 따른 것이라 볼 수 있다. 여기에 주식시장의 저조한 거래량 수준이 더해져서 좀 더 크게 흔들렸던 것이다. 물론 이러한 불안감을 무시할 수는 없다. 따라서 주식시장의 흐름을 분석함에 있어 앞으로 발표될 신규주택판매지수와 같은 부동산 시장의 성장과 기업들의 수익률 성장세 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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