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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라는 세 글자…그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뉴욕·뉴저지 3개관에서 오늘 개봉
한국서 개봉 21일 만에 800만 돌파

국제시장 (Ode To My Father)

감독: 윤제균

출연: 황정민 김윤진

장르: 드라마



상영시간: 126분

등급: 없음(한국은 12세 이상 관람가)

누군가를 알아가고 싶은가. 누군가와 진정한 소통을 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그 사람 가까이서 동행하는 것 만큼 좋은 방법이 또 있을까.

영화 '국제시장(Ode To My Father)'은 한 마디로 말하자면 '아버지와의 동행'이다. 주인공이 되는 아버지 덕수(황정민)와의 동행이자 현대사의 발자취를 밟아 온 우리 모두의 아버지와의 동행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과거의 나'와 떠나는 여행일 수도 있겠다. 이 특별한 동행을 통해 우리 아버지들의 역사에 눈과 귀를 기울여보는 건 어떨까.

드디어 뉴욕에도 영화 '국제시장'이 상륙했다. 오늘(9일)부터 뉴욕과 뉴저지 일원에서 개봉한다. 이미 한국에서는 개봉 후 21일 만인 지난 6일 8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머지않은 1000만 관객 고지를 앞두고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부산 국제시장에는 관광객들이 몰렸고 일부에서는 가족 영화를 두고 정치적 내용으로 언쟁을 벌이고 있기까지 하다.

한편 한국 못지 않게 미주 지역에서도 '국제시장'은 큰 흥행작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마도 타지에서 이민자로 살아가는 우리네에게는 '그리움'이라는 단어가 마음 한 켠에 언제나 서려있기 때문이겠다.

영화의 이야기는 6.25 전쟁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흥남 철수 난리통에 아버지와 막내 동생을 잃어버린 덕수는 그 마음의 빚을 떠안은 채 평생 희생과 노력으로 남은 가족을 지킨다. 피난 와 국제시장에 정착해 악착같이 일을 하며 어린 시절을 보낸 덕수는 어머니와 두 동생을 편히 부양하기 위해 파독광부 베트남 참전 등의 고된 선택도 마다 않는다. 이산가족 찾기를 통해 평생의 짐으로 남았던 아버지와 동생 찾기에도 나선다. 하루하루가 고생길이다. 그사이 죽을 고비도 여러 번 넘긴다. 그러나 덕수는 늘 장남의 굴레를 기꺼이 진 채 이를 견뎌낸다.

'국제시장'은 여러 면에서 '포레스트 검프'와 비교될 만 하다. 역사의 주요 지점마다 주인공을 자리시켜 극을 진행시킨 방식이나 적절한 웃음과 드라마의 균형을 찾아낸 감각 등이 그렇다. 충분히 더 장황해질 수도 있었던 극을 적절한 에피소드만 골라 깔끔하게 다듬어 이어붙인 솜씨는 오히려 '포레스트 검프'보다 뛰어나 보이기도 한다. 베트남 전이나 이산가족 상봉 에피소드가 너무 감상적으로 빠질 만 할 때 즈음 다시 시점을 현재로 옮기며 분위기를 환기시킨 리듬감은 특히나 칭찬할 만 하다.

다만 '포레스트 검프'가 남들보다 조금 부족하게 태어났음에도 그 모든 역사의 풍파와 상관없이 한 개인으로서의 행복과 존엄을 지켜낸 이의 이야기로 감동을 줬다면 '국제시장'은 남들보다 뛰어났음에도 개인의 꿈과 바람은 철저히 거세한 채 역사의 흐름에 휘말려 살아야했던 주인공의 고단한 삶을 미화해 보여준다는 점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덕수로 대표되는 모든 아버지들의 거칠지만 숭고한 나름의 사랑 방식을 보여주는 효과적 방법이기도 하지만 가족으로 대표되는 '전체'를 위해 개인이 희생하는 것이 당연하고 아름다운 것이란 식의 해석이 생겨날 수 있는 여지는 분명 논란의 실마리를 남긴다. "모든 게 다 일어나지 않았으면 참 좋았을낀데…그래도 기왕 일어나삔거 우리 애들이 아니고 우리가 겪은 게 참 다행 아이가?"하는 덕수의 대사가 일부 관객들에게 불편함을 주며 얘깃거리를 낳고 있단 점이 그 반증이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지나간 기억'은 항상 어떤식으로든 미화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것이 우리 기억 속에서 미화되든 손에 남은 사진 한 장으로 미화되든 한 편의 재미난 이야기로 미화되든 말이다. 당시의 고난과 희생이 뼈를 깎는 고통이었더라도 후에는 다 피와 살이 되어 지금의 아버지를 지금의 가족을 이뤄온 것이 아닌가. 그래서 감동인 것이고 그래서 아름다운 것이다.

뉴욕.뉴저지 개봉관 안내

▶베이사이드 베이테라스AMC: 211-01 26th Ave Bayside NY 11360. 718-631-0382.

▶뉴저지 에지워터멀티플렉스: 339 River Road Edgewater NJ 07020. 800-315-4000.

▶맨해튼 리걸e워크 스타디움: 247 West 42nd St New York NY 10036. 212-840-7781.

이주사랑.이경민 기자/ jsrle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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