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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불교와 원불교의 관계

최근에 있었던 두 전임 대통령의 장례식에 4대 종교의 일원으로 원불교가 참석을 하고, 2013년 돌아가신 원불교 원로 교도님이 한국 굴지의 재벌 기업 총수의 장모님이라는 사실이 보도되면서 한국에서는 원불교의 인지도가 상당히 높아졌다. 원불교에 대해 관심을 가지시는 분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불교와 원불교의 관계'이다.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많은 부분 유사하지만 다른 종교라고 말씀 드릴 수 있다. 원불교는 교조이신 소태산 대종사께서 스스로 깨달음을 얻으신 후, 불법을 주체로 삼고, 유교, 도교의 가르침을 통합 활용하여 시대화, 대중화, 생활화를 추구하는 새 종교이며 부처님께 연원을 대시었다. 이렇게 말씀을 드리면 보통 다음과 같은 질문들이 이어진다. 불법으로 주체를 삼고, 부처님께 연원을 대었으면 불교의 한 종파가 아닌가. 유교, 불교, 도교 등의 좋은 것들만 골라서 교법을 제정했다면 원불교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원불교 경전은 이에 대해 "주로 창조하시고, 혹 혁신, 혹 인용(因用) 하셨다"고 밝히고 있다. 부처님께서도 과거칠불에 연원을 대시었고, 훗날 힌두교로 발전한 브라만교의 교리를 인용하셨지만, 불교를 과거 종교의 한 종파라고는 하지 않는 것처럼, 원불교도 불법에 기반을 두긴 했지만, 교조의 깨달은 경로나 교리체계상 새 종교로 봐야 한다.

불법을 주체로 과거의 가르침을 통합하여 이를 시대화, 대중화, 생활화한 것이 원불교의 정체성이라면 정체성이라 할 수 있고, 현대인들의 신앙과 수행에 편리하게 핵심을 놓치지 않고 간결하게만 통합했다면 설사 창조보다 인용과 통합이 주가 되었다 하더라도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힌두교를 배제하고 불교를 생각할 수 없고, 태권도는 택견과 공수도(가라데)의 영향을 주로 받았지만, 초기 형성과정에서는 중국 권법의 영향도 적지 않게 받았다. 춤의 한 형식으로 알고 있는 살사댄스 역시 온갖 종류의 춤이 섞인 '짬뽕춤'의 전형이다.

대학생활 중에 읽어야 할 1000권의 필독서가 있다 치자. 이를 한 권으로 요약해서 이 한 권만 읽으면 1000권을 읽은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면, 1권의 내용이 창조가 아닌 1000권에서 인용한 것들이라 하더라도, 1권으로 요약한 일은 의미가 없다 하지 못할 것이다.

학창시절에 시작한 태권도를 지금도 간간이 수련하고 있다. 태권도 수련자의 입장에서는 발차기 기술을 주로 하는 태권도의 속도와 화려한 모습이 좋아서 태권도를 수련하는 것뿐이지, 태권도가 무슨 무술의 영향을 얼마나 받았는지는 사실별 관심이 없다. 원불교 역시 지금의 원불교의 교리체계나 가르침의 내용, 사상이 마음에 들어 믿고 수행하고 있을 뿐이다. 원불교가 불교냐 아니냐, 혹은 정체성에 관해서는, 원불교 성직자로서 이런저런 설명 내지는 변명을 하긴 했지만, 일반 수행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내게 그다지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물론 교단차원에서는 원불교가 불교와 다른 새로운 종교인지, 아니면 불교의 한 종파인지, 다른 종교의 가르침을 어떤 형태로 어느 정도나 수용했는지를 법리적으로나 학문적으로 명확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하겠다.


양은철 교무 / 원불교 LA교당
drongiand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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