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작지만 강한 대학교] 내게 맞는 대학 고르려면…가장 가고 싶은 대학을 방문하라
무조건 '아이비리그 투어' 부작용 많아
입학가능한 캠퍼스 방문하고 준비해야
내게 맞는 대학을 골라야 한다는 얘기는 진부할 정도로 오래됐지만 한인들은 여전히 '순위권 내에서' 학교를 고른다. 특히 캠퍼스 투어가 필수조건이 된 요즘에는 많은 학부모들이 상위권 학교들을 방문한다. 자녀가 B, C학점을 받는 부모들은 투어를 하면 자녀가 동기부여를 받아 돌아와서 학업에 정진할 거라는 희망적인 상상을 하는 경우가 많다. 아쉽게도 캠퍼스 투어를 통해 자녀가 마음을 고쳐먹고 열심히 공부해서 이런 학교에 진학했다는 얘기는 듣기 어렵다. 현실적으로 B, C학점 학생이 상위권 학교에 진학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므로 부모는 자기 자녀를 잘 파악해야 한다. 어려서부터 어떤 분야의 천재라던지, 공부를 안 해도 다 A를 받는 학생이라던지, 무엇을 파고들면 무섭게 몰두하는 학생이 아니라면 소위 ‘아이비리그’ 투어는 시간 낭비, 돈 낭비가 될 것이다. 이런 학교를 동경하고 목표로 삼았다가 낙방한 자녀가 겪는 상실감은 크다. 특히 학업수준이 낮은 자녀일 경우 이런 투어를 하면 부모의 기준이 상위권 학교라고 생각하고 괴리감을 느낄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캠퍼스 투어를 떠나기 전에는 자녀의 사정권 안에 있는 학교를 먼저 선정할 것을 권한다. 그 중에서 제일 가고 싶은 학교를 먼저 방문하는 것이 가장 좋은 전략이다. 또 방문할 학교 중에서 어느 학교가 웅장한 건물이 많은 지 미리 알아보는 것이 좋다. 학생들은 학교의 격을 건물로 판가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학교의 성격도 자녀의 성공적인 대학 생활의 열쇠다. 2~3개의 수업에도 들어가 보고, 교수와 학생들이 어떻게 소통하는지 보도록 하자. 교수가 열정을 가지고 수업에 임하는지, 아니면 시간만 때우고 있는 지는 금방 알 수 있다.
학교에서 마련하는 입학정보 세션에 참석하는 것보다 식당이나 학생회관을 방문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다. 각자 식사하고 있는지 아니면 모여서 식사하는 지, 서로 떠들고 즐기는지, 교수도 보이는 지가 식단 메뉴보다 더 중요하다. 학생회에서 주관하는 공연을 보거나 행사에도 참석하는 것도 좋다. 미리 연락을 취해 한인 또는 아시안 학생회 회원들과도 만나보자. 이때 가능하면 같은 지역에서 진학한 학생을 찾아본다.
학교를 제대로 보려면 적어도 하루는 투자를 해야한다. 다섯 시간동안 버스를 타고 도착한 학교에서 달랑 1시간동안 구경한 뒤 또다른 학교를 방문하기 위해 이동하는 스케줄은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 차라리 각 대학의 웹사이트에서 제공하는 가상투어(Virtual Tour)가 효율적일수도 있다.
지원서를 쓸 때는 성적과 대입시험 성적 등을 파악하고 합격 가능성이 높은 대학교의 지원서에 심혈을 기울이는 게 장학금 등 여러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또 현재 꽂혀 있느 전공을 따라 학교를 선택하면 실망이 크다. 십중팔구 자녀는 졸업 전까지 전공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전공은 지원자가 “죽어도 이것을 공부하겠다“고 느끼지 않는 한 크게 연연하지 않는 게 좋다.
재학생이나 졸업생들의 의견은 많은 부분 걸러내고 듣는 훈련을 해야한다. 그들은 대부분 편협하고 편파적인 얘기만 할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학교는 잘 알지도 못하거니와 사람은 자기가 내린 결정을 옹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대신 한두 사람이 아닌 여러 명의 재학생이 직접 학교에 대한 글을 올려놓는 웹사이트를 참고하도록 한다. 'College Prowler', 'Unigo', 'Studentsreview' 등에 재학생들의 솔직한 얘기들이 있다.
학교에서 발행하는 홍보책자의 사진 등에 현혹되지 말자. 연중 밝은 캘리포니아의 기후에 익숙한 학생에게 7개월 동안 잿빛구름이 뒤덮인 날씨는 실제로 우울증을 유발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밖에 재정보조가 얼마나 가능한지 미리 알아보자.웬만한 학교 웹사이트엔 실제 학비 계산기(net price calculator)가 있어 입학할 때 부담해야 할 학비를 확인할 수 있다. 감당하지 못할 학교에는 지원하지 말아야 한다.
끝으로 학교에 관한 영상보기를 권한다. 학교에서 만든 영상이라고 해도 학교생활의 여러 단면을 엿볼 수 있다. 많은 경우 영상을 통해 실제 학교를 방문하는 것보다 훌륭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정연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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