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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 영화 '인터뷰' 개봉현장을 가다…길게 늘어선 줄…첫 상영부터 350여 석 꽉 차

포스터 그려진 음료 등 불티
방송사 중계차 등 취재 열기
관객들 반응은 호.불호 갈려

크리스마스인 25일 정오 무렵. UCLA 인근 웨스트우드의 오래된 극장 '크레스트' 앞엔 일찍부터 사람들이 북적였다. 표를 사려고 길게 줄을 늘어선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상영작 제목이 크게 써 있는 영화관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20대 젊은이부터 나이 지긋한 노년층까지 연령 구성도 다양했다. 우여곡절 끝에 극장에 걸린 영화 '인터뷰(The Interview)'를 보기 위해 모인 이들이다.

산타 모자를 쓴 채 티켓 창구에 줄을 서 있던 제이슨 밀러씨는 "친구들과 밤샘 파티 후 곧장 극장을 찾았다"며 "영화에 대한 큰 기대감은 없지만 내 애국심을 나타내고 '표현의 자유'를 지지하는 일종의 퍼포먼스"라고 영화관을 찾은 이유를 설명했다.

극장 운영자인 위지 멜란콘 대표는 문 앞에서 직접 밀려드는 관객들을 맞느라 바쁜 모습이었다. 멜란콘 대표는 "크리스마스엔 늘 극장문을 닫았었는데 오늘만큼은 '인터뷰' 상영을 위해 직원들이 휴일을 반납하고 출근했다"면서 "첫 상영부터 350여 석 극장이 거의 꽉 찼다"며 놀라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한때 제기됐던 테러 위협이 무섭진 않았냐고 묻자 "미디어가 부풀린 괜한 걱정"이라고 잘라 말했다.

극장에 들어서자 '인터뷰'의 포스터가 그려진 병에 담긴 음료수와 영화에 등장하는 대사가 적힌 티셔츠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었다.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 폭스11 뉴스에선 중계차까지 보내 극장 분위기를 담았고 일본 니케이 신문의 실리콘 밸리 특파원은 휴가차 남가주에 들렀다가 급히 취재 지시를 받고 현장 스케치에 한창이었다.



영화 상영을 위해 극장에 불이 꺼지자 사람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질렀다. 2014년 할리우드 최고의 '문제작'을 드디어 두 눈으로 확인한다는 기대감의 표시였다. 본격적으로 영화가 시작된 후에도 관객들은 열광적이었다. 북한 어린이가 미국을 저주하는 노래를 부르는 첫 장면에서부터 객석은 들썩였다. 두 주인공 세스 로건과 제임스 프랑코가 뻔한 말장난을 하거나 흔한 성적 유머만 던져도 큰 웃음이 터졌다.

북한 체제를 비꼬거나 김정은을 희화한 장면에선 웃음 소리가 한층 커졌다. 김정은 역을 맡은 한인 배우 랜달 박이 본격적으로 등장해 팝 가수 케이티 페리의 음악을 따라 부르며 탱크를 몰거나 아이같이 울며 바지에 실수를 하는 등의 장면이 이어질 때엔 한참씩 폭소가 이어지곤 했다. '내용이 재미있어서'라기 보단 '분위기를 탔다'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100분이었다.

극장을 나서는 관객들의 반응은 다소 엇갈렸다. 마이클.엠마 루이스 부부는 "내내 웃으면서 아주 재미있게 봤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두 사람은 "북한뿐 아니라 미국과 미국인까지 모두를 희화하고 조롱한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며 "그게 바로 '코미디 정신'아니겠나.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고도 덧붙였다. 한국에서 방문한 친구와 함께 상영관을 찾았다는 한인 김영민씨는 "소재가 특이하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평범한 전형적 미국 코미디일 뿐"이라고 평했다. 반면 또 다른 한인 스캇 유씨는 "저질 백인 코미디"라고 불쾌감을 드러내며 "김정은을 노골적으로 무시한 듯한 부분이 많아 북한 측에선 충분히 화가 날 만한 영화"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웨스트우드=이경민 기자
rache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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