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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40주년 특별기획-내 고향을 가다 II: 경상남도 거제시] '꿈의 800리<거제 해안선 총길이> 뱃길…비경에 '쏙 빠져들다'

외도엔 한 부부가 30년 일군 해상식물원 결실
'바다에 솟은 금강산' 해금강 아름다움에 매료

거제는 제주도 다음으로 큰 섬이다. 10개의 유인도를 포함해 총 73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다. 드나듦이 복잡한 해안선의 길이는 386.74㎞에 달해 '꿈의 800리'라고 부른다. 거제 8경중 외도와 해금강을 배타고 돌아봤다. 거제의 바다는 거칠고 급했다.

"지금부터 해상 바이킹을 탈겁니다."

아침에 파도는 높았다. 거제 장승포항에서 출발한 '제 3 옥성호'는 김승철 선장의 말 대로 놀이기구 바이킹을 탄 듯했다.

137명을 태운 배는 외도에 1시간30분 정박했다가 해금강을 거쳐 귀항한다. 3시간이 소요된다.



"왼쪽에 대마도가 보이시죠. 맑은 날에는 나카야마상이 게다짝 신고 산책하는 것도 보일 정도로 가찹습니더(가깝습니다)."

김 선장은 배멀미에 승객들을 빼앗기지 않으려 쉴새없이 농담에 주변경관을 실었다.20여분 뒤 동백섬을 만났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마음심(心)자 처럼 생겼다캐서 지심도라고도 합니다."

기수를 돌린지 얼마 지나지 않아 첫 유람포인트인 외도가 보였다.

외도는 바깥섬이라는 뜻이다. 거제사람들은 내도와 함께 연인섬, 형제섬이라고 부른다. 희귀 아열대 식물을 비롯해 740종의 식물이 멋진 조경으로 가꿔져 섬 전체가 거대한 화원이다.

"섬은 아름답기도 하지만 인간 승리의 현장이기도 합니다."

동행한 거제시 관광과의 옥치덕 계장이 배에서 내리면서 말했다.

외도는 이창호(2003년 작고), 최호숙 부부가 30여년간 흘린 땀의 결실이다.

1969년 이창호씨는 이 섬으로 낚시를 왔다가 태풍을 만나 하룻밤 민박한 것이 인연이되어 1972년 섬 전체를 사들였다. 평안남도 순천에서 태어난 그는 갈수 없는 고향을 이 섬에 만들겠다 결심했다고 한다. 바위만 무성한 무인도에 가까운 섬을 개발하기는 쉽지 않았다. 외딴섬엔 전기나 통신 시설이 없었다. 애써 심은 감귤나무 3000그루는 태풍이 휩쓸어갔다. 돼지도 키워봤지만 목선에 싣고 뭍으로 실어내보내다 빠트리기도 했다. 여러 차례 실패 끝에 이씨 부부는 식물원을 구상했다. 30년간 한그루 한그루 심고 가꿨던 이씨 부부의 노력은 지금 하루 1만 명이 넘게 찾는 해상식물원으로 결실을 맺었다. 드라마 겨울연가의 마지막 장면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찾는 사람수가 급증했다.

"2010년에 누적관광객 1000만명을 넘겼죠. 김영삼.노무현 전 대통령들도 다녀간 명소에요. 섬 매입가가 700만원이었다는데 지금 가치는 5000억 원으로 추산됩니다."

4만평 섬안에는 동백나무를 비롯해 후박나무, 아왜나무, 팔손이나무, 해국, 종려나무, 선인장류, 용설란 등 아열대 식물들이 예술품처럼 조경되어 있다.

외도에서 배는 1시간30분 정도 정박한다. 다시 배에 올라 해금강으로 향했다. 15분 정도면 도착한다. 해금강은 강이 아니라 섬이다.

"그 아름다움이 바다에서 솟은 금강산 같다고 붙여진 이름입니다." 김 선장의 설명대로 해금강은 금강산처럼 기묘했다. 몸체는 한 덩어리처럼 보이지만 바닷속에서 넷으로 갈라져 4개의 절벽 사이로 십(十)자형 벽간수로가 뚫려있다. 유명한 '십자동굴'이다. 이 수로로 배가 드나드는데, 파도가 높은 날은 위험해서 들어가지 못한다.

장승포항으로 귀항하는 길에 멋진 해안이 보였다. 여차~홍포 해안이다. 옥 계장이 말했다.

"한폭의 동양화죠? 아직까지 손을 덜타서 자연 그대로 입니다. 거제가 숨겨 놓은 마지막 명소입니다."

거제의 비경들은 파도처럼 급하게 다가왔다.

정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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