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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의 맛] "자다가도 가고 싶은 곳"…사철 해산물 넘쳐

다찌 차림·복지느러미·배떼기죽 등 유명

통영의 맛과 멋은 하나다. 미식가들에게 통영은 '경상도의 전주'라고 불린다. 넉넉한 바다에서 풍부한 해산물이 사철 넘친다. 시인 백석은 통영의 맛을 '전복에 해삼에 도미 가재미의 생선이 좋고, 파래에 아개미에 호루기의 젓갈이 좋고…자다가도 일어나 바다로 가고 싶은 곳'이라고 했다.

온갖 해산물과 바닷가, 예술이 만난 곳에 빠질 수 없는 것이 술이다. 통영의 애주문화가 만든 대표 식문호가 '다찌집'이다. 술을 시키면 안주는 주인이 내주는 대로 먹는다. 메뉴는 그날그날 시장에 나온 음식재료에 따라 바뀐다. 술값만 받고 안주 값은 받지 않는다. 원래 소주 한병에 1만원 정도 받았지만, 요즘은 1인당 3만원 정도로 바뀌었다.

통영시 김용일 계장은 "외지에서 온 깍쟁이 손님들이 술은 안시키고 안주만 먹기 때문에 식당 주인들이 어쩔 수 없이 바꿨다"고 했다.

다찌 차림에는 바다가 통째로 들어있다. 갈치속젓, 굴젓, 멍게, 생굴, 개불, 피조개가 먼저 나온다. 통영 바다의 미더덕은 정말 더덕처럼 향긋했다.



가자미조림, 볼락구이, 생선전도 상 한켠에 오른다. '해삼 내장젓갈'은 통영에서만 맛볼 수 있다.

본 메뉴인 생선회는 방어, 밀치, 감성돔이 주를 이룬다. 밀치는 겨울 참숭어다.

특이한 회가 있다. 촛대고동회다. 머리끝이 빨개서 빨간 고동이라고 한다. 익혀 먹으면 오히려 탈이 나기 때문에 날 것으로 먹는다.

다찌는 술을 추가할 수록 귀한 안주가 상에 오른다. 다찌 때문에 주당을 뜻하는 '대라스(大+Glass)라는 말도 생겼다.

다찌상의 마지막은 통영에서만 맛볼 수 있는 물메기탕이다. 물메기의 원래 이름은 곰치다.

김 계장은 "못생겨서 예전에는 잡으면 바다에 텀벙 버렸다고 해서 '물텀벙이'라고도 했다"면서 "숙취 해소에 탁월하다고 알려지면서 인기다"고 했다.

통영의 맛은 예술작품으로도 만들어진다. 서호 시장내 복국 식당 골목에는 식당 창가마다 온통 눈 결정 모양이 반짝인다. 복지느러미를 붙여 만든 작품들이다.

시장내에서도 통영에서만 먹을 수 있는 맛들이 넘친다. 빼떼기죽은 통영 사람들이 손꼽는 추억의 맛이다. 말린 고구마의 사투리가 빼데기다. 팥, 강낭콩, 찹쌀 등을 넣어 함께 걸쭉하게 끓였다. 하모회도 있다. 갯장어, 바다장어의 다른 이름인 하모는 육질이 탄탄해 쫄깃하다.

도다리쑥국은 통영의 봄을 알린다. 도다리국은 언제든 먹을 수 있지만 도다리쑥국은 다르다. 초봄에만 두 달 남짓 맛볼 수 있는 별미다. 식당마다 도다리쑥국 개시라는 간판이 걸리면 봄이 왔다는 증거다. 쑥향은 먹기전부터 침샘을 자극한다.

충무 김밥도 빼놓을 수 없다. 다른 지역에선 오징어나 무김치와 같이 먹지만 통영에선 '호래기(꼴뚜기)'와 함께 먹는다. 김 계장은 "충무김밥집 간판에 다 원조가 붙어있는데, 어딜 가도 맛있다"고 했다.

통영의 대표 특산물은 굴이다. 손바닥만한 생굴은 정말 달다. 굴 까는 아지매는 "통영에서는 굴을 꿀이라 안합니까"라고 했다. 말도 고소했다.

정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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