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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열 기자의 취재 그 후] 미국 기독교가 이미 눈치챈 흐름

미국 내 교회 건축이 50여 년 만에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은 연도별 종교 시설 건축 비용, 종교 기관 건설 면적 등 주요 자료를 분석, "빌딩을 확장하거나 새롭게 짓는 것에 돈을 지출하는 교회가 줄고 있다"고 보도했다.

〈본지 12월16일자 A-27면>

주목할 것은 교회 건축 감소가 "경기침체 이전부터 시작된 현상"이라는 점이다. 지난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의 여파가 아닌, 이미 하나의 '추세'였다는 것이다.

기독교 자본의 흐름을 살피는 건 중요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지출은 가치의 지향성을 내포한다. 자의든 타의든 교회 건축과 건설 비용이 줄어드는 '사실'은 교회의 가치가 외형과 연결되던 인식이 변화하고 있음을 알린다.

교계의 지형은 바뀌고 있다. 한 예로 기독교 월간지 아웃리치 매거진은 얼마 전 '미국 100대 대형교회' 통계를 발표하면서, 대형교회들이 캠퍼스 교회 개척에 집중하는 양상을 언급했다.

궁극적으로는 교세 확장을 위한 방편이겠지만, 이면에는 '큰 건물=교인수' 비례 공식이 점점 깨지고 있고, 역삼각형 형태의 연령 구조를 바라보면서 미래의 존립을 우려하는 대형교회들의 긴박한 고민이 깔려있다.

이는 한 곳에서 몸집만 불리는 게 버거운 시대임을 인지하고 슬림화, 분립 등을 통해 순발력과 기동성을 추구하는 교회 형태로 전환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큰 교회가 멸종될 일은 없다. 자본력을 바탕으로 제공되는 양질의 서비스를 선호 또는 필요로 하는 부류도 존재해서다. 하지만, 기존의 영향력과 규모 축소는 여러 지표상 충분히 예견된다.

포스트모더니즘 조류 속에 기독교 인구는 줄고 있고, 주일학교 감소 및 젊은층의 교회 외면은 부정하기 힘든 현실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상징(건물)은 점점 무의미해지고 있다. 거대한 하드웨어로 이목을 끈다거나, 그 공간에 사람을 채워 넣는 시기는 지나가고 있다.

교회 건물은 좁고, 세상은 넓다. 기독교가 그동안 건물로 모였다면, 앞으로는 가치 중심으로의 형성이 중요하다. 교회가 비생산적인 건물에 붙들리지 않고 핵심 가치를 쫓으려면 움직임이 용이해야 하는 이유다.

오늘날 시대는 기독교가 건물 안에서 가치를 발현하기보다, 건물 밖에서 가치를 구현해내길 요구한다.

목회자는 건물 밖에서도 기독교 가치를 구현할 실력과 생존 능력을 키워야 한다. 제도권 안에서 고착 또는 정형화되기보다, 외부를 볼 수 있는 시야도 필요하다.

교회는 분명 건물도 필요하다. 하지만, 외형에 함몰되면 오히려 건물은 교회가 밖으로 나가는데 걸림돌이 되고, 사회와 담을 쌓게 하는 벽이 된다.

건물을 쫓는 것은 시대적인 역행이다. 미국 기독교는 그 흐름을 이미 눈치챈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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