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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재미동포 신은미 토크 콘서트 논란

김창준 칼럼
전 연방하원의원

 요새 신문이나 TV를 보면 재미동포 신은미의 사진과 기사로 도배를 하다시피 했다. 기사를 읽을 때마다 같은 재미동포로서 마음이 안타까웠다. 북한을 방문해서 좋은 것들만 보고 왔으면 됐지, 왜 구태여 한국에 들려 “북한 사람들이 젊은 지도자 김정은에 대한 기대감과 희망에 차있다”는 쓸데 없는 이야기로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어놓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신씨가 찬양하는 지도자는 사실 전세계가 저주하는 독재자이다. UN인권위원회는 김정은이 반인도적 범죄(Unspeakable Crime)를 저질렀다며 그의 죄를 조목조목 따지는 400페이지나 되는 보고서를 UN 총회에 제출했고, 이를 국제사법재판소에 넘기자는 결의안이 찬성 111 반대19 이라는 압도적인 지지로 통과됐다. 결의안에는 정치범 수용소에서 일어난 잔인한 고문과 강간 등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만행들이 자세히 기술되어 있다. 수용자 중에서 구사일생으로 탈출한 탈북자들은 이들의 참혹한 경험담을 읽고서 함께 울었다고 한다. 이런 탈북자들을 향해 “북한의 실상은 탈북자들에 의해 알려진 것처럼 열악하지 않다”, “탈북자 80~90%는 북녘 조국땅에 다시 돌아가고 싶어 한다”는 신 씨의 말은 확실히 탈북자들을 펄펄 뛰게 만들었다. 직접 만나 북한의 실상에 대해 토론을 하자고 주장하는 탈북자들을 향해 신씨는 “어떤 사람이 본 북한이 진짜냐고 따지는 끝장 토론은 통일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묘한 답변을 했다.

 신 씨는 2011년부터 모두 여섯차례 북한 땅을 밟았고 이후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라는 방북기를 책으로 출판했다. 작년에 이 방북기가 우수문학도서로 선정됐고 그 이야기를 홍보영상에 담기도 했다. 이처럼 신씨를 띄워준 것도 문제였다.

 신씨는 북한에 갔을 때 최고급 귀빈의 대접을 받았을 것이고,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는 북한의 선전술에 넘어가 북한이 탈북자들에 의해 알려진 것처럼 나쁘지 않다고 믿었을 것이다. 남한에 돌아와서는 별안간 들이대는 수많은 카메라와 기자들의 질문에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은 듯한 황홀감에 빠졌을 것이다. 어디를 가나 기자들과 카메라에 둘러싸여 자신을 마치 아카데미 수상식에 가는 배우로 착각했을 정도로 미디어들의 관심은 대단했다.



 또 신씨의 토크 콘서트마다 거의 200명이나 되는 관객이 각자 1만5000원의 입장료를 내고 참석했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어쨌든 주최측은 신이 났을 것이고 결국 전국 순회를 강행하게 된 것이다.

 국민의 반감에도 불구하고 강연을 하면 어떤 불미스러운 일이 터지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강연장에 폭발물을 던져 2명이 다치고 아수라장이 된 사건이 터졌다. 하마터면 대형 사고가 날 뻔했다. 헌데 경찰은 왜 이를 예측하지 못했는가. 미국 같았으면 공공안전 위협 요소(Disturbing Peace)라고 하여 미리 유씨를 격리시키고 더 이상 경찰이 보안을 책임지기 힘들다는 이유로 빨리 귀국할 것을 권유했을 것이다. 그러면 18세 밖에 안 되는 고등학생이 폭발물을 던져 감옥에 갈 일도 없었을 것이다.

 혹시 신씨가 미국 시민이라 외교적 마찰이 생길까 조심한 것이 이유라면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이 토크콘서트가 국내 국가보안법에 위반된다면 엄연히 법에 따라 다스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국 시민이라고 특권을 주는 듯한 인상을 준다면 또 반미 시위가 나지 않을까 걱정이다.

 미국의 입장에서도 북한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갖고 통일을 돕는다는 명분으로 많은 대한민국 국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신씨의 행동을 잘했다고 칭찬하지는 않을 것이다. 대한민국이 아무리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민주국가라지만 거기에도 참을 수 있는 한도가 있다는 것을 미국 정부에 설명해서 양국간에 오해가 없도록 외교적 채널을 이용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어떻든 이번 토크 콘서트 때는 우리 대한민국에도 도덕적 책임이 있다고 본다. 그냥 모른 척 했더라면 흐지부지 되었을 것을 왜이리 야단들을 쳤는지 나부터도 들떠 말 실수를 저질렀을 수 있었을 것이다. 신씨의 토크 콘서트가 얼마나 효과를 봤을지는 몰라도 대한민국 누구도 신씨의 말을 듣고 북한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고 믿지 않는다. 배후에 더 큰 조직이 신씨를 조정하지 않았다면 그냥 한 번의 해프닝으로 생각하고 우리는 모두 합심에 우리 본연의 길을 가면 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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