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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기윤실 '광야의 소리'] 부끄러운 한 해를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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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마감하면서 사람들은 일도 많고 탈도 많았다는 의미로 '다사다난'이라는 말을 즐겨쓴다. 올해는 이 말조차 사치스러운, 그래서 '가장 부끄러운 한 해'가 적절한 표현으로 남을 해가 될 것 같다.

지난 4월 고난주간에 들려온 세월호 참사의 소식은 동포들에게까지 충격으로 다가왔다. 인재건 천재건 사고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지만 그것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그 사회의 성숙도가 드러나는데 세월호 사건은 성숙은커녕 어린 학생들이 물속에서 서서히 죽어 가는 것을 생중계로 보아야 하는 사건이었다. 유가족들의 절규와 시민들의 애도를 이념논쟁으로 몰아가면서 폭력을 행사했던 무리들도 올해 대한민국을 부끄럽게 한 장면이다.

한 해를 정리하고 성탄의 기쁨에 들 떠 있어야 할 시기에 우리는 재미 교포 두 명의 이름 때문에 한국 사회의 현실을 목격하고 있다.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로 한국의 문체부에서 주는 상도 받고, 통일부의 홍보 동영상에도 출연한 사람이 하루아침에 '종북인사'로 매도되다가 마침내 좌우 대립이 극심했던 해방공간에서나 경험했을 테러까지 발생했다. 이전에도 한국에서 동일한 내용의 강연을 많이 했고, 그동안 이념적으로 치우쳤던 통일 운동에 '감성'이라는 코드를 집어 넣음으로써 통일 이념 논쟁에 알레르기 반응을 가진 보수 정권에 도움을 준 사람을 왜 갑자기 마녀 사냥의 제물로 삼았는지 나는 아직도 궁금하면서 한국 사회의 반공 광신종교가 부끄럽다. 아마도 뭔가를 덮기 위한 일회성 사건으로 삼으려고 했는데 그것이 일파만파 커지게 된 것 같다.

게다가 홍혜선이라는 교포의 이름이 또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 홍씨는 한국에 종북인사들이 판을 치고, 북한의 땅굴이 곳곳에 있는데 시민들이 거기에 무감각하자 하나님이 화가 나서 북한으로 하여금 전쟁을 일으키게 했다는 '예언'의 주인공이다. 신은미씨를 향한 반공종교의 광신이 이 여인에게서는 자신의 고국을 전쟁의 참화로 몰아 넣는 '언어적' 폭력으로 나타난다. 부끄러운 한국사회의 단면이다.

얼마 남지 않은 2014년 우리는 또 어떤 부끄러운 사건을 경험해야 하나. 새해의 소망을 품어야 할 계절에 이 부끄러움이 내년에도 지속될 것 같다는 두려움이 엄습한다.

김기대 목사 / 평화의교회
gopem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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