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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1 색깔 다른 세 교회, 한지붕 아래 '따뜻한 공존'

교회 가치가 담아낸 이야기…한인·히스패닉·몽골인 교회

한지붕 아래 세 교회가 둥지를 텄다. LA지역 윌셔 불러바드 선상의 한 빌딩 3층(1930 Wilshire Blvd,. #300)에는 한인, 히스패닉, 몽골인 등 인종과 언어가 다른 3개의 이민 교회가 예배 공간을 함께 사용하고 있다.

다민족 사회인 LA에서 볼 수 있는 이민 교회만의 따뜻하면서도 재미난 모습이다. ‘한 지붕 아래 세 교회’가 정착하게 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는 한인교회(주십자가교회)가 타민족 교회에 먼저 손을 내밀면서 시작됐다. 교회에 대한 ‘가치’ 때문이다.

◇사용시간 ‘사이좋게’ 나눠

한인들로 구성된 ‘주십자가교회(담임목사 강희문·원로목사 피터 정)’는 LA의 작은 동네 교회다. 교인수는 20여명이 채 안되지만 이 교회는 항상 사람들로 북적인다. 히스패닉 교회(담임목사 루이스 어거스토 자라주)와 예배 공간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지난 7일부터는 더욱 시끌벅적해졌다. 몽골 교회인 ‘몽골리안크리스천처지(담임목사 촉트 에르덴 허르도)’까지 입주해 첫 예배를 시작했다.

이들은 효율적인 공간 사용을 위해 일요일 예배 시간을 사이좋게 나눴다. 순서는 몽골인 교회(오전 8시30분~10시30분), 한인교회(오전 11시~오후2시), 히스패닉교회(오후 2시30분) 순이다. 비록 교회도 다르고, 언어도 다르지만 교인들은 오고갈때마다 서로를 향해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포옹을 나눈다.

주십자가교회측은 “주일 오전에는 교회 공간이 비어있었는데, 때마침 몽골인교회가 예배 장소를 찾는다는 신문 기사를 보고 흔쾌히 내주기로 했다”며 “예수님 안에서 모두가 귀한 교회인데 예배 공간이 없어 교회가 해체된다는 게 너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몽골리안크리스천처지는 최근 예배 장소를 찾지 못해 해체될 위기 <본지 12월2일자 a-27면> 에 놓였다가, 오전은 주십자가교회에서, 오후에는 동양선교교회를 예배 장소로 사용하게 됐다.

몽골교회 촉트 에르덴 허르도 목사는 “같은 이민교회 입장에서 힘겨운 상황을 함께 공감해 주신 것 같다”며 “이민교회가 함께 세워져 가는 이 모든 과정을 보면 이민 목회자로서 힘이 난다”고 전했다.

◇가치에서 피어난 꽃

히스패닉 교회가 탄생하고, 함께 예배 장소를 공유하게 된 계기는 예수가 이 땅으로 직접 왔듯, 교회도 세상으로 나가야 한다는 ‘성육신적 교회’ 개념에서 비롯됐다. 이는 주십자가교회가 추구하는 가치가 피워낸 꽃인 셈이다.

지난해 주십자가교회는 LA다운타운 인근 빈민가로 직접 나가 약 6개월 간 매주 길거리 예배를 진행했다. 그때 하나 둘씩 히스패닉 주민이 모이기 시작했고, 그렇게 구성된 모임은 어느새 교회 공동체가 되어 50여명이 됐다. 이후 루이스 어거스토 자라주 목사가 이 교회를 맡게 됐는데, 주십자가교회는 모일 장소가 필요한 그들에게 흔쾌히 예배 공간을 나누게 된 것이다.

주십자가교회는 “우리 교회 나오세요”가 아닌, “계신 곳으로 우리가 가겠습니다”라는 모토를 내세운다. 이 교회에 등록하려면 ‘초신자’가 우선 조건이어야 하는 이유다. 만약 출석했던 교회가 있거나 신앙을 가진 교인이 방문할 경우 오히려 “원래 다니던 교회를 섬길 것”을 권한다.

주십자가교회 피터 정 목사는 “교회간의 수평이동으로 운영되기 보다는 정말 안 믿는 사람이 와서 함께 신앙생활 하며 예수를 알아가길 바랄 뿐”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함께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교회가 있다면 시간을 쪼개서라도 그들에게 공간을 더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장열 기자

rya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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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트비 받지 않는 이유 그리고…
“나이 많은게 무슨 상관”



주십자가교회는 한인교계 정서상 꽤 특이하게 운영된다.

우선 히스패닉교회와 몽골교회에게 렌트비 뿐 아니라 일체의 헌금을 받지 않는다. 예배 공간을 빌려주는 게 아닌, 교회끼리 함께 나누는 개념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는 주십자가교회가 사실상 재정적으로는 자립할 수 있는 교회이기 때문에 가능한 부분도 있다.

피터 정 목사는 주중에는 터마이트 회사인 ‘G-Land 패스트 콘트롤’을 직접 운영한다. 본인 생활비와 교회 운영비를 전액 자비량으로 충당한다.

최근 정 목사는 53세임에도 불구하고 벌써 ‘원로 목사’가 됐다. 주십자가교회를 재정적으로 더욱 탄탄하게 지원하고, 미자립교회 목회자에게 직업 교육을 제공하는 사역에 좀 더 집중하기 위해서다.

반면 주십자가교회는 지난 11월 오히려 정 목사보다 나이가 많은 강희문 목사(71)를 새로운 담임 목회자로 세웠다.

피터 정 목사는 “나이가 많다고 담임으로 세우지 말라는 법은 없다. 오히려 우리 교회가 지향하는 사역 철학과 부합하고 복음으로 신실하게 교회를 섬길 수 있는 분이기에 너무나 기쁜 마음으로 청빙했다”고 환하게 웃었다.

장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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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십자가교회 피터 정 목사 인터뷰…“우리는 교회 밖 교회”

세상은 더 넓은 사역지‘1목회, 1기술’ 사역 시작



지난 2008년 피터 정 목사가 개척한 주십자가교회는 ‘교회 밖 교회’를 지향한다.

피터 정 목사는 “선교적 교회를 추구하는 우리는 주중에 삶의 현장에서 일하는 생활 자체도 ‘목회’라고 생각한다”며 “크리스천이라면 주일 뿐 아니라 언제나 복음적 삶을 살며 누구든지 선교사 또는 목회자라는 사명 의식을 갖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개척을 하면서 터마이트 사업도 함께 시작했다. 정 목사는 “미국에서 빌딩청소부터 안해 본 일이 없다”며 “직접 일하면서 세상에 나가보니 교회 밖도 우리가 목회해야 할 사역지였다”고 했다.

주십자가교회는 내년 1월부터 직업 없이 살아가는 목회자를 본격적으로 돕기 위해 ‘1목회, 1기술’ 사역을 시작한다. 현재 정 목사는 LA지역 22가와 호바트 불러바드 인근의 한 공간(2205 S. Hobart Blvd)을 개조해 ‘목회자 직업학교’를 열 예정이다.

정 목사는 “목사들의 현실을 보면 아마 90% 이상은 전임 사역을 할 수 없어 생계적으로나 목회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며 “이제는 교회 안에서만 사역하겠다는 고정관념을 탈피하고, 목회적 마인드로 세상에 나아가 삶의 현장에서 일하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그의 사무실 창문 너머에는 한인 대형교회로 지어지던 한 건물이 있다. 그 건물은 무리한 건축으로 인해 차압된 뒤 얼마 후 ‘이단 단체’의 소유가 됐다.

정 목사는 “교인들이 팔찌 빼고, 목걸이 빼서 힘들게 마련한 헌금으로 세워져 갔던 저 건물을 매일 바라보면서 가장 먼저 나 자신과 교회를 돌아본다”며 “작은 물이 맑고 작은 교회가 건강해야, 결국 큰 물, 큰 교회도 맑고 건강해지는 것 아니겠느냐”고 전했다.

한편 피터 정 목사는 한국칼빈신학교(신학과), ITS신학교(목회학), 풀러신학교(선교학) 등을 이수했다.

장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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