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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술자리와 심장 건강] 술은 심근 약화시키고 갑자기 쓰러지게 만들 수도

갑자기 많이 마시는 것 위험
과식과 과음 결합하면 최악

60대의 풍채좋은 남성이 심장전문의를 찾아 왔다. 소화가 문제라 생각해서 2년동안 위장약을 먹고 있다. 체증 혹은 위산역류처럼 가슴이 꽉 막히는 것이 나아졌다 더 심해졌고 친구들이 심장과를 가보라고 권해서 생전 처음으로 심장전문의에게 왔다.

얘기를 듣은 심장전문의는 ‘위가 아닌 심장’에 이상이 있다는 걸 직감했고 즉시 입원하여 심장검사(심장조영시술, Angio Gram, 심장혈관에 막힌 부위를 찾아내는 검사)를 받도록 했는데 입원절차 중에 사망했다.

의사를 만난 지 불과 30분~40분 만에 발생한 가슴 아픈 케이스이다.

최명혜 심장내과 전문의는 “술자리가 많아지면서 이것이 단순히 위장의 문제인지 아니면 초를 다투는 심장 쪽인지 사실상 전문의들도 분간이 힘들 때가 많다”며 갑자기 많은 양의 술을 마시는 폭주가 우리 심장을 얼마나 혹사하는 지를 상기시켰다.

- 실제로 폭음(폭주)으로 인해 심장 쪽으로 응급실에 오는 사례가 요즘과 같은 시즌에 많은가.

“많다. 평소에 자제하던 사람들도 파티라는 예외 조항을 스스로에게 허락하면서 사실상 대부분 폭음을 한다. 그러나 심장에 더 자극을 주는 것은 평소에 마시지 않던 사람이 한꺼번에 많은 양의 알코올을 섭취했을 때로 더 위험하다. 요즘이 아니라도 일주일 동안 술을 입에 대지 않다가 주말에 한꺼번에 7잔 이상 마셔서 심장에 문제를 일으켜 오는 케이스도 많다.”

- 폭주(폭음)란 어디까지를 말하나.

“우리 심장전문의의 입장에서 다시 말해 심장에서 볼 때 폭주는 하루에 마시는 적당량을 초과했을 때가 다 해당된다. 여성에게는 하루에 맥주 12온스 한 잔, 와인은 5온스 한 잔, 위스키와 같은 하드리커는 위스키잔으로 하나 혹은 반잔 정도다. 남성은 여성의 2배로 보면 된다. 심장쪽에서 부담을 받는 알코올양은 위에서 말한 적당량을 초과할 때를 말한다.”

- 그 기준이라면 매일 폭주하는 사람들이 꽤 많을 것 같다.

“(웃음) 그게 문제다. 흔히 술마시면 간이 상한다고 제일 먼저 생각하는데 먹거나 마시거나 자거나 운동하거나 등의 신체적 움직임 뿐 아니라 희노애락의 모든 감정에 이르기 까지 일단 우리 몸이 접하는 모든 일거수일투족에는 우리의 심장이 관여한다. 소화를 볼 때도 음식물이 분해되어 필요한 양분이 흡수되고 나머지가 배설될 때까지 심장에서 피를 공급하지 않으면 안된다. 알코올도 마찬가진데 더 직접적인 연관이 있기 때문에 섭취를 자제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

- 적당량의 와인은 매일 마시는 것이 심장에 도움된다는 기사들이 많았다.

“그것도 지금 우리 심장과 전문의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현실적으로 그 기준을 얼마나 잘 지키냐도 문제로 제시되는 부분의 하나이다. 일부 전문의들사이에서는 이제껏 통계로 볼 때 매일 와인 한잔하는 사람에게 심장혈관쪽으로 병이 적었다는 것에 대해서도 다른 의견이 있다. 즉 식사 중에 식구들이 모여앉아서 음식과 함께 와인 한 잔을 할 수 있다면 생활자체가 정신적으로도 여유있음을 반영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스트레스가 다른 사람들보다 적은 규칙적이고 결과적으로 행복한 사람들이라는 조건까지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매일 한잔의 와인이 몸에 좋다는 것에 대해 통계만 있을 뿐이지 의학적으로 정확한 근거는 미비한 상태라는 것이다.”

- 그럼 어떻게 하나.

“심장 전문의들은 술이 심장이 좋다는 얘기를 듣고 질문하는 환자들에게 요즘 주는 어드바이스는 ‘꼭 적정량을 지켜라’는 것과 ‘만일 술을 먹지 않는 사람이라면 굳이 그 혜택을 보기 위해 술마시는 것을 시도하지 말라’고 한다. 안마셔도 좋은 것이 술이란 의미다(웃음).”

- 폭주(위의 기준량을 넘을 때)하면 심장에 어떤 영향을 주나.

“알코올은 심장 운동을 하는데 가장 중요한 심장근육 세포를 약하게 만든다. 또 심장의 혈관 중에서 막힌 부분에 과부하를 줌으로써 갑작스럽게 쓰러지게 만든다. 심장과에서 ‘과부만드는 혈관(위도우 메이커)’이라 부르는 곳이 있는데 바로 심장으로 들어가는 혈관 입구 쪽이다. 여기가 막히면 심장에 혈관공급이 안되기 때문에 초를 다투는 상황이 벌어진다.”

- 흔히 말하는 가슴통증(체스트페인, chest pain)이 이 때 오나.

“그럴 수 있다. 가슴통증은 일반적으로 통증이라 부르지만 보통 아프다는 느낌과는 다르다. 무거운 바위가 짓눌리는 것과 같은 ‘깝깝하다’ ‘죄인다’는 표현이 더 낫다. 심장혈관이 막히기 때문이다.또 심장근육 일부가 이미 탄력을 잃고 늘어져 더이상 혈액공급이 안된 상태이다.”

- 혈압이 높거나 콜레스테롤이 많은 사람 중에 이같은 가슴통증을 가끔씩 느끼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다.

“혈압이나 콜레스테롤은 이상이 있어도 증세가 거의 없다. 만일 가슴통증이 느껴진다면 심장검사를 잘 받아볼 것을 권한다. 흔히 혈압이 높으면 심장에도 이미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여 심장검사를 따로 받지 않고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있는 걸 보았다. 혈압이나 콜레스테롤이 나빠도 심장자체 즉 심장근육이나 심장혈관에 이상이 없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일단 응급쪽으로 와서 가슴통증을 호소할 경우 의사들은 입원을 권한다. 그만큼 분간하는데 시간과 여러 검사가 걸리기 때문이다. ”

- 위장관련 문제와 심장쪽과 왜 구분이 힘든가.

“위치상으로 위(stomach) 바로 위에 심장이 붙어 있기 때문이다.가장 대표적인 것이 위산역류가 심한 사람들 중에는 마치 심장이 멎어버리는 것 같아서 심장마비로 겁을 먹는다. 반대로 심장에 문제가 있어서 가슴이 뻑뻑한 것을 소화가 안되는 줄 알고 소화제를 먹다가 병을 키우기도 한다.”

- 구분은 뭔가.

“좋은 질문이다. 위치가 거의 같아서 보통 명치 부위에 통증 내지는 갑갑함을 호소하는데 만일 움직일 때 증세가 나타나다가 가만히 있으면 없어진다면 이것은 심장쪽이다. 동작과 심장은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쉬었는데도 계속 명치가 아프면 그건 위장 문제다.”

- 심장을 보호하는 조언을 한다면.

“파티라고 해서 심장이 폭음을 이해해 주지 못한다(웃음). 술이 과하면 혈압상승을 비롯해 맥막이 빨라질 수 밖에 없다. 그만큼 심장의 노동이 평소보다 많아진 것이다. 술이 몇잔 들어가서 심장이 뛰는 것이 느껴지면 신호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 또 하나는 과식하지 말 것. 앞서 얘기한대로 소화를 시키려고 심장이 평소보다 열심히 펌프질을 해야 한다는 것 또한 염두에 두면 건강하고 기쁜 술자리가 될 수 있다.” 김인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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