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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인의 신앙] 대림절의 의미

도종환 시인의 작품 속에 '흔들리며 피는 꽃'이라는 시가 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거리면서 피어난다. 이 세상 꽃 가운데 젖지않고 피는 꽃은 없다. 비 바람 속에 저마다 눈물 훔치며 꽃 피운다'.

모처럼만에 내린 비속에 앙상한 나뭇가지가 젖은체 바람을 맞고 서있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다. 저마다 우리네 인생살이 안에도 눈물로 젖지않은 삶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조화가 아닌, 한 세상 거친 세파의 비바람 속에서 온갖 애증을 견디며 피어낸 생화 같은 삶의 꽃인 때문이리라.

이 때문일까. 교회에서는 11월 마지막 주를 '대림절'로 정해 지난날의 삶을 되돌아보며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새해의 문을 연다. 다시 말해 대림절은 예수 성탄 대축일 전의 4주간을 가리키는 것으로, 다시 오실 구세주를 깨어 기다리는 시기다. 대림이라는 말은 본래 '도착을 기다리다'는 뜻을 지닌 라틴어 'Advantus' 에서온 'advent' 라는 단어다. 그래서 교회의 달력으로는 주님의 다시 오심을 기다리는 대림 첫 주일은 바로 새로운 한해의 첫날이 된다.



이 같은 대림시기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아마도 스페인과 갈리아 지역에서 예수 성탄을 앞두고 참회의 기간을 가진 관습이 있었던 4세기 말 무렵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래서 대림 1주일부터 12월16일까지의 전례에서는 재림하실 예수 그리스도를 깨어 기다리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그 후 12월17일부터 예수 성탄 전야인 12윌24일까지의 전례는 예수님의 탄생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 기간에 교회에서는 대림초 4 개를 마련하여 매주 하나씩 늘려 밝힘으로써 구세주께서 점점 가까이 오심을 일깨워주고 있다. '깨어 기다림'은 여행객이 버스 정류장에서 다음 목적지까지 타고 갈 버스를 기다리는 그런식의 기다림이 아니다. 버스를 기다림은 하품을 하거나 잡담을 하면서 의미 없이 기다릴 수도 있다. 정신 차려 기다린다고 남다르게 좋은 버스를 타는 것도 아니고, 무료하게 짜증 부리며 기다렸다고 버스가 차별대우하지도 않는다. 어떻게 기다렸건 버스만 놓치지않고 타면 결과는 똑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님을 기다림은 이와는 천양지판이다. 삶과 죽음, 다시 말해 영원히 사느냐, 죽느냐의 판가름 길이기 때문이다.

성서는 분명히 다가오실 주님께서 우리 모두에게 어떻게, 무엇을 하며 당신을 기다렸는지 각자 개인별로 따지신다고 말해 주고 있다. 너희가 나를 기다리는 동안 가장 작은 이웃에게 얼마만큼 사랑을 베풀었는지, 양과 염소로 가르시겠다는 말씀이다. 이것이 바로 대림절 기다림의 참된 의미 아닐까.


김재동 (가톨릭 종신 부제)
drjohnkim3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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