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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40주년 특별기획-내 고향을 가다 II: 경상북도 영주…부석사 무량수전과 무섬마을 아름다움에 반해

▶'완전한 아름다움' 부석사

부석사는 10자락길에 있다. 676년 신라 문무왕 16년 의상대사가 창건했다.

문화해설사 전영수(75)씨는 부석사를 '완전한 절'이라고 했다. 불(진신사리), 법(경판), 승(훌륭한 스님) 3가지 요소를 갖춘 절이라는 뜻이다.

본전으로 향하는 안양루에 김삿갓이 남긴 시가 있다. '백년 동안 몇번이나 이런 경치를 구경할까.'



부석사의 아름다움의 요체는 108계단을 올라 만나는 '무량수전'이다. 겉으로는 평범한 목조건물로 보이지만 건축학적인 미를 하나로 담고 있다.

건물 모서리 기둥 윗부분을 건물 안쪽으로 기울여 다른 기둥보다 높게 세웠다. 기둥 한 가운데 부분을 불룩하게 깎은 배흘림 기법은 건물이 가장 안정적으로 보일 수 있는 황금비율을 만들었다.

전 씨는 "직선으로 빚은 완전한 곡선미"라고 설명했다.

해질 무렵, 장관이 연출됐다. 사찰에 남은 사람들은 약속이나 한 듯 무량수전 기둥에 기대서 소백산을 바라봤다.

혜곡 최순우의 고미술 에세이집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서서'가 동시다발적으로 연출되는 순간이다.

그는 "부석사 무량수전에서는 매일 이맘때면 같은 장면이 반복된다"고 했다.

책에서 최순우는 무량수전에서 본 석양에 대해 "사무치는 고마움으로 이 아름다움의 뜻을 몇 번이고 자문했다"고 했다.

천년 고찰의 아름다움은 조상의 지혜에 기대서 자연을 볼 수 있는 여유 한 자락이 아닐까 싶었다.

▶물속의 섬 무섬마을

영주시내에서 서남쪽으로 20~30분 차를 타고 가면 물 위에 뜬 연꽃 모양을 한 마을이 나타난다. 문수면 수도리 '무섬마을'이다.

무섬마을은 한국을 대표하는 물돌이 마을중 하나다. 물돌이란 말 그대로 물이 휘감아 도는 강 위의 섬 같은 곳이다. 원래 이름은 수도리(水島里)다.

문화해설사 김영애씨는 "그래서 물섬으로 불리다 'ㄹ'자가 빠져 무섬이 됐다고도 한다"고 설명했다.

영주 일대에서 알아주는 양반촌이다. 반남 박씨와 예안 김씨가 사는 집성촌이다. 1950년대까지만 해도 120여 가구 500여 명이 살았지만 지금은 50여 채의 고택만 남아 보존되고 있고 주민은 40여 명이 살고 있다.

멀리서 보면 마을을 휘감는 강과 숲, 은백색 백사장과 고택들이 어우러져 한폭의 그림같다.

무섬마을을 대표하는 것은외나무 다리다.

콘크리트 다리가 생기기 전 이 마을의 외나무다리는 매 해 세 개 씩 놓였다. 농로용과 통학용, 읍내 나들이용ㅇ었단다.

다리는 반으로 자른 소나무를 물길 얕은 곳에 다리발을 세우고 얹어 놓은 형태다. 폭 20~30cm 정도로 좁은 길이 150여m 이어진다.

다리의 미학은 '비켜다리'다. 중간 중간에 오가는 사람들이 서로에게 길을 내줄 수 있도록 다리 한 칸을 더 놓았다.

김 해설사는 "외나무 다리는 짧지만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됐다"면서 "풍광의 아름다움도 있지만 그 배려의 미학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을에서는 매년 10월에 외나무 다리 축제를 연다.

다리를 건너 마을을 걷다 김태길(77)씨 집을 찾았다. 불쑥 찾아온 손님이지만 앉으라 권하고 차를 내왔다.

보이차 한잔에 이런 저런 얘기가 오갔다. 그는 서울에서 대기업 간부로 은퇴한 뒤 4년전 마을로 내려왔다. 장손이라 할아버지가 지은 집을 이어받아야 했다.

"살기 좋습니다. 옆집은 육촌 큰택이고 다른 집들도 다 친척들이에요. 고택이라 겨울에 좀 춥긴 하지만 함께 사니까 마음이 따뜻해져요."

마을을 떠나면서 김 해설사가 한마디 덧붙였다. 조지훈의 처가도 여기 있다면서 별리가 만들어진 곳이라고 했다.

'이제 임이 가시고 가을이 오면/원앙침 비인 자리를 무엇으로 가리울꼬'

무섬마을에서 첫 여정지 영주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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