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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글 동산: 송명희(한국문인협회 워싱턴주 회원)

너무 고독한 사람은 얼굴이 없다

회색 브라인드가 눈을 뜨고
나는 조용히 흩어진다
노력해서 되찾아야 할 의식도 없이
미열과 체념으로 하루가 응고되고
시간과 행동의 무의미함이 나를 가를 때
냉담하던 저 태양이 자비를 베풀었다
나를 지워 버렸다
뿌리를 내리려 몸부림 쳐도 푸석한 타국땅


죄인의 등에 달린 수인 번호처럼
누르스름한 번호를 얼굴에 달고
사는 연습을 하고 사는 것 처럼
생기없는 하루 하루가 벌써 십여년
서툰 언어와 거짓 웃음
이제 저 태양이 나를 덮었다
로도덴드론 꽃잎 날리는 시애틀에서는
아무도 그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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