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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퍼거슨 사태와 인종차별의 뿌리

장태한/UC리버사이드 김영옥 연구소장

비무장 흑인 10대 청소년을 총격 살해한 백인경관에 대해 24일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대배심이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결정이 발표되자 퍼거슨시는 소요사태로 빠져 들었다. 시위대들은 인종차별적인 결정이라고 주장하면서 폭력시위를 곳곳에서 벌여 건물들이 불타기도 했다. 퍼거슨시 외에도 LA를 비롯한 전국 여러 도시에서 시위가 벌어졌다.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대배심은 예상대로 백인 경찰의 행동은 정당방위였고 그를 재판에 회부할 이유가 없다며 '기소를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대한 흑인사회와 백인사회는 상반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흑인들은 분노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지난 수 십년간 반복되고 있는 경찰의 과잉진압과 공권력 남용이며 무장을 하지 않은 청년을 총으로 사살한 경찰은 당연히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대부분의 백인들은 경찰은 생명의 위협을 항상 느끼며 근무하고 있어 위급한 상황에서 총을 쏘는 것은 정당방위라는 입장을 지지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사건이 미국 사회에서 너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고 흑백갈등이 고조되고 있다는 점이다. 1992년 LA폭동을 일으킨 로드니 킹 사건 뉴욕에서 최근에 장난감 총을 든 12세 흑인소년이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한 사건 등 인종갈등과 관계된 사건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미국에서 경찰의 공권력 남용이 심각하다는 지적은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 흑인 소년들은 자라나면서 아버지로부터 경찰이 검문하면 무조건 양손을 머리 위로 올리라는 교육을 받는다. 그렇지 않으면 경찰의 총에 맞아 죽을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흑인 청년 총격사건에서 백인 경찰들은 흑인이 손을 허리쪽으로 내렸고 순간적으로 위험을 느껴 총격을 가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정당방위였다는 점을 강조한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흑인 빈민가를 순찰하는 경찰들 특히 백인 경찰들은 흑인 주민을 범죄자로 취급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자신들이 언제 어디서 총격을 받을지 모르는 위험에 처해 있다고 호소하면서 자신들의 목숨을 방어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의 사법제도의 형평성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 이번 사건에서도 로버트 매컬러크 검사가 경찰관과 친척관계이거나 친분이 있어 일찌감치 수사과정에서 배제돼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다. 또한 매컬러크 검사는 백인경찰 대런 윌슨의 기소에 대한 책임을 피하고자 기소여부를 대배심에게 넘기는 전략을 썼다는 비판의 여론도 높다.

이러한 이유로 현지 언론과 전문가들은 백인경찰 대런 윌슨이 기소될 가능성이 낮으며 설사 기소된다 하더라도 무죄로 판결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하기도 했었다. 결과는 예상대로 기소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났다.

반복되는 경찰의 총격 사건. 특히 백인경찰의 흑인주민 총격사건이 빈번히 일어나면서 인종폭동의 징후가 여러 도시에서 발생하지만 문제는 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다는 점이다.

미국 사법제도의 근본적인 수술이 필요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 흑인 사회의 사회적 경제적 그리고 교육의 질적 향상을 통한 문제 해결의 가능성도 희박하다. 제 2의 퍼거슨 사태는 언제든 다시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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