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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에서] 멕시코시티의 예수

지난 한 주간 동안 멕시코시티를 다녀왔다.

그곳 장로교신학대학원에서 '구약성서와 설교'라는 과목 집중강의 맡았기 때문이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4시간 동안 강의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근처 이곳저곳을 돌아볼 수 있었다.

일주일 동안 가장 많이 본 것은 크고 화려한 성당이었다. 그걸 비판하는 사람들이 많고 나도 그 중 하나였다. 그걸 짓느라고 얼마나 많은 돈과 노동력이 소요됐을지를 생각하면, 그 돈과 인력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돌아갔다면 얼마나 더 좋았을까를 생각하면 비판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직접 내 눈으로 보니 장엄함과 화려함과 예술성에 압도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성당 건축에 대한 생각이 바뀌지는 않았지만 최고의 예술품에 대한 감동도 분명 있었다.

그런데 성당들이 세워진 자리에 대한 얘기를 듣고 나니 감동이 급감했다. 거대한 성당들이 세워진 장소가 대개 토착민 전통신앙의 성지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전통신앙이 거룩한 곳으로 여기는 곳에 성당을 지었다는 얘기다. 가톨릭교회는 모르고 한 일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전통종교의 성지더라, 그러니 얼마나 놀라운 하나님의 섭리냐고 주장했다는데 사실은 그게 아니라 전통종교를 억누르려고 의도적으로 그랬다는 것이다. 꼭 그래야 했나 라는 의문과 함께 당시 가톨릭교회의 정복자 적 정책의 문제점을 피부로 느꼈다. 개신교도 예외가 아니므로 이 문제는 모두가 반성하고 참회해야 할 일이겠다.

남미 가톨릭에는 미신적 요소가 많다. 이걸 비판하는 사람이 많지만 그게 남미에만 해당되는 얘긴 아니고 어디나 마찬가지다. 미신적 요소는 전통종교와 가톨릭이 만나면서 만들어진 게 많단다. 그만큼 남미 가톨릭의 민중성을 보여주는 사인으로 볼 수도 있겠다. 특히 최근 오순절 계통의 개신교의 급성장에는 종교 이외의 이유가 있다는 얘기를 들으니 가톨릭의 미신적 성향도 다시 보게 됐다.

철저하게 부자들에 의해 지배되는 사회, 그래서 삶의 모든 면에서 민초의 참여가 봉쇄되어 있는 사회가 멕시코 사회란다. 역사적으로 혁명도 귀족에 의해 수행되었으므로 민초들에게는 그저 지배자 얼굴이 바뀐 정도의 사건이었단다. 이런 역사를 거치면서 공포심에서 철저하게 복종적이 돼버린 멕시코 민초들. 요즘 오순절파 개신교의 급속한 성장도 역사상 처음으로 민초가 주인이 되는 경험을 거기서 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에는 더 할 말이 없었다. 넘치는 풍요에도 더 가지려고 물신에게 스스로 절하는 우리 사회의 기독교과 오순절 신앙을 통해서라도 자기 운명의 주인이 되려 하는 멕시코 개신교를 비교해보니 과연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해야 할지, 돌아오는 비행기 안 많은 생각이 들었다. 과연 어디서 어떤 답을 얻을 수 있을까.

곽건용 목사 /나성향린교회
kwakgunyong@goodneighborhood.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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