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탄탄했는데…어바인 진출이 결국 화근
폐점으로 800만달러·위생문제 적발로 200만 달러 손실
아씨마켓, 왜 매각 추진하나
물건 공급도 잘 안 돼
벤더들도 미수금 많아
매장 오픈 16년 만에 매각을 추진하고 나선 LA 한인타운 아씨마켓은 최근 극심한 경영난을 겪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인사회에서도 지난 수개월 간 '(아씨마켓이) 곧 문을 닫는다', '인수된다' 등 갖가지 소문이 돌았었다. 또, 얼마 전에는 뉴욕 지역 아씨플라자도 문을 닫으면서 LA 아씨마켓 폐점 역시 공공연한 사실처럼 받아들여졌다.
지난 1998년, LA한인타운 8가와 세라노에 문을 연 아씨마켓은 그간 타운을 대표하는 마켓 가운데 하나였다.
아씨마켓은 4만 3000스퀘어피트에 달하는 1층 마켓과 3만4000스퀘어피트 크기의 지하 도매부, 차량 220대를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주차장 등 편리성을 집중 부각시켰다. 또, 수산물과 채소 코너를 집중적으로 키워, 잘 나갈 때는 월 매출이 450만 달러에 달하기도 했다. 4년 전 건물주 측과 리스 재계약 당시 10년 이상 연장에 합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초 어바인 진출이 화근이 됐다.
어바인 컴퍼니 소유 우드브리지 빌리지 센터에 3만5000스퀘어피트 규모의 아씨마켓 어바인점을 열고 유기농 마켓을 표방했지만 불리한 입지조건과 계약조건, 영업부진 등으로 9개월 만에 문을 닫았다. 결과적으로 무리한 사업확장이었다.
여기에 지난 9월과 올해 9월 두 차례 LA 시 보건국으로부터 위생문제가 적발돼 영업정지 처분까지 당하며 경제적인 손실과 함께 이미지에 타격을 받았고 결국 렌트비까지 밀리는 상황에 이르렀다.
아씨마켓 관계자는 "재정적으로 탄탄했지만 어바인점 폐점으로 800만 달러를, 지난해 위생문제로 2주간 문을 닫으면서 200만 달러를 손해봤다"며 "특히 위생문제 건으로 이미지에도 적잖은 타격을 입은 것이 사실이다"고 설명했다.
경영난은 직원과 벤더, 고객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직원 혜택은 점점 줄어들었고 영업시간 또한 짧아졌다. 현재 아씨마켓 오픈 시간은 오전 8시다. 폐점시간은 오후 8시. 직원수도 한때 130명에 달했지만 현재는 40명이 채 안 된다. 직원 일부는 최근 문을 연 H마트 마당몰점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하 도매부도 지난달부터 서브리스를 줬다. 경영난 타계를 위한 일종의 고육지책이었다.
한 달여 전부터는 마켓 내 제품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채소와 그로서리는 새로운 물건 공급이 중단됐고 정육과 수산물 코너에만 간간이 물건이 들어왔다. 그나마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 것은 반찬 코너 정도다.
적잖은 고객들은 텅 비어 있는 마켓 한쪽 편을 물끄러미 바라본 뒤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아씨마켓으로부터 물건 대금을 받지 못한 벤더들도 발을 동동 굴러야만 했다. 17일에도 아씨마켓에는 그간 돈을 받지 못한 벤더들이 찾아와 마켓 측과 이야기를 나눴다. 한 벤더는 "우리는 1만 달러 이상 못받았지만 어떤 업체는 10만 달러 가까이 받지 못한 곳도 있다"고 말했다.
박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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