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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불 아래서] 개구리 반전

어둠은 물러서지도 않고 별들도 총총했지만, 시멘트와 아스팔트에 숨 막히던 소년은 아직 한밤중인 형들을 흔들어 깨웠습니다. 해도 뜨기 전에 개구리를 잡아내라는 말에 울지도 웃지도 못하던 형은 결국 동생 손에 붙잡혀 어둑한 밖으로 끌려 나오고야 맙니다. 그날은 개구리들에게는 수난의 날이요 핍박과 설움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매일 비상이었고, 말을 좀 보탠다면 밤마다 모여 우는 개골 소리조차도 눈치를 보며 소리를 죽여야 했습니다.

그날도 소년은 천방 지축으로 소리 지르며 개구리들을 쫓았습니다. 개구리들은 정신없이 사방으로 도망을 칩니다. 그런데 그 모습에 깔깔거리며 쫓아가던 소년이 갑자기 막대기를 던지며 놀란 소리를 지르고는 개울에 엉덩방아를 찧었습니다. 소년의 다리에는 개구리 한 마리가 붙어 있었습니다. 도망가다 길을 놓친 개구리가 그만 소년의 다리에 튀어 오른 것입니다. 그토록 개구리를 쫓아다니던 소년은 실은 개구리가 눈앞에 있어도 무서워 잡지 못하는 아이였던 것입니다.

세상은 만만하지 않습니다. 오늘도 소리를 지르며 우리를 쫓아옵니다. 조금만 쳐져도 목을 죄어오고, 나보다 앞선 사람의 등은 커지기만 합니다. 우리가 걸어가야 할 길가에는 너무나 많은 유혹의 상점들이 진을 치고 있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힘든 욕심인데 그냥 놔두질 않습니다. 세상 앞에 우리는 개구리 같습니다. 이리저리 도망하고 불안해하며 눈치를 봅니다. 세상은 우리 눈에는 괴물이고 우리는 그 앞에 너무나 무력합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이렇게 말씀하지 않으셨던가요. “무릇 하나님께로부터 난 자마다 세상을 이기느니라”.

훈련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나라를 위해 전쟁에 참가해야 했던 젊은이들이 있었습니다. 적들을 향해 총을 겨누지만, 아직 조준도 제대로 할 줄 몰랐습니다. 적들 앞에 너무나 무력합니다. 두려움 속에 지내던 그들에게 연합군이 인천에 상륙했고 전세를 역전했다는 승전의 소식이 전해집니다. 하지만, 승전의 소식을 들었다고 갑자기 총을 잘 쏘게 되지는 않습니다. 여전히 실력은 보잘것없습니다. 그러나 내가 보잘것없다고 승리했다는 진실이 변하지는 않습니다. 앞으로 쉼없는 훈련과 실전이 필요하지만 그는 이미 승전한 용사입니다.



진실을 아셨다면 뒤돌아서서 세상을 보십시오. 정말 불안해하고 두려워하는 것은 저 세상입니다. 욕심을 부추기지만 우리를 무너뜨리지 못하고, 당장 우리를 좌절시키는 것 같지만, 우리의 소망을 빼앗지 못합니다. 나를 에워싸지만 나를 담기에는 너무나 작은 저 보자기를 두려워하지 맙시다. 세상이라는 보자기로는 이도 안 들어가는 영원하신 하나님의 아들이 우리 안에 계십니다. 패배도 좌절도 그리고 죽음조차도 쓰러뜨릴 수 없는 내 안에 주님을 봅시다. 그러면 이 세상 속에서 지금도 일하고 창조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우리는 발견하고야 말 것입니다.

“세상을 이기는 승리는 이것이니 우리의 믿음이니라”.

한성윤 목사 / 나성남포교회
sunghan0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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