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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 예언, 교계와 나라를 흔들다…“12월 전쟁 날 것” 주장 확산, 미주 지역 출신 사역자 예언

SNS 및 방송 통해 논란 확산…유투브 조회 수 50만 건 넘어
한국 국방부까지 입장 밝혀…풀러 신학교도 성명글 게재

최근 일부 개신교 인사들의 '한국 전쟁설' 주장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오는 12월 '제2의 한국전쟁 발발', '남침용 땅굴의 실체' 등 예언을 빙자한 주장들이 SNS, 집회, 강연 등을 통해 확산되며 불안감을 조성했기 때문이다. 이런 주장을 펼치는 인사 중에는 미주 지역 출신 사역자도 있어 한인 교계에도 논란이 일었다. 파장이 커지자 심지어 한국 국방부를 비롯한 미주 지역 신학교 등이 공식 입장을 내놓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교계와 나라를 흔든 예언 논란을 알아봤다.

◇ "12월 전쟁 난다"

"2014년 12월 남북에 전면전이 일어날 것", "주님이 메시지 주셨다", "회개하지 않으면 지옥에 갈 것".

본인을 전도사로 소개한 홍혜선 씨의 주장이다. 그는 유투브(Youtube)를 통해 '한국전쟁 메시지-2014년 12월 전쟁'이란 제목의 간증을 9회에 걸쳐 소개했다. 각 시리즈의 조회 수를 합하면 무려 50만 건을 넘어설 정도다.



홍씨는 "현재 국방부를 종북세력이 잡고 있다. 북한이 청와대 지하 땅굴을 이용해 박근혜 대통령을 먼저 납치하고 그 이후에 전쟁이 날 것"이라고 예언했다.

과거 군 관계자의 주장도 논란을 증폭시켰다.

예비역 공군 소장 한성주씨는 최근 각 교회를 돌며 집회와 간증 영상 등을 통해 정부의 땅굴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한씨는 최근 한국에서 발생하는 싱크홀(땅 꺼짐 현상)의 원인을 두고 "남침 땅굴 때문이다. 다수의 땅굴 망을 확인했다. 군에서 실체를 은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주장은 SNS를 비롯한 공영방송, 종편 등을 통해 전해지면서 사회적 논란이 가중됐다.

◇ 국방부까지 입장 밝혀

논란이 커지자 급기야 한국 국방부가 땅굴 의혹과 관련,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지난달 30일 국방부는 "최근 모 예비역 인사가 북한의 남침 땅굴 관련 주장을 했고, 이 내용 때문에 국방부에 문의가 오는 등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허위 주장으로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 일으키고 있으며 반드시 자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심지어 논란이 계속되자 지난 5일 국방부는 한성주씨를 모욕죄로 고소했다.

12월 전쟁설을 주장한 홍혜선 씨는 미주 지역에서도 논란이다.

홍씨는 본인을 UCLA(언어학)를 졸업하고, 풀러신학교에서 선교문화 석사학위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이 때문에 풀러신학교에는 홍씨의 졸업 여부를 확인하는 문의가 쇄도했다. 풀러신학교 측은 즉시 성명글을 게재했다.

학교 측은 "홍씨가 풀러에서 공부한 것은 사실이지만, 학위과정을 마치지는 못했다. 따라서 졸업생은 아니다. 홍씨의 간증과 하나님의 직통 계시에 대한 주장을 근거로 하는 예언사역은 풀러의 신학적 입장과 어긋난다. 그녀의 간증은 풀러의 가르침과는 무관하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전했다.

홍씨는 한때 LA 지역 부동산 에이전트로 일하며, 극단 활동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극단에서 함께 활동했던 이모 씨는 7일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예전에 가톨릭 신자였다가 개신교로 옮긴 것으로 알고 있다"며 "주변 사람들과 관계도 좋았고 연기를 매우 열심히 했던 배우로 기억한다"고 전했다.

장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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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원인, 성경의 부재”

한인교계 “미혹되지 말라”사회적 불안 반영된 현상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할까.

한인교계 관계자들은 이번 논란을 두고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하면서도 ‘성경 중심적 사상의 부재’를 핵심 원인으로 꼽았다.

하나님의꿈의교회 권태산 목사는 “원래 거짓 예언과 계시, 황당한 주장은 늘 있어왔던 일”이라며 “이번에 논란에 현혹될 필요도 없고 성경적으로 봐도 전혀 옳지 않은 주장이므로 사람들이 미혹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생명찬교회 박상진 목사는 “터무니없는 주장에 교인들이 귀를 기울이는 현상을 보면서 성서해석의 문제, 성경의 부재가 얼마나 심각한 상태인지를 느낄 수 있었다”며 “꼭 성경적 관점이 아니라 해도 기본적인 상식만 있어도 이번 주장은 옳고 그름을 분별할 수 있는 일인데 참으로 안타깝다”고 전했다.

불안한 사회적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라는 의견도 있다.

감리교신학대학 이원규(종교사회학) 교수는 “세월호를 비롯한 에볼라 공포에 이르기까지 최근 불안한 정세가 반영된 측면도 있을 것”이라며 “사회가 불안할 때면 으레 종말과 전쟁에 대한 예언이 이어져왔는데, 그 결과가 어떠했는지 지켜봐왔다면 주목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한국교회언론회도 논평을 발표하고 주의를 당부했다.

심만섭 한국교회언론회 사무국장은 “지극히 주관적인 신앙고백은 개인의 감정과 인격,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이라며 “예언은 성경의 교훈에 합치되지 않을 때 매우 위험할 수 있고 간증을 일반화하거나 SNS 등에 무분별하게 전파하는 건 조심하고 자제해야 한다”고 전했다.

미주기독교이단대책연구회 한선희 목사는 “이단연구회 목회자들도 이번 논란을 예의주시했다”며 “사실 이런 논란은 사람을 불신앙에 빠지게 하는 요소인데, 먼저 목사들이 이를 막지 못하고 영적으로 제대로 가이드 해주지 못해 교인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장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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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 없는 주장 논란 사례

일부 개신교 인사들의 잘못된 주장이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경우는 종종 있었다.

우선 지난 2010년 케냐 출신 선교사인 데이비드 오워가 “대한민국의 죄가 많아서 곧 제2차 한국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언했었다. 당시 오워의 집회 영상과 주장은 SNS 등을 통해 일파만파 퍼지면서 혼란을 불러왔다.

그는 “직접 하나님께 계시를 받았으며 북한의 미사일이 한국의 변전소를 폭파시키고 항공모함이 침몰하는 환상을 보았다”고 주장했으나, 결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집회 강사로 널리 알려진 박성업씨는 올해 초 개신교 일부 인사들을 종북 및 간척 세력으로 지칭한 동영상 등을 유포시킨 혐의로 벌금형을 구형받았다.

그는 ‘한국 기독교내 침투해 있는 간첩 세력의 실체’라는 동영상을 통해 홍정길 목사(남서울은혜교회 원로), 김동호 목사(높은뜻연합선교회) 등을 간첩 또는 ‘주사파’ 관련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또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의 논문 표절 사건에 대해 비판 성명을 낸 개신교 단체들을 ‘종북 세력’으로 몰아가면서 교계 내 논란을 일으켰다.

미주 지역에서도 잘못된 주장으로 물의를 일으킨 사례가 있었다.

지난해 LA지역 S교회 이모 목사는 “베리칩은 짐승의 표(666)다. 오바마케어를 통해 '666'이 심겨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한국 교계 및 미주 한인교계에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한편 지난 2011년에는 해롤드 캠핑 목사(사망)가 두 차례나 시간을 정해놓고 지구 종말을 예언해 미국 전역을 들썩이게 했다. 물론 종말은 없었다.

장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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