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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려난 케네스 배, 가족들과 피자 밤참

클래퍼 국가정보국장 방북
김정은에게 '오바마 친서' 전달
북, 유엔 인권 압박에 유화책

북한에 2년간 억류됐다 풀려난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46)는 8일 밤 늦게 미국 집으로 돌아온 뒤 가족, 친지들과 다함께 피자로 첫 식사를 했다. 9일 AP통신에 따르면, 지난 2년간 계속 먹어온 한국 음식에 질렸기 때문이다. 지난 2년간의 시련을 견뎌낸 배씨는 그렇게 미국에서의 일상으로 돌아왔다. 가족들은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추수감사절 선물"이라고 기뻐했다.

배씨는 2012년 11월 관광객을 인솔하고 북한에 들어갔다 체포돼 반공화국 적대범죄로 노동교화형 15년을 선고받았다. 이번에 함께 풀려난 매슈 토드 밀러(24)는 지난 4월 북한에 들어가 망명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여권을 찢고 소란을 피운 혐의로 노동교화형 6년을 선고받은 뒤 복역해왔다.

북한의 이번 조치는 눈여겨볼 대목이 적지 않다. 우선 석방하기까지의 과정이다. 언론들에 따르면 두 미국인의 석방을 위해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직접 북한을 방문했다. 클래퍼 국장은 지난 7일 방북해 하룻밤을 묵었다고 한다. DNI 국장은 장관급이다. 중앙정보국(CIA)과 연방수사국(FBI) 등 미국의 16개 정보기관을 관할하는 '미 정보사령탑'이다. 오바마 대통령에게 매일 정보사항들을 취합해 보고하는 최측근이다. 그런 만큼 오바마 대통령의 특사로 무게감이 상당하다. 장관급인 클래퍼 국장의 방북은 현직 관리로는 2000년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방북한 이래 최고위급이다.

이에 대해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만일 성 김 6자회담 수석대표가 방북했다면 클래퍼 국장보다 직급은 낮지만 미국의 북핵정책 측면에서 주는 함의가 달랐을 것"이라며 "정책이 아니라 정보를 하는 인사를 보낸 건 미국의 대북정책에 변화가 없음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언론들의 보도를 분석해보면 클래퍼의 역할은 그 이상이다. CNN과 뉴욕타임스는 익명의 미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클래퍼 국장이 오바마 대통령의 친서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전달했다"며 "오바마의 친서에는 '이 사람이 미국인들을 조국으로 데려올 내 개인 특사'라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안다"고 보도했다. 클래퍼 국장이 김정은과 직접 만났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북한이 두 미국인을 풀어준 타이밍도 절묘하다. 다음달 유엔 총회에선 북한 지도부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는 내용의 북한인권 결의안이 다뤄진다. 그런 점에서 억류 미국인을 석방한 조치는 일종의 유화책인 셈이다.

북한이 미국을 상대로 기습 유화책을 씀에 따라 외교가에선 인질 석방 카드로 통미봉남을 구사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도 하고 있다. 북한은 일본과 북·일대화를 가동시킨 데 이어 이번에 미국과도 직접 접촉하는 태도를 보였다. 반면 한국이 제안한 남북 고위급 접촉에 대해선 거부한 상태다.

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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