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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웨이 집중조명] <2>온 더 타운 (On the Town)

번스타인 음악 타고 펼쳐지는
세 선원의 24시간 뉴욕 여행기

오랜만에 브로드웨이에 '제대로 즐길만한' 공연이 등장했다. 위트를 기본으로 깔고 그 위에 완성도 높은 노래와 춤을 덧입혔다. 우정과 사랑을 좇아 뉴욕에서 보낸 24시간이 이 극을 이루고 있는 내용이다.

지금도 5월이면 뉴욕에는 '플리트 위크(Fleet Week)'라는 행사가 있어 해군들이 뉴욕에 정박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돌아가곤 한다. 배 위에서 하늘과 바다만 바라보며 지내던 그들에게 뉴욕이라는 도시가 뿜어내는 찬란한 불빛과 생생한 에너지가 얼마나 황홀했을 지. 그 황홀함을 담은 뮤지컬이 온 더 타운(On the Town)이다.

사랑 찾아 꿈을 찾아

1944년. 부푼 꿈을 안고 뉴욕에 발을 디딘 선원 세 명 오지(Ozzie) 칩(Chip) 개비(Gabey). 이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24시간이다. 오지의 관심은 오로지 '여자'. 맨해튼 여자들이 예쁘다는 소문을 듣고 온 오지는 가급적 '많은 여자'를 만나고 돌아가고자 하는 꿈에 빠져 있다.

칩은 도시를 탐험하고 싶어한다. 10년 전 뉴욕으로 여행왔던 아버지에게서 귀동냥으로 들은 이야기를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한다. 가이드북을 들고 '여기가 좋다더라' '저기가 좋다더라'며 친구들에게 말한다. 개비는 운명같은 사랑을 기다린다. 뉴욕에서 펼칠 로맨스를 꿈꾼다.

지하철에 올라탄 세 친구의 뉴욕 여행 계획은 사진 한 장으로 운명을 달리한다. '이 달의 미스 턴스타일'로 선정된 아이비 스미스의 사진이다. 아이비 스미스를 본 개비는 한 눈에 사랑에 빠진다. 이 모습을 본 오지와 칩은 개비의 '사랑찾기'를 돕기로 작정하고 셋은 뉴욕 여기저기로 뿔뿔이 흩어져 '아이비 찾기'에 나선다.

뉴욕을 한 눈에

그렇게 흩어진 세 친구는 뉴욕 곳곳을 탐험한다. 단 하루만에 이들은 카네기홀.자연사박물관.배터리파크.타임스스퀘어.코니아일랜드 그리고 여러 나이트클럽을 방문한다.

이 작품에서 '코믹'이라는 요소와 '웃음'이라는 코드를 빼면 상당히 밋밋하다. 24시간 안에 '한 사랑'을 찾겠다고 말하는 개비도 "뉴욕에는 여자가 50만 명이다"고 말하는 오지도. 뉴욕을 잘 아는 척 '10시30분에는 브롱스동물원 10시40분에는 자유의여신상'이라고 말하며 어이없는 여행 스케줄을 짜는 칩까지. 참 만화 같은 캐릭터들이다.

볼거리도 많고 할거리도 많고 웃음도 많은 도시가 뉴욕이지만 그만큼 외로움도 많이 느껴지는 도시 아니던가. 세 주인공이 부르는 'Lonely Town'이라는 노래에서 찬란한 뉴욕의 이면이 보인다.

'사랑이 없는 한 외로운 도시(Lonely town unless there is love)' '수백 만의 얼굴이 스쳐지나가지만 그래도 외로운 도시(Millions of face pass by but still a lonely town)'라고 노래한다.

전문가들 총출동

이 가사 뒤에 깔린 멜로디의 주인공은 바로 레오나드 번스타인이다. 번스타인의 대표작은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겠지만 '온 더 타운'도 그에 못지 않게 인기있다. 번스타인이 이 뮤지컬 곡을 작곡한 것은 20대 중반 시절. 노래에서부터 풋풋함과 젊음의 에너지가 흐르는 이유가 아닐까.

온 더 타운은 이번 시즌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빵빵한' 오케스트라를 가진 작품으로도 꼽힌다. 번스타인의 명성에 걸맞은 선택. 그의 음악을 표현하는 데 동원된 악기만 무려 28대다.

풍성한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인기곡 'New York New York' 'Lonely Town' 'I Can Cook Too' 'Some Other Time' 등이 귀를 사로잡는다. 특히 'I Can Cook Too'의 경우 번스타인이 직접 가사도 썼다.

음악에 맞춰 등장하는 춤 또한 이 극의 자랑거리. 아이비 스미스 역을 맡은 메간 페어차일드는 뉴욕시발레단 수석댄서로 이번 작품을 통해 브로드웨이에 데뷔했다. 발레 전문가가 뮤지컬 무대에서 보여주는 정상급 발레를 볼 수 있을 것. 페어차일드의 발레 실력을 적극 활용하고 싶었던 것일까.

온 더 타운에는 유난히 '발레'를 핵심으로 현대무용.탭댄스 등이 어우러지는 춤 장면이 많이 등장한다. 안무는 '스매시'로 에미상을 수상한 조슈아 버르가스가 맡았다.

이외에도 연출을 맡은 토니상 수상자 존 란도의 센스가 돋보인다. 프로젝션 기술을 똑똑하게 활용한 것이 눈에 띈다. 택시 운전사 힐리가 칩을 태우고 뉴욕 길거리를 레이싱 하듯 달리는 장면이 꽤 실감날 뿐더러 장면 전환에 있어서 뉴욕 거리를 걷는 듯한 효과 또한 냈다.

이 장면을 눈여겨 보세요

'온 더 타운'은 춤이면 춤 노래면 노래 극이면 극. 그 어느것 하나 빠지는 게 없다. 각 요소가 돋보이는 장면을 하나씩 골라봤다. 다음 뮤지컬 넘버가 나올 때면 온 신경을 무대 위로 집중해볼 것.

◆'Carried Away'=친구 개비의 이상형 '아이비 스미스'를 찾기 위해 뉴욕현대미술관(MoMA)을 찾아나선 오지. 뉴욕 지리를 잘 모르는 오지는 결국 자연사박물관에 와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여기서 만나게 되는 인류학자 '클레어 드 룬'과 함께 연기하는 뮤지컬 넘버가 이것. '자제력을 잃고 지나치게 오버한다'는 뜻의 'Carried away'라는 말에서 볼 수 있듯이 오버하는 성향이 강항 두 캐릭터가 서로에게 끌리는 모습을 코믹하게 그렸다. 제대로 된 코미디 연기가 따로 없다.

◆'I Can Cook Too'=아이비 스미스를 찾는 또 다른 친구 칩은 택시운전사 힐디와 함께 힐디의 집에서 시간을 보내게 된다. 이 장면은 '내가 최고의 요리'라고 말하며 칩을 유혹하는 장면. 힐디의 노래가 압권이다. 힐디를 연기하는 앨리샤 엄프리스가 장면을 자유자재로 이끌고 간다. 배우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는 장면.

◆'Pas de Deux'=아이비 스미스를 찾기 위해 코니아일랜드로 떠나는 개비는 지하철에서 꿈 속으로 빠진다. 꿈에서 아이비 스미스와 함께 춤을 추는 장면이 이것. 두 주인공이 보여주는 발레는 극의 볼거리를 더욱 풍성하게 한다. 뮤지컬을 보러 왔는데 선물로 멋진 발레까지 보는 셈이다.

이주사랑 기자 jsrle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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