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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위에 떠오른 무지개(데스크 칼럼)

“아니 이럴 수가” 충격이다. 너무 안타깝다. 시애틀 북쪽 메리스빌 필척 고교에서 지난 10월24일 총격이 발생 3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당했다.

지난 6월 시애틀 퍼시픽 유니버시티 총격으로 한인 학생 19세 폴리 군이 숨진 큰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또다시 시애틀 지역에서 학교 총격이 일어나 우려를 주고 있다.

메리스빌 총격은 더 큰 충격이다. 총을 쏘고 자살한 제이린 프라이버그는 불과 15세 학생이었다. 어떻게 15세 소년이 그런 끔찍한 범행을 할 수 있을까? 피살된 학생들 2명도 어린 14세 여학생들이었다. 꽃이 피기도 전인 꽃망울들이 이런 참변을 당하고 있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다.

어떻게 15세 소년이 총을 가질 수 있었고, 어떻게 학교에까지 총을 가지고 들어갈 수 있었을까? 여학생 문제라는 보도도 있었지만 얼마나 큰 상처가 있었기에 어린 친구들을 죽이려고 무차별 총격을 가했을까?



한국에서 우리가 14세,15세였을 때는 학교 다니며 공부만 하고 남녀 공학도 아니어서 여학생 얼굴도 쳐다보지 못했을 나이였다.

그러나 이젠 개방된 미국에서 사는 우리들이기에 십대 자녀들이 올바른 이성교제를 갖기 바라고 특히 학교가 안전한 배움의 터가 되길 기도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총기 문제이다. 경찰은 그가 사용한 권총은 합법적으로 그의 친지가 구입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떻게 어린 그가 그 총을 가지고 있었는지? 총기 관리를 소홀한 그 총기 소유주도 처벌해야 하지 않을까?

총은 자신을 보호하는 호신용이지만 잘못 관리하면 이처럼 엄청난 비극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허점이 많은 총기 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 워싱턴주에서는 이번 11월4일 선거에 총기 규제 주민발의안 594번과 이를 반대하는 591번이 있어 총기 규제 찬반 법안이 결정되는데 우리는 총기 규제법안 594번을 적극 지지해야 한다.

한국과 달리 미국은 수정헌법 2조로 총기 소지가 자유화 되어 있어 총을 너무 쉽게 구입하고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총을 가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총기 사고가 많아 미국의 어두운 면이 되고 있다. 학교 총격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2007년 조승희가 버지니아 공대에서 총기를 난사해 32명이 살해되고 29명이 부상을 입은 미국 사상 최악의 총기 살인 사건의 악몽이 떠오른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의 마음이다. 총을 가지고 있으면 쏘고 싶은 마음이 들고 특히 순간적으로 좌절과 분노를 다스리기 어려우면 너죽고 나죽자는 총격이 일어나기 쉽다.

우리 마음과 생각 안에 총으로 다른 사람을 죽이려는 미움과 증오가 아니라 사랑과 이해와 용서의 아름다운 마음들이 가득 담겨져 있어야 한다. 그러기위해서는 건강한 생각을 갖고 분노를 잘 다스려야 한다. 15세 소년에게 어떤 미움이 있었을지 모르지만 조금만 더 참았더라면, 조금만 서로 대화했더라면, 이런 큰 비극은 없었을 것이다.

현재 메리스빌 필척 고교 펜스에는 어린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많은 꽃들과 카드들이 걸려있다. 신문을 보니 그 펜스 위 학교 교정 위로 마침 아름다운 무지개가 떠있는 사진이 있어 보는 사람들에게 한줄기 위로를 주었다.

10월 들어 시애틀의 날씨는 거의 매일 비오고 바람불며 어두운 가을날씨가 계속되고 있어 짜증을 주고 있다. 그러나 이 가운데에도 가끔 잿빛 하늘에서 나오는 햇살로 아름다운 무지개가 뜨고 더 아름다운 시애틀의 단풍이 보여 감탄을 주기도 한다.

총격사건으로 어두워지고 있는 미국 사회이지만 우리 모두 무지개처럼 아름답고 햇살처럼 빛나는 건전하고 밝은 마음들을 가질 때 무차별 총격 살해 사건들은 사라질 것으로 믿는다.(이동근 편집국장)


이동근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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