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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 생활] 자니 윤 임명과 연령 차별

김윤상/변호사

자니 윤씨를 처음 만난 것은 80년대 후반 미국 이민 초기 비디오 가게에서 빌려 온 아시안이 나오는 영화를 통해서였다. 제목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돌아온 브루스 리' 정도로 기억한다.

영화를 틀고 보니 영화 속 주인공이 한국인이었다. 당시엔 미국 영화 속에 한국 배우가 등장하는 게 굉장히 신기했고 또 자랑스럽게도 느껴졌다. 나름대로 그 영화를 웃으면서 본 기억이 있다. 그 뒤로 영화 속 주인공인 자니 윤이란 것을 알게 됐고 후에 그의 이름이 등장할 때마다 그 영화를 떠올리곤 됐다.

90년대 들어 자니 윤씨가 한국으로 진출하면서 그의 이름이 더 많이 등장했다. 한국에 미국식 토크쇼를 수입해 나름대로 유명해진 것이다. 미국에 성인이 돼서 왔지만 열심히 노력해 할리우드에서 활약하는 한국계 배우로 성장한 스토리는 같은 이민자로서 본받을 점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의 토크쇼는 처음 인기와는 달리 시간이 흐르면서 흐지부지 됐던 것 같고 이후 2000년대에 들어와선 그의 소식을 자주 듣지 못했다. 그러다가 박근혜 대통령 후보의 선거 운동에 굉장히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것을 보았다.



어떤 연유에서 그가 연예인으로서의 삶을 뒤로한 채 그렇게 열심히 선거운동에 뛰어들었고 또 박 후보 진영의 눈에 띄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할리우드에서 한국계 배우이자 코리안 아메리칸으로서 나름대로 명성을 얻은 그가 한국 정치와는 거리를 두기 원했던 기대감 때문에 조금은 실망스러웠다. 차라리 미국 공화당이나 민주당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모습을 봤다면 처음 그에게 가졌던 긍정적인 이미지가 사라지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도 결국 한국인 1세로서 할리우드 주변을 도는 한계 있는 삶보다는 한국정치에 올인해 모 아니면 도로 가는 삶이 더 가치있고 재미있었을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하니 이해도 됐다.

그가 열심히 지지했던 박 후보는 대통령이 됐고 어느 순간부터 자니 윤 관광공사 사장설이 흘러나왔다. 결국 사장은 아니지만 상임감사로 임명됐다. 그의 상임감사 임명을 두고 말들이 많더니 이번엔 국정감사에서 야당이 그의 연령을 문제로 삼았나 보다. 단순히 실력도 없는 사람을 논공행상 차원에서 그런 자리에 앉혔다면 당연히 반대해야 한다. 국가의 중요 업무와 관련된 자리가 그런 식으로 채워져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나는 자니 윤씨의 자질이나 경력, 철학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가 그 자리에 맞다 안 맞다를 가늠할 수는 없다.

과거 내가 지지했던 대통령도 정치인, 전문인이 아닌 예술인을 맨 꼭대기 자리에 앉히는 경우가 있었다. 예술인이나 예능인도 그 자리에 적합한가를 판단하는 한 요소에 지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연령도 그렇다.

단순히 연령이 많다는 이유로 그 자리에 적합하지 않다는 논리는 억지다. 나이가 많아 맡은 업무를 못한다는 주장은 객관적인 자료가 없는 한 연령 차별의 전형적 예이다. 오히려 사회적 차별을 부수고 나가야 할 한국의 야당 의원이 연령을 이유로 자니 윤씨를 공격한 것은 확실히 잘못됐다.

나이가 들면 판단력이 흐려지고 집에서 손주나 보고 있어야 한다는 그런 고루한 생각을 미국까지 가져 와서 적용하다 큰코를 다치는 고용주들을 많이 봐 왔다. 중요한 것은 연령이 아니라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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