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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열 기자의 취재 그 후] 회복의 기회 박탈한 건 한국 교회

전병욱 목사(홍대새교회)가 4년 만에 노회 재판에 회부됐다.

그는 수년간 여교인들을 상습 성추행한 사실이 드러나 한국교계에 논란을 일으켰던 인물이다.

예장합동 교단 평양노회는 지난 13일 재판국을 구성, 이 문제를 한 달간 조사하게 된다. 이후 이사회가 판결에 대한 수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어서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우선 재판국을 구성해 조사를 벌이기로 한 것은 잘한 일이다. 이는 교계의 자정 능력을 되살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전 목사 사건은 개인의 문제를 넘어 한국 교회의 각종 병폐가 함축된 사례라 그렇다.

우선 개신교는 자체적 절대 기준인 성경을 통해 '교회 치리(Church Discipline)'에 대한 실행 규정, 절차 등을 명확히 소유하고 있다. 문제는 요즘 교계가 이 기능을 상실했다는 점이다. 사회에서조차 용납될 수 없는 일이 오늘날 교회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발생하는 이유다.

차라리 퇴색이면 다행이다. 본래 개념에 대한 왜곡은 더 심각하다. 사실 치리의 본질적 목적은 잘못한 대상이 회복하고 돌이킬 수 있게끔 기회, 시간, 도움 등을 주는 것이다. 잘못이 드러나면 냉정하고도 가차없이 법의 잣대로 들이대는 사회와는 차별된 교회만의 특별 제도다.

지금은 교회의 이미지 훼손을 두려워한 나머지 문제를 덮는데만 급급하고, 치리를 '돌을 던지는 행위'처럼 인식하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전 목사가 성추행으로 사임하면서도 거액의 전별금(13억 원)까지 받을 수 있었던 원인이다.

게다가 이 사건은 개신교 목회자를 직분과 기능에 따른 역할 차이가 아닌, 아직도 신적 권위가 부여된 특정 계층이나 수직관계로 인식하는 교계 내의 그릇된 사상을 여실히 드러냈다. 개신교의 핵심 교리 중 하나인 '만인 사제설'과 정면 배치되는 셈이다. 이는 성직자라는 이유로 가해자를 비호하고 되레 피해자를 나무라거나, 이단 단체의 음모로 몰아가는 이상 현상을 야기했다. 만약 '내 딸' '내 손녀' '내 누나' '내 여동생' 등이 성추행을 당했어도 그렇게 함부로 언급될 수 있는 성질의 사건인지 자못 궁금하다.

전 목사는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 하나님이 다 용서했다"고 주장하며 여전히 활동중이다. 그는 용서의 진정한 의미를 반만 취했다. 회개는 죄성에 저항하려는 의식, 고뇌, 자책, 참회 등의 과정이 깊고도 묵직하게 수반돼야 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기나긴 시간을 담아낸다. 아울러 통회를 위한 처절한 몸부림은 신을 향한 절규여야 하는 동시에, 피해자에게도 직접적으로 전해져야 할 눈물의 사죄가 돼야 한다.

어쩌면 전 목사는 처음부터 돌이킬 기회를 상실했을지 모른다. 그에게 기회를 박탈한 건 한국 교회다. 비록 늦은 감은 있지만 지금이라도 재판국이 구성된 건 다행이다.

전병욱 목사가 회복되고, 한국 교회의 폐단을 바로잡는 시작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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