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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에서] 지켜야 하나, 변해야 하나

그리스도교회는 지난 2000년 동안 많은 것을 쌓아왔다.

이른바 '전통'이란 게 그것이다. 개신교는 가톨릭을 개혁한다면서 '전통'의 가치를 낮추고 대신 '성경'의 가치를 윗자리에 올려놓았다. 하지만, 개신교는 전통을 완전히 버리지 못했을 뿐더러 그 이후로 스스로 전통을 만들어왔다. 전통이 그리 쉽게 버려지는 것이던가.

전통은 사람 몸에 비유하자면 등뼈와 같다. 온몸을 든든히 받쳐준다.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등뼈가 아무리 중요해도 그것만 갖고는 삶을 제대로 살 수 없다. 머리와 손, 발 등 여타 지체들과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등뼈만 갖고서는 살 수 없고 등뼈도 불변하는 건 아니다.

지난 2000년 동안 교회는 지켜야 하나, 변해야 하나를 두고 늘 고민해왔다. 곧 전통을 지켜야 하나, 시대에 맞춰 변형시켜야 하나를 두고 결단을 거듭했던 것이다. 정답은 전통의 핵심을 지키면서 시대의 도전에 적절히 응답하는 것이겠는데, 말은 쉽지만 그건 간단하지도 쉽지도 않다. 지키려는 전통이 어느 시대의 어떤 전통인가도 따져봐야 한다. 지금 교회가 지키려고 하는 전통은 예수님이 유대교의 전통을 혁파하고 세운 개혁적 전통이 아니라 교회가 권력을 차지한 후 만들어진 중세의 전통, 곧 '교리'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교리는 전통에 속하지만 교리가 곧 전통의 전부는 아니다.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닥치면 "예수께 돌아가자"고 말한다. "예수라면 어떻게 하셨을까?"라고 묻는다. 이 말은 어떤 일이 2000년 전에 일어났다면 예수께서 어떻게 해결하셨을까를 묻는 게 아니라 예수께서 지금 여기 계신다면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셨을까를 묻자는 뜻이다. 해결해야 할 문제를 과거로 가져가는 게 아니라 예수님을 지금으로 모셔 와야 한다는 말이다.

여기에는 지키기도 하고 변하기도 해야 한다는 뜻이 모두 들어 있겠다. 2000년이란 세월은 보통 긴 세월이 아니다. 그동안 달라진 게 엄청나게 많다. 그런데 교회의 시계는 15세기나 16세기 어느 때에 멈춰버린 듯하다. 마치 지난 수 세기 동안 아무 변화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

어느 교단이든 교인 숫자가 급속하게 줄어든다고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왜일까. 그것은 교회가 그동안 '업데이트'를 게을리 한 탓이 아닐까.

컴퓨터 프로그램은 수시로 업데이트하면서 왜 교회는 '도스'(dos) 시절에 머물러 있으려 하는 걸까. 도스 시절에는 그것 이상의 뭔가가 있을 거라고 상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도스는 박물관에나 가야 볼 수 있는 엔티크가 되지 않았나.

변하지 않으면 죽는 것은 컴퓨터만은 아닐 게다. 교회도 변하지 않으면 죽을 거다. 변하지 않는 교회를 성령께서 왜 보존하시겠는가.

곽건용 목사/ 나성향린교회
kwakgunyong@goodneighborhood.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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