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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적이고도 은근한 노래와 춤에 '흠뻑'…인기 뮤지컬 '피핀' 공연

내달 9일까지 팬테이지스

무려 42년 전 초연됐던 작품. 그러나 역사적 인물을 비틀어 유머러스한 방법으로 시대적 고민을 담은 원작의 힘과 이를 새롭게 재단장한 감각적 연출은 뮤지컬 '피핀(Pippin)'을 여전히 흥미진진하고 매력적인 작품으로 만들어준다.

그러니 남가주 뮤지컬 팬들의 눈과 귀가 할리우드 팬테이지스 극장에서 공연 중인 '피핀' 무대에 쏠리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전설적 안무가이자 연출자인 밥 파시의 대표작이자 2012년 리메이크돼 지난해 토니상 최우수 리바이벌 뮤지컬 상과 최우수 연출상을 수상하며 그 위대함을 증명한 프로덕션인 만큼, 이번 '피핀' 공연은 뮤지컬 팬들에겐 절대 놓칠 수 없는 기회다.

리바이벌 프로덕션 초연 무대에서 타이틀 롤을 맡았던 배우 매튜 제임스 토마스가 또 다시 피핀 역을 맡아 열연하고, 72년 원작의 초연 당시 피핀을 연기했던 대배우 존 루벤스타인이 이번 무대에선 피핀의 아버지 샤를 역을 맡아 무대에 오른다. 두 차례나 토니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는 공연계의 스타 안드레아 마틴은 피핀의 할머니 버사 역으로 무대에 돌아왔다. 이 화려한 캐스팅 역시 이번 '피핀'의 남가주 공연을 결코 놓쳐선 안 될 이유다.

'피핀'은 단 한 순간도 무대에서 눈을 뗄 수가 없는 작품이다. 극의 배경은 9세기 서로마 제국. 샤를 대제의 후계자인 왕자 피핀이 자신의 삶을 의미 있게 만들어 줄 그 무엇인가를 찾아 전쟁, 여자, 예술, 권력 등 온갖 것들을 탐닉해가는 과정을 그린다. 어떻게 보면 꽤나 어렵고 무거운 주제다. 공허함에 시달리는 이 시대 젊은이들의 상황과 비추어볼 때 나름의 시사점도 크다. 그러나 작품은 단 한 순간도 어둡거나 심각하지 않다. 오히려 이를 지극히 타자화된 시점에서 왁자지껄하게 풀어내며 짜릿하고도 즐거운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 핵심엔 나레이터 역할을 하는 리딩 플레이어가 있다. 쉴새없이 무대에 등장해 연출자 적 입장에서 극중 캐릭터들에게 말을 걸거나 무대 효과를 지시하면서 '극 중 극'형식을 만들어 낸다. 관객들이 직접적으로 캐릭터에 몰입하는 게 아니라, 제3자적 입장에서 일정한 거리감을 두고 극을 '관찰'할 수 있게 해주는 장치다.

무대는 마치 서커스처럼 꾸며냈다. 앙상블을 맡은 배우들은 대부분 아크로바틱 아티스트다. 하늘에서부터 내려오는 공중 그네나 무대 양 옆에 세워진 기둥을 바쁘게 오가며 곡예에 가까운 움직임을 선보인다. 몸을 활처럼 휘어 인간탑을 쌓거나 후프를 던져 그 안을 자유로이 통과하는 묘기도 공연 내내 거뜬히 선보인다.

브로드웨이 역사상 가장 위대한 안무가로 꼽히는 밥 포시 표 움직임은 2시간 30여 분의 공연 시간 내내 관객들을 즐겁게 한다. '시카고'나 '캬바레' 등에서 익히 봐 왔던, 관능적이고 매혹적이나 결코 천박하거나 적나라하지 않은 그의 안무들은 유혹, 욕망, 쾌락, 탐욕과 같은 '피핀' 속 키워드들을 무겁지않게 효과적으로 형상화해 관객에게 전달한다. 뮤지컬 '위키드'와 '갓스펠', 영화 '포카 혼타스' 등의 음악으로 유명한 스티븐 슈왈츠의 곡도 친근하면서도 드라마틱하게 듣는 이의 귀를 즐겁게 해준다.

뮤지컬 '피핀'은 다음달 9일까지 계속된다. 화~금요일은 오후 8시, 토요일은 오후 2시와 8시, 일요일은 오후 1시와 6시30분에 막이 오른다. 9세 이상 어린이만 입장이 가능하며, 일부 성적인 대사나 자극적 장면이 있어 부모의 적절한 지도가 필수다. 티켓 가격은 25~150달러. 자세한 사항은 인터넷 웹사이트(www.hollywoodpantages.com)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경민 기자 rache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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