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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열 기자의 취재 그 후] 건강한 종교성은 이성도 수반한다

신념에만 함몰된 종교적 열심은 무섭다.

자칫 인간의 모든 생각과 몸짓이 오직 신을 위한 충성스러운 행위로 간주 또는 합리화될 위험이 생겨서다. 이는 이성의 작동을 멈추게 하고, 사고의 폭을 좁게 하는 폐해를 낳는다.

사실 이성은 종교에 있어 은근히 불편한 요소다. '신'이라는 성스럽고 초자연적 존재를 찬미하는 종교성에 대해 이성을 통한 접근은 마치 무례한 발상이나 신앙의 부족으로 치부될 수 있다.

물론 이성은 종교를 온전하게 담아내지 못한다. 세상 만사에는 아직도 인간의 사고 능력으로 풀어내지 못하는 수많은 요소가 존재한다. 어쩌면 이성의 한계이자 약점일 수 있겠다. 실존의 이성으로 이상을 품는 종교를 완벽하게 그려낼 수 없는 이유다.

반면 종교는 이성을 포괄한다. 이는 종교의 타락, 맹목, 일탈, 비상식 등에 제동을 걸 수 있는 무의식 속의 장치다. 교계의 각종 문제는 대부분 이성의 상실에서 태생한다. 신념이 강력하게 영향을 미치는 종교에서 보편적 사고의 실종은 분별력을 잃게 했다.

사실 교계에서 논란이 되는 목회자의 성추행, 수천억 원의 초호화 교회 건축, 게릴라식 청빙 등의 문제도 굳이 종교적인 시각을 통해 심층 분석까지 해가며 거창하게 논할 필요가 있는가. 이는 매우 기본적인 이성만으로도 옳고 그름을 충분히 판단할 수 있는 이슈들이다.

종교에서만 통용되는 사고와 판단은 신념의 틀 안에서 이루어진다. 당연히 외부 관점과의 괴리는 클 수밖에 없다. 최근 유명 선교단체인 예수전도단(YWAM)의 '인도 골프 전도 여행' 광고가 이를 단편적으로 보여줬다.

한인 은퇴자를 대상으로 인도 선교를 홍보하려고 고가(참가비 7800달러)의 골프 여행을 내건 이 광고는 사회적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특전으로 ▶인도 최고 수준의 골프장 라운딩 ▶매주 1~2회 골프 라운드(그린피 무료) ▶전도여행기간 골프가 가능하도록 최대한 배려 ▶티칭 프로를 통한 골프 수준 향상 등을 보장했다. 다행인 건 이 선교단체는 사회적 정서와 반응을 재빨리 파악하고 사과 성명과 함께 이벤트를 취소했다는 점이다.

다만 전체인구 중 약 3억 명이 하루 1달러 미만의 생계비로 살아가는 인도(UN보고서)에서 선교라는 명분하에 수천 달러의 골프 전도 여행이라는 발상이 떠오를 수 있었던 원인은 되짚어 봐야 한다.

교회 행사 때 현금을 내걸고, 소개팅을 미끼로 전도지를 배포하는가 하면, 예배 아르바이트로 교인수를 채우는 등 신념만 앞섰다가 사회적 질타를 받은 사례가 교계에선 종종 발생해왔기 때문이다.

건강한 종교적 신념은 이성적 사고도 넉넉히 수용할 만큼 폭 넓다. 이는 공감대 형성이 가능한 합리적 판단을 도출한다. 종교와 사회의 간극은 그렇게 좁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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