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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의식하며 비교·경쟁하는 상황이 '공황장애' 유발

공황장애, 현대인의 정신질환인가

‘독도 지킴이 가수’로 알려진 김장훈도 공황장애를 2년 가까이 갖고 있었다는 최근 고백으로 공황장애(panic disorder)에 대한 관심이 다시 쏠리고 있다.

타운의 전문의사들 모임에서 조만철 정신과 전문의는 “현대인들에게 많아지고 있는 정신질환의 하나가 공황장애라 할 수 있는데 특히 한국사람들에게 많이 발견된다”고 지적했다.

공황장애가 정확히 어떤 병이며 증세는 무엇이고 대처 방도는 없는지 물어 보았다.

- 정확히 어떤 정신질환인가.



“호랑이가 나타났을 때 건강한 두뇌는 ‘위급상황’임을 인지하면서 뇌전달물질이 자동적으로 분비된다. 자율신경계, 교감신경계 등에 자극이 전해지고 결과적으로 나타나는 신체 반응이 맥박이 빠르게 뛰고 숨이 가빠지면서 몸의 근육은 긴장되는데 이같은 상태에서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두 가지 중에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맞서 싸우느냐(fight) 아니면 도망하느냐(fly) 인데 둘 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내려지는 최선의 선택이 된다. 이같은 선택을 하게 만드는 것이 뇌전달물질인데 공황장애는 호랑이가 없는데도 위와 같은 반응을 뇌와 신경계가 일으켜 숨막히면서 심장이 너무 뛰어 마비가 곧 될 것 같다. 공황장애가 다른 공포증 예로 광장공포증(오픈 공간에서 사람이 많을 때)이나 외상후 공포증(큰 사고 등의 기억으로 인한 후유증)처럼 공포를 느끼게 하는 뚜렷한 요인이 없이 발생되기 때문에 환자들의 고통이 더 심한 것이다.”

- 호랑이가 없는데도 왜 있다고 생각할까.

“정신병 중에서 유전성이 높은 것이 공황장애다(4% 정도). 쌍동이의 경우 한쪽이 가졌을 때 다른 쪽이 가질 확률은 4배 이상이다. 현재로서는 원인에 대해서 타고 났다는데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알코올중독자는 다른 사람의 두뇌보다 알코올에 대해 쉽게 흥분하는 뇌구조를 갖고 태어났고 도박중독자는 ‘내기’에 더 쉽게 흥분하는 두뇌를 갖고 태어났기 때문에 환경이 조성되었을 때 더 쉽게 빠져드는 것과 같다.”

- 어떤 성향을 타고 났나.

“ 연구를 보면 환자들이 착하고, 여리고,순하고,예민하고,소심하고,감성적이다. 그러나 반대로 담대하고 강한 사람에게도 나타날 수 있어서 예측불허 라는 표현이 의학적으로 더 정확할 수 있겠다.”

- 호랑이가 없는데도 신체적으로 반응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가.

“잠을 잘 자다가 갑자기 아무런 이유없이 가슴이 쿵쾅거리면서 손발이 저릿하고 숨이 막혀와 꼭 죽을 것만 같아 진다. 최근 한 환자의 경우는 한국에서 부모의 장례식을 잘 마치고 돌아오는데 비행기 안에서 갑자기 숨을 쉴 수 없으면서 갑갑해져서 금방이라도 비행기 밖으로 뛰어내리고 싶을 정도가 되었다. 또 자동차로 프리웨이를 잘 달리다가 갑자기 앞의 차를 들이박을 것만 같다는 생각 혹은 차선이 자꾸 옆쪽으로 가서 옆의 차와 부딪칠 것만 같다는 공포심에 운전대를 그대로 놓고 차에서 내리고 싶어진다. 이런 상황이 발생될 경우 예기불안증이 오게 된다. 즉 운전하다가도 혹시 그때처럼 그러면 어떻게 하나하는 불안감 때문에 그 상황을 피하게 되어 결과적으로 운전을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다시말해 자신도 호랑이가 없다는 걸 아는데도 몸에서 즉 두뇌에서 실상황처럼 숨막히고 맥이 뛰고 아득한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호르몬들이 나와 버린다. 그래서 다른 정신병과 달리 신체적으로 많이 연결되었다고 하는 것이다.”

- 그 말은 치료할 때 약을 필수적으로 먹어야 한다는 뜻인가.

“ 정도 차이겠지만 대부분 약물치료가 우선이다. 약으로 몸의 이상 반응을 조절해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상담이 병행되어야 한다. 특히 행동인지 요법이 효과적이다. 그룹상담도 좋다. 같은 공포상황을 경험한 사람들끼리 느낌들을 표현하여 표출시키는 것이 치료에 큰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한 예로 한국에서 공황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함께 비행기로 제주도에 다녀온 케이스다. 공황장애 환자들은 갇힌 공간을 힘들어 하는데 함께 비행기를 타면서 느낌들, 신체변화들을 허심탄회하게 토로해 가다보니 어느덧 비행기가 제주공항에 닿았고 자신들이 해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이것이 하나의 행동인지요법인데 감추려 하지 말고 이처럼 자신의 상황을 드러내는 것이 치료에 많은 도움이 된다.”

- 왜 현대인의 정신질환이라 했나. 한국인들이 특히 많은 이유는 뭔가.

“정신과 쪽에서 나오는 얘기들이다. 현대인들은 학생은 학생대로 청장년은 청장년대로 또 나이들면 든대로 점점 받고 사는 스트레스의 수치가 높아져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의학적으로 공황장애는 주로 25세 전후에 많은 것으로 알려져 왔는데 주변을 보라. 더 어린 나이에도 많아지고 있고 그보다 높은 연령층의 환자도 계속 늘고 있지 않은가. 적당히 받으면 오히려 뇌와 신체를 건강하게 해주는 것이 스트레스인데 지금 그 적당선이 훨씬 오버된 것이 현대 사회다. 특히 한국사회는 불안정한데 공황장애에 가장 나쁜 환경의 하나가 주변자체가 안정성이 없는 것이다. 또 긴장감인데 한국사회는 남을 의식하면서 비교경쟁을 하기 때문에 많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 성향은 미국에 사는 한인들에게도 있을 수 밖에 없다.”

- 이곳 한인들도 많은가.

“계속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미국인들도 마찬가지다. 언젠가 2년 동안에 911을 수백번 불러서 재판을 받은 백인 여성 기사를 읽었는데 911을 불러 응급실에 갔지만 결국 죽지도 않고 아무일 없었다하여 공적인 재정손실을 끼친 책임을 물어 재판까지 열린 적이 있다. ”

- 공황장애로 인한 사망은 없나.

“죽지는 않는다. 공포 발작은 사람에 따라 몇분 혹은 몇시간 지속된 다음에 다시 가라앉기 때문이다. 치료과정의 하나라면 발작기간 동안을 자력으로 얼마큼 참아 견딜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 심장이 뛸 때 실제로 심장 이상은 없어도 나타나나.

“ 그래서 대부분 공황장애 환자는 먼저 내과쪽으로 간다. 비슷한 증세의 내과 질환이 있기 때문에 먼저 검사를 끝낸다. 또 심장검사도 해서 이상이 없을 때 정신과 쪽으로 보내지게 된다.”

- 예방이 있을까.

“공황장애는 정신이 약해졌을 때 생긴다. 정신이 약해졌다는 말은 그 이전에 몸이 지킨 상태다. 원인이 무엇이겠는가. 스트레스다. 스트레스 호르몬은 각 세포의 면역력을 현저히 떨어뜨려 버린다. 스트레스도 받아야 우리 몸이 생기를 얻는다. 문제는 받은 다음에 다시 기력을 회복시켜야 감당할 수 있는데 회복할 틈을 주지 않고 지속적으로 스트레스의 줄을 잡아당기면 결국 끊어진다. 몸이 바닥을 치면 정신도 따라가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나. 일도 중요하지만 일단 열심히 했다 싶으면 그만큼 ‘신나게 놀고 쉬기’를 해주는 것이 정신을 지키는 지름길이다. 특히 공황장애는 더욱 그렇다.”

김인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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