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주·노·초…" 색깔 채소가 젊음을 살린다

빛깔·향 강한 식물일수록 영양·항산화 탁월
오색 샐러드와 채소 말이는 노화방지에 효과

아침 저녁으로 바람이 제법 쌉쌀해졌다. 시원한 공기가 주는 여운은 가을을 더 깊이 느끼게 한다. 왠지 적적한 기분이 드는 계절일수록 알록달록한 식탁이 그립다. 가을이라고 해서 무채색이나 갈색이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LA. 이럴 땐 차라리 반짝이는 햇살을 닮은 요리들을 식탁에 올려본다.

꽉 차게 영근 영양들을 볶고 지지고 돌돌 말아서 나들이 가듯 작은 테라스에 상을 놓아 보자. 노란 소국도 꽂아보고, 따뜻함을 나눌 이웃도 초대하자. 조촐한 수다로 가을 햇살이 더 영근다. 몸을 가볍게 하는 채소는 색, 향, 맛이 진할수록 식물영양소가 듬뿍 들어 있다. 강력한 항산화력을 지닌 식물영양소는 몸이 건강을 회복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보통 빨간색, 노란색, 초록색, 흰색, 보라색에 식물영양소가 풍부하다.

빨간색에는 리코펜과 엘라그산이 들어 있어 노화 속도를 늦춰준다. 자두나 대추가 대표적. 노란색에는 식물의 알파 베타 카로틴과 베타 크립토산틴이 있어 비타민A로 전환된다. 눈과 피부의 건강을 돕는 이 영양소는 당근, 호박, 파인애플, 옥수수에 풍부하다. 초록색 채소에는 이소플라본이 풍부해 콜레스테롤을 낮춰주고 세포를 건강하게 해준다. 시금치, 피망, 완두콩, 녹차 등이 대표적이다.

보라색에는 안토시아닌이 들어 있어 노화 속도를 늦추고 심장 건강을 유지해 준다. 적포도의 레스베라트롤도 심장에 좋다. 흰색 식물 중 양파, 마늘에서 발견되는 알리신은 콜레스테롤 건강에 도움이 되고 사과·버섯·콜리플라워 등에 함유된 케르세틴은 비타민C가 체내에서 활동하는 것을 돕는다.

● 오색채소 닭 가슴살 샐러드

오색 빛깔이 듬뿍 들어가 영양소도 풍부하고 눈도 즐겁게 하는 가을 샐러드. 닭 가슴살에 소금, 후춧가루, 로즈마리로 밑간을 한다. 양파, 당근, 샐러리를 채를 썰어 찬물에 씻고 물기를 뺀다. 프라이팬을 중간불에 달군다. 올리브오일을 2큰술 넣고 얇게 마늘을 저며 넣는다. 닭고기를 얹고 로즈마리로 덮어준다. 노릇하게 구워 손가락 굵기로 썬다.

가을 밀감 껍질을 벗기고 칼집을 내 살만 발라 놓는다. 접시에 밀감, 닭고기를 돌려 담고 가운데 오색채소를 올려 담는다. 소스는 씨 겨자 2큰술, 설탕 3큰술, 소금 1작은술, 식초 3큰술, 레몬주스 4큰술을 볼에 담고 거품기로 저은 후 포도씨 오일 3큰술에 다진 파슬리 1큰술을 조금씩 부으며 다시 섞어 만든다.

● 단호박 채소말이

비타민A가 풍부하고 다양한 채소를 모양 있게 갖춰낼 수 있다. 우선 단호박을 필러로 얇게 썰어 준비하고 남은 단호박은 쪄 놓는다. 단호박말이에 들어갈 오이와 파프리카, 사과는 비슷한 크기로 채를 썰어 준비하고 썰어놓은 단호박 슬라이스는 기름을 두르지 않은 달궈진 팬에서 노릇하게 구워낸다.

베이컨 역시 달궈진 팬에 굽고, 구운 단호박과 베이컨을 깔고 준비한 채소와 사과채를 얹은 후 돌돌 말아준다.

마지막으로 소스를 만드는데 찐 단호박은 으깨고 요거트, 마요네즈, 레몬즙, 꿀, 소금 약간 등을 섞어 소스를 만들어 완성한다.

● 우엉 가을 열매 주먹밥

뿌리 채소인 우엉과 리코펜이 풍부한 빨간 대추 그리고 은행, 밤 등을 넣어 가을색이 완연한 주먹밥을 만든다.

우엉은 채를 썬 뒤 식초물에 담가 갈변 되는 것을 막는다. 냄비에 물을 붓고 가쓰오부시, 멸치를 넣어 국물을 낸 뒤, 건더기는 건져낸다. 육수에 우엉, 간장, 물엿, 마늘 등을 넣고 강한 불에 끓이다가 불을 줄이고 30분 정도 졸인다.

졸인 우엉은 사방 0.5cm 크기로 썬다. 은행, 밤, 말린 대추도 같은 크기로 썬다.

따뜻한 밥에 우엉조림, 소금, 후춧가루, 참기름 등을 섞은 뒤 3등분으로 나눠 은행, 밤, 대추를 각각 밥에 섞은 뒤 뭉쳐 삼각형 모양의 주먹밥을 만든다. 주먹밥에 따라 한 귀퉁이에 검정 깨를 묻혀 장식한다.

이은선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