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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시대 달항아리, 뉴왁 발렌타인하우스 장식하다

뉴왁박물관 한국관 25주년 기념 전시
가야 시대 유물부터 한국 현대미술까지

뉴왁박물관이 설립되던 1909년 박물관을 세우는 데 공헌한 초기 콜렉션 중 대다수는 아시안 미술품으로 구성돼 있었다.

티벳 미술품을 비롯해 중국 일본 그리고 한국까지. 아시안 미술품과 유물이 아니었다면 박물관은 오픈하기 힘들었을 것. 뉴왁박물관은 그렇게 아시아와의 연을 맺었다.

이 곳에서 한국 유물과 미술품을 본격적으로 선보이기 시작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25년 전이다. 초기 박물관이 소장한 한국 미술품와 유물은 1920~50년대 한국에 살다 온 선교사들의 기증품을 기반으로 했다.

이렇게 1989년 오픈한 한국관은 미국 내에서 가장 일찍 만들어진 한국관 중 하나다. 이후 하나씩 둘씩 골라 모은 한국 관련 소장품은 어느덧 600여 가지로 불어났다. 뉴왁박물관 측에 따르면 이 숫자는 메트로폴리탄박물관보다 많은 것.



한국관 개관 25주년을 맞아 박물관은 전시 물품을 늘리고 전시관을 확대해 '한국 금강산의 땅(Korea Land of the Diamond Mountains)'이라는 이름의 특별 전시를 준비했다. 소장품 600여 가지 중 평소 40여 점만을 공개해 놓았는데 기념일을 맞아 75점으로 늘렸다.

전시를 통해 공개되는 미술품 또한 한국의 역사를 총망라하는 수준이다. 기원전 57년의 가야 유물부터 전세계 미술계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한인 작가 최우람씨의 작품까지 시간과 공간을 넘나든다. 전시를 준비한 캐서린 앤 폴(사진) 아시안미술 큐레이터는 "그래도 아직 보여주지 못한 것들이 많다"고 아쉬워했다.

12폭 병풍 속 금강산

박물관 내 한국 유물을 찾아 떠나는 여정은 박물관 메인빌딩 1층 특별전시관에서 시작된다. 여기에는 금강산을 그린 12폭 병풍이 전시돼 있다. 6.8.10폭 병풍이 일반적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여기에 전시된 병풍은 그 형태나 내용에 있어 특별하다.

금강산 그림이 그려진 이 12폭 병풍은 1900~1910년 사이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특별한 행사 등에 사용됐던 것으로 보인다. 금강산 곳곳의 지명이 한문으로 쓰여 있다.

또 다른 병풍은 19~20세기 평양을 그린 12폭 병풍이다. 8폭 문자도 병풍에는 한문을 그림과 엮어 그린 위트가 돋보이며 천태종 승려의 초상화에서도 뒷배경으로 사용된 병풍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전시관 한가운데에는 8폭 모란 병풍 앞에 활옷이 놓여있다. 이 활옷은 자수 연구가 정영양 박사가 박물관 측에 기증한 것으로 한국 국립고궁박물관에 있는 18세기 활옷을 재현한 작품이다. 결혼식 때 주로 입었다는 활옷 그리고 결혼식 때 배경으로 사용되던 모란 병풍이 화사하다.

콜더 모빌vs최우람 유니쿠스

메인빌딩에서 계단을 따라 노스 윙(North Wing) 3층으로 가면 한국관이 자리잡고 있다. 이 한국관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건물 1~3층을 터서 시원하게 뚫려 있는 아트리움 공간을 마주하게 된다. 아트리움 천정은 유리로 꾸며져 햇살이 가득하다.

이 아트리움 공중에는 미국 조각가 알렉산더 콜더의 모빌 조각품이 고요히 떠 있다. 그리고 그 모빌 옆 유리판에는 한인 작가 최우람씨의 작품 '유니쿠스(Unicus-cavum ad initium)'가 관객들을 맞이한다.

관람객이 작품 앞에 서면 센서가 움직임을 감지해 작품을 작동시키고 다리가 달린 괴생명체를 연상시키는 이 작품은 부드럽게 다리를 움직이기 시작한다. 스위스에서 기계를 가져와 철을 레이저 커팅한 정교함이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폴 큐레이터는 "최씨 작품은 유리에 붙어있고 바로 아래 공중에는 콜더의 작품이 떠 있어 두 작품이 시각적으로 대화하는 듯한 효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폴 큐레이터에 따르면 최우람씨의 작품을 미국 박물관에서 구입한 것은 뉴왁박물관이 처음이라고 한다. 바로 지난 주에 설치한 '따끈따끈한' 작품이다.

가야부터 조선까지

최씨의 작품을 지나 3층 한국관으로 들어서면 시대순으로 배열된 유물들을 만나볼 수 있다. 가야 시대 때 사용하던 항아리와 주전자 대야 등을 비롯해 신라 시대 물병과 물잔 등이 한국식 찬장에 가지런히 놓여 있다.

이어 고려 청자 매병(술 담는 용기) 기름병 등 마치 가야 시대부터 고려 시대까지의 가정집을 한 눈에 둘러보는 듯한 편안한 분위기로 꾸며져 있다.

조선 시대로 넘어오면 금사리와 분원리에서 만들어진 백자철화용문항아리 등이 전시돼 있으며 20세기 대한제국 시절 사용됐다는 사방탁자와 문살 또한 잘 보존돼 있다.

유물들은 시대순 뿐 아니라 불교.유교.샤머니즘 등 종교적 색채에 따라서도 구분돼 있다. 19~20세기 지장보살 그림은 물론 조선시대 부처상과 조선후기 무덤 동자상 유교 제사기 주술적 의미를 담은 꼭두각시 등이 주요 전시품이다.

3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면 아시아권 장식물을 모아놓은 장식물(Decorative Arts) 섹션이 있다. 몽골 티켓 중국 일본 등 국가의 장식물들과 함께 한국의 노리개와 단도 보석함 비녀 등 또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발렌타인하우스의 조선 항아리

한국과 관련된 유물이 꼭 한국관이나 아시아관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전시를 준비한 폴 큐레이터는 박물관의 자랑인 노스윙 1층 발렌타인하우스(Ballantine House)로 안내했다. 1885년 지어진 이 저택은 뉴왁에서 맥주 공장을 운영하던 발렌타인 가족의 보금자리였다.

도시에 있었던 빅토리아 시대 맨션으로는 유일하게 현재까지 남아 있는 건물이다. 벽돌과 라임스톤으로 만들어졌고 층계에는 티파니글래스가 유리를 장식하고 있다. 1937년부터 뉴왁박물관의 일부가 되었으며 1985년에는 역사기념물로 지정됐다.

이 저택의 1층과 2층은 빅토리아 시대 당시의 분위기를 그대로 살려서 꾸몄다. 이 곳 방 8칸을 '하우스 앤 홈'이라는 콘셉트로 꾸민 것. 이 방 중 하나에 조선시대 달항아리가 놓여져 있다.

발렌타인 가족이 세계 곳곳에서 장식물을 사들이던 중 이것 또한 구매하게 된 것. 사슴 그림이 그려져 있는 이 항아리는 중국 일본 터키 등 세계 각국에서 온 작품 사이에 당당하게 위용을 자랑한다.

저택 층계에 있는 티파니글래스는 '깨진 얼음 패턴(Cracked Ice Pattern)'이라는 스타일로 만들어졌는데 큐레이터에 따르면 이것 또한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로부터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패턴이라고 한다.

▶전시장소: 뉴왁뮤지엄(Newark Museum 49 Washington St. Newark NJ 07102

▶전시기간: 2014년 9월 30일부터 2015년 1월 25일까지.

▶전시정보: 973-596-6550(전화) newarkmuseum.org(웹)

이주사랑 기자 jsrle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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