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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국격 떨어트리는 '세월호 선동'

이용태·범사련 미주지부 상임대표

유엔총회 기조연설 등 국가적 외교를 위해 미국을 방문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일정에 맞춰 한인사회 일각에서 악의적인 선동과 음해가 난무하고 있다.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에서는 이들의 말이 힘을 얻었는지 모르지만, 정작 미주 한인사회는 어처구니가 없는 선동에 혀를 찰 뿐이다.

억측과 루머를 통해 세월호 음모론이 다시 만들어지고, 나라 안팎으로 갈등과 혼란을 부추기는 일이 또 벌어지고 있다. 진실을 조작하고 왜곡하여 음모론을 만들고 이를 수단으로 한국 국민과 한인사회를 이간질하는 행위는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인가? 반미와 반정부를 외치는 극단적인 세력이 나라 망신, 한인사회 망신을 획책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우리는 그동안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한 애도의 행렬에 동참해 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세월호'는 반성과 통회의 의미보다는 소모적 갈등과 끝없는 정쟁의 단어로 변질돼 가고 있다.

세월호 사태를 보는 두 가지 시각이 존재한다. 하나는 법치주의 틀 안에서 냉엄한 심판과 재발방지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기존 질서를 무시하고 정부를 대상으로 싸우자는 시각이다. 이는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수사권과 기소권'에 대한 주장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유가족의 영향력 하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두자는 후자의 시각은 자칫 '보복의 정치'를 불러올 수 있는 위헌적 내용이 아닐 수 없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삼권분립을 통해 공권력을 두는 것은, 사적 감정을 배제하고 엄정한 기준에서 시비를 판정해, 정의를 세워야 나라가 온전히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정부가 세월호 사태의 직접적인 가해자인 양 섣부르게 규정하고 무조건 못 믿겠으니 유가족들에게 칼자루를 달라는 처사는 국가의 기강을 흔드는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부정적 시각을 제기했을 것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아픔으로 가슴이 산산이 조각났을 유가족들에게 불신과 증오의 시각을 심어준 세력들이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 2008년 광우병 쇠고기 파동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죽는다는 근거 없는 루머를 퍼트리며 반정부 투쟁을 선동한 세력들이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존재하고 있다.

국민적 아픔과 희생마저도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서는 정치투쟁으로 변질시키는 시도는 근절되어야 마땅하며 유가족들은 냉정을 찾아 왜 사태가 부정적으로 돌아가는지 되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여야 정치권 내부에도 철모르는 일부 인사들이 국민을 갈등으로 몰고 투쟁을 선동하고 있지만, 수천만 국민의 눈총이 그들을 겨누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나라의 기틀을 흔들면 모두가 침몰하는 비운을 맞을 수 있다. 법치주의 틀 안에서 세월호 사태가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계기로 승화, 발전해 나가기를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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