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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아버지와 아들의 생각은 너무도 달랐다(II)

지난번에 아들 목사에게 목회를 좀 더 잘 하라고 쓴 소리를 한 아버지는 마음이 불편했다. 장로로 오랫동안 교회를 섬기면서 신학을 공부하고 전도사 일을 한 적도 있어 교회생리를 잘 알고 있기에 목회하는 아들에게 교인들이 원하는 면을 전했지만 그것이 잘 받아드려지지 않았을 때 생긴 고민이다.

아버지의 쓴 조언을 못받아드리는 아들의 마음도 역시 괴로웠다. 피는 물 보다 진하다는 말처럼 부자지간은 때로는 다투기도 하지만 오래 지속되지는 않는다. 물론 영적으로 카리스마적인 목회자를 생각하는 아버지에 반해 더불어 공동목회를 하며 자유롭게 교회생활을 하자는 아들의 주장도 일리가 있다. 두 사람은 서로의 다른 점을 탓하기 보다는 교회의 존재 가치를 찾아보기로 했다. 즉 세상에 처음으로 교회가 시작된 동기와 목적은 무엇이며, 둘째로 이민교회는 언제 어디에서 생겼으며 무엇을 했는지, 셋째로 자신들의 교회의 과제는 무엇인가? 이런 문제를 놓고 두 사람은 매주 월요일 새벽기도회를 끝내고는 아침 식사를 금식하면서 온종일 기도와 성경를 놓고 씨름하면서 3개월 만에 그 대답을 찾았다. 첫째 교회가 시작된 동기는 예수님께서 부활 승천하신 후에 성모 마리아와 제자들이 마가의 다락방에 모여 기도하다가 성령의 체험을 한후 안으로는 사랑의 공동체를 이루고 밖으로는 복음 전파를 위해 시작되었다. 두번째는 교회에 핍박이 심해지고 순교자들이 늘어나자 신앙의 자유를 찾아 모든 것을 버리고 먼 나라인 수리아의 안디옥에 모여 예배를 드리면서 이민 교회가 시작되었다. 그 교회의 특징은 잘못된 오랜 폐습을 탈피했다. 선민이라는 유대인이나 개처럼 무시당하는 이방인들 즉 수리아인, 헬라인, 아프리카 사람들이 같이 모였고, 더욱이 차별이 심한 남녀노소, 특별 계급인 왕족이나 촌부들이 오직 예수 때문에 한 형제자매로 하나가 되었다. 더욱 관심을 끄는 것은 맨 주먹으로 타향에서 생존하기가 힘들었지만 오히려 자유롭게 신앙생활을 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복음 전파에 전념했다. 사람들이 교회를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대신에 찾아나섰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예수님을 만난 후 다소에서 은신하고 있는 사울을 몇 번이고 찾아가 교회로 끌어내서 제자로 키워 세계 역사를 바꾼 사도 바울로 키운 것이다. 또한 기근으로 고생하는 예루살렘 모 교회에는 힘에 넘치게 구제금을 보내고 젊은이들을 모아 선교사 훈련을 시켜 외국으로 내보냈다. 세상 사람들은 이 교회를 향해 참 크리스찬들이라고 칭찬했다.
셋째로, 위의 두 교회의 장점들을 자기 교회에 접목시켜 그들 나름의 전략을 세우고 현실로 옮겼다. 먼저 새로운 포어로 ‘이 교회의 주인은 예수 그리스도요, 우리는 그 분의 제자다’로 하고 모든 일에 감사하는 생활을 강조했다. 심지어 어려움을 만나도 원망하거나 피하지 않고 맞부딪쳐 해결하면서 면역성을 키우며 감사했다. 다음은 사랑의 실천이다. 주위에 소외된 독거노인들, 병으로 고생하는 분들, 남의 도움이 필요한 분들을 찾아나섰다. 교회는 병원처럼 치유와 재활의 역할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훈련 장소로 삼았다.

인간의 끝없이 일어나는 욕정을 절제하고 오히려 그리스도를 본받아가는 훈련을 통해서 나의 이익에 모든 것을 맞추려는 욕심을 벗어나 그리스도에게 나를 맞추려는 노력을 했다. 또한 다문화권인 미국에서 우리 한인끼리의 울타리를 벗어나 주류사회에 깊이 들어가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게 하는 것이다. 영어권 자녀들은 1.5세대의 유능한 지도자를 모시고 영적인 교육은 물론 가능한한 한국말로 인사하며 예배드리는 순서도 이중언어를 같이 사용케 했다.

몇 주가 지나자 새로운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목사의 설교가 새로워졌고 장로들의 기도가 뜨거워 졌으며 찬양을 하면서 감격의 눈물이 나온다. 목회자는 휴일인 월요일과 휴가를 반납하고 소방관처럼 24시간 대기상태로 교인들을 돌보고 교회에는 찬송과 기도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다른 교회 교인들이 소문을 듣고 구경왔다가 교인이 되었다. 교인들은 생일이나 결혼기념일, 특별히 기념되는 날에 교회에서 보낸 예쁜 카드를 받고 축하 전화를 받는다. 삼년 안에 자체 건물을 구입해서 더 활동 범위를 넓히고 교인들은 신나는 천국을 이어갔다. 오늘도 이런 교회를 찾는 사람들이 많은데!


현순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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