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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실행 공부의 의의

원만한 인격을 이루기 위해서는 명상과 지혜, 실행을 함께 닦아야 한다. 인격 수양과 관련해서 실행이란 '정의는 취하고 불의는 버리는 것'을 의미한다. 지혜에 속하는 '무엇이 정의이고 불의인가를 판단하는 일'보다, 실행에서는 '취하기로 한 것은 취하고 버리기로 한 것은 버리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명상을 하는 목적은 지혜를 얻기 위함이고, 지혜를 닦는 이유는 바른 행을 하기 위해서이다. 명상을 통해 수양력을 얻었고, 지혜를 닦아 연구력을 얻었다 하더라도 실제 일을 당해 실행을 하지 못하면 힘들여 얻은 수양력과 연구력은 수포로 돌아갈 것이다.

선이 좋은 줄은 알지만 선을 행하지 못하고 악이 그른 줄은 알지만 악을 끊지 못하는 까닭은 무엇이 옳고 그른지 몰라서 실행을 제대로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알면서도 불같이 일어나는 욕심과 철석같이 굳은 습관에 끌리기 때문이다.

배울 만큼 배운 사람들이나 심지어 종교인들마저도 재물과 색에 대한 욕심 때문에 패가망신하는 경우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이는 그것들이 잘못된 행동임을 그들이 몰라서가 아니다. 알면서도 욕심에 끌리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을 통해 굳어진 습관도 바른 실행을 방해하는 주요한 요소이다. 군대에서는 운동장을 연병장, 매점을 PX(Post Exchange) 라고 부른다. 제대를 하고 복학을 하면 누구나 한동안은 이 습관을 버리지 못한다. 최근에 한 인터넷 사이트의 비밀번호를 변경했다. 2주 전 변경한 비밀번호를 이제야 제대로 입력한다. 과거 비밀번호가 머리와 손에 익어있기 때문이다.

실행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정의인 줄 알거든 크고 작은 일을 막론하고 '죽기로써' 실행하고, 불의인 줄 알거든 크고 작은 일을 막론하고 '죽기로써' 하지 말라고 하셨다. 품위 있는 경전에 '죽기로써'와 같은 강한 표현을 쓰신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 이런 각오가 아니면 우리는 욕심과 습관을 항복 받기 어렵다.

또한 모든 일을 할 때에 즉시 실행이 되지 않는다고 낙망하지 말고 정성을 계속하여 끊임없는 공을 들여야 한다. 우리 인생에서 노력에 대한 '실패'란 존재하지 않는다. 결실과 성공을 위한 '과정'일 뿐이다. 20번이라도 해보고 포기하는지 자문해 볼 일이다.

선 법회에 참가하는 현지인들은 가끔 이런 질문을 한다. "명상을 통해 지혜만 닦으면 바른 실행은 저절로 되는 것 아닌가요?" 과연 그럴까. 대종사께서는 "안다 할지라도 실행이 없으면 고(苦)로 들어가게 된다"고 하셨다.

군대와 사회의 용어가 다른 것을 알고 비밀번호를 바꾼 사실을 익히 알고 있지만 '습관' 때문에 실수를 반복한다. 안다고 해서 모든 실행을 바르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는 것'이 '바른 실행'을 할 확률을 높이기는 하지만, 보장하지는 못한다. 줄기와 가지와 꽃과 잎이 좋아도 열매가 부실할 수 있다. 실행 공부에 따로 정성을 들여야 한다.

양은철 교무 (원불교 LA교당)

drongiand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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