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젊은이여, 결코 희망 뺏기지 말라"
교황,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물질주의 유혹과 싸우고 죽음의 문화 배척하기를"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나라의 그리스도인들이 올바른 정신적 가치와 문화를 짓누르는 물질주의의 유혹에 맞서, 그리고 이기주의와 분열을 일으키는 무한경쟁의 사조에 맞서 싸우기를 빈다”고 말했다. 그 구체적인 방법으로 ‘회개’와 ‘관심’을 제안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느님의 말씀에 따라 새롭게 회개해야 하고, 우리 가운데 있는 가난하고 궁핍한 이와 힘없는 이들에게 깊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교황은 이어서 젊은이를 걱정했다. “ 오늘날 우리 곁에 있는 젊은이들이 기쁨과 확신을 찾고, 결코 희망을 빼앗기지 않기를 바란다.” 젊은이들을 둘러보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희망’이라는 말에 방점을 찍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평소 자본주의의 탐욕과 빈부의 양극화를 비판해 왔다. 교황이 추기경이던 시절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낸 아르헨티나의 문한림 주교는 “교황님의 이런 메시지 밑에 흐르는 것은 남미 해방신학이 아니다. 인간에 대한 휴머니티이자 그리스도의 사랑이다”고 설명했다.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은 강론에서 “새로운 형태의 가난을 만들어 내고 노동자들을 소외시키는 비인간적인 경제 모델을 거부하기를 빈다. 생명이신 하느님과 하느님의 모상(인간을 뜻함)을 경시하고, 모든 남성과 여성과 어린이의 존엄성을 모독하는 죽음의 문화를 배척하기를 빈다”고도 했다.
이 같은 언급에 대해 한국을 찾은 바티칸 출입기자들은 “수위가 높은 발언”이라고 입을 모았다. 가톨릭 매체인 CIC의 요하네스 쉬델코 기자는 “교황이 새로운 형태의 가난을 만드는 현대의 경제에 비판적 시각을 가졌고 ‘죽음의 문화’란 표현을 자주 쓴다”며 “그렇지만 맞서 싸우거나 거부하란 표현은 강한 표현”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자살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인 현실이 10년째 이어져 오고 있다는 설명을 듣자 미국의 가톨릭 전문 통신사 겸 방송사인 CNA·EWTN의 뉴스 프로듀서인 앤디 홀든은 “이제야 교황의 발언이 이해가 된다”며 “교황이 한국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교황수행기자단=고정애 특파원, 백성호·김호정 기자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