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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동생만 예뻐해? 삐딱해지는 큰 아이…둘째 탓 스트레스 받는 첫째 아이

형제자매 간 나이 차가 커지고 있다. 서너 살 차이는 기본이다. 예전에는 많았던 연년생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다. 늦둥이가 대세라는 말도 나온다. 맞벌이 부부가 많아진 데다 육아에 따른 경제적 부담이 커진 탓이다. 둘째 아이 임신 시 종종 겪는 난임과 첫째 아이를 걱정해 둘째를 갖는 느지막한 출산 계획도 터울이 벌어지는 이유다. 그런데 동생과의 큰 나이 차가 첫째 아이에게는 스트레스가 된다.

과도한 책임감을 요구받는 대신 이해와 관심은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하지만 대부분의 부모는 이 같은 아이들의 스트레스를 인식하지 못한다. 전문가들은 이 시기의 스트레스가 아이의 성격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경고한다.

류장훈 기자

아이들 간 터울이 점차 벌어지고 있다. 통계청의 출생통계가 이 같은 추세를 가늠하게 한다. 출생통계 중 ‘출산순위별 부모의 평균 결혼생활 기간’에 따르면, 첫째 아이 출산 시 결혼생활 기간은 평균 21.1개월으로 10년 전인 2002년(21.0개월)에 비해 0.1개월 늘어나는 데 그쳤다. ‘출산순위별 부모의 평균 결혼생활 기간’이란 각 아이 출산 당시 실제 결혼생활 시작에서 출산까지의 기간을 말한다.

반면에 둘째 아이 출산 시 결혼생활 기간은 2002년 51.4개월에서 2012년 54.6개월로 3.2개월 늘었다. 결혼 후 첫째 아이 출산까지 걸리는 시간은 별 차이가 없는 데 반해 둘째 아이 출산 시기는 늦춰진 것이다. 연도별로 보면 첫째 아이와 둘째 아이 출산 간격은 2002년에는 30.5개월이었으나 2004년 32.4개월, 2006년 33.5개월로 지속적으로 늘었다. 2008년에는 34.4개월까지 벌어졌다. 2011년에도 34.2개월을 기록했다. 통계청 인구동향과 손현정 주무관은 “현재 터울 변화를 알 수 있는 직접적인 통계는 없지만 출산 순위별 결혼생활 기간으로 이를 추정할 수 있다”며 “초산 시기는 비슷한 데 반해 둘째 아이 출산이 늦어지면서 터울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책임·기대 커지는 첫째 아이

경기도 분당에 사는 주부 정혜인(34)씨는 최근 당황스러운 일을 겪었다. 다섯 살 큰아이가 생후 4개월 된 동생의 젖병을 물고 있었던 것. 우유를 달라고 조르거나 과격하게 떼쓰는 일도 잦았다. 정씨는 “동생이 태어난 뒤로 큰아이가 나이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하는 일이 종종 생겼다”며 “오히려 이런 행동이 실망스러워 크게 꾸짖었다”고 말했다.

서울 강동구에 사는 김현정(32)씨는 최근 여덟 살짜리 큰아이가 부모가 혼내듯이 네 살 밑 남동생을 혼내는 모습을 보고 적잖이 놀랐다. 김씨는 “큰아이가 실수할 때마다 야단치곤 했는데, 동생을 똑같이 혼내더라”며 “큰아이에게 이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그때 하게 됐다”고 말했다.

첫째 아이는 둘째가 태어나면 으레 시기와 질투를 한다. 그동안 독차지하던 부모의 사랑을 빼앗긴다는 느낌을 받아서다.

그래서 큰아이는 부모의 관심을 받기 위해 애쓴다. 일반적으로 퇴행행동을 보인다. 아기처럼 말하거나 젖을 달라고 떼를 쓴다. 잘 가리던 소변을 못 가리거나 기저기를 차겠다고 투정을 부리기도 하고 악몽을 자주 꾸기도 한다. 동생이 생겼을 때 아이들이 보이는 자연스러운 이상 행동이다. 하지만 이상 행동을 접했을 때 부모의 반응은 대체로 냉담하다. 아이들의 터울이 클수록 더하다. 타이르기보다 크게 혼내기 일쑤다. 나이가 많은 것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김영훈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나중에 동생이 태어나면 부모가 첫째 아이를 형제라고 생각하기보다 동생의 보호자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며 “그래서 부모는 첫째에게 과도한 책임감을 지워준다”고 말했다.

책임만 강요 … 스트레스는 부모 탓

부모의 이러한 기대와 시선은 고스란히 아이에게 부담과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오랜 기간 독차지하던 부모의 사랑을 한순간 잃었지만 보상은 미미하다. 첫째 아이 입장에서 동생이 생기는 것은 위기이자 충격이다. 아이가 받는 스트레스는 배우자의 외도에 비유되기도 한다.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부담과 구박인 셈이다.

첫째 아이에게는 큰 책임이 뒤따르는 반면 권한은 주어지지 않는다. 이러한 애매한 위치가 아이에게는 스트레스가 된다.

강북삼성병원 신동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부모가 터울이 있는 아이에게 큰 실수를 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신 교수는 “큰아이의 위계를 거의 부모처럼 올려놓아 첫째 아이에게 많은 의무를 준다”며 “하지만 부모만큼 권한은 없어 아이의 박탈감과 상실감이 커지게 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대부분 부모의 요구가 아이의 능력을 벗어난다는 점이다. 나이 차이가 나면 부모는 다 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동생을 돌보는 것 자체가 아이에게는 능력 밖의 일이다. 그 자체가 아이의 심리를 불안하게 하는 요소다. 신 교수는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이 명확하게 구분되면 아이는 당당해지지만, 반대로 할 수 없는 일인데도 요구받고 꾸중을 듣게 되면 늘 혼날까 봐 불안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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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와 터울 큰 맏이 육아법
첫째 아이에게 권한 주고 동생 돌보면 칭찬해 줘라


큰아이에게 권한 주고 동생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 심어주면 ‘끝!’

의학에서는 2년6개월을 가장 이상적인 터울로 본다. 소아과학 교과서에는 첫째와 둘째 아이의 가장 적정한 나이 차로 이렇게 명시돼 있다. 터울이 너무 작으면 부모의 부담이 큰 데다 자식 간 경쟁관계가 형성되기 쉽기 때문이다. 또 3년 이상 멀어지면 부모가 육아 경험을 잊고, 아이에게 보호자의 역할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상적인 터울도 숫자에 불과하다. 중요한 것은 아이를 대하는 부모의 자세다. 터울이 나는 첫째 아이를 대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1 첫째에게 권위를 부여하라

첫째 아이의 권위를 세워주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정 부분 권한을 주는 것이다. 가령 두 아이한테 먹을 것을 직접 똑같이 나눠주는 것보다 큰아이에게 모두 주고 동생에게 나눠주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시키는 대로 나눠주면 칭찬해 주는 방식이다. 그러면 큰아이는 자신감과 동생에 대한 책임감이 자연스럽게 생기게 된다.

2 둘째를 챙기려면 첫째를 챙겨라

큰아이가 동생을 챙겨주게 만들려면 첫째를 챙기면 된다. 보통 부모는 첫째는 다 컸다고 생각해 유독 둘째만 챙기기 쉽다. 부모가 동생만 챙기면서 자꾸 보호하려 들면 큰아이의 질투와 소외감은 더 커진다. 부모가 없을 때 동생을 혼내거나 때리는 일이 생기게 된다.

3 사랑받는 존재임을 알려줘라

첫째의 소외감과 질투는 부모의 사랑을 동생에게 빼앗겼다는 것에서 출발한다. 이것에 대한 오해를 풀어줘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 표현하기는 쉽지 않다. 부모 입장에서는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동생만 한 시절에는 혼자밖에 없어서 더 많이 사랑했었다”고 표현하는 것도 방법이다. ‘부모가 나를 여전히 사랑하는구나’라고 느끼면 질투나 시기는 상당 부분 해소된다.

4 동생으로 인해 칭찬받게 하라

보통 동생 문제로 큰아이를 혼내는 일이 많다. 그러면 큰아이 인식에는 동생의 존재가 부정적으로 입력된다. 따라서 동생으로 인해 큰아이가 칭찬받도록 해야 한다. 동생을 데리고 놀고만 있어도 칭찬해 주면 동생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가 생긴다.

5 둘째 아이 육아에 참여시켜라

동생을 돌보는 일에 첫째 아이를 참여시키면 소외감이 줄어든다. 대신 부모가 해야 할 일을 아이에게 떠맡기는 것이 돼서는 안 된다. 같이 해보는 개념이어야 한다. 부모는 아이가 한번 배운 일은 당연히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여기기 쉽다. 그렇게 되면 제대로 못했을 경우 아이를 다그치게 되고, 아이는 동생을 보는 일이 스트레스가 된다.

6 두 아이 접근방법 달리해라

관심을 주는 방식이 아이마다 달라져야 한다. 별도로 대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각각 아이에게 맞는 방법으로 다가가야 한다. 동생이 생김으로 인해 첫째 아이의 생활패턴이 급격히 달라지면 안 된다. 큰아이에게는 함께 놀아주거나 잠자리에서 책을 읽어주거나 하는 식으로 별도의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명확하게 관심을 표현하는 시간과 방식이 구분돼야 아이가 차별을 느끼지 않는다.

7 다그치지 말고 가르쳐라

아이들은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문제 해결 능력이 없는 경우가 많다. 첫째 아이가 동생을 때리거나 싸우면 첫째를 다그치게 된다. 이는 해결방법은 알려주지 않고 혼만 내는 것이다. 그러면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른다. 그때그때 동생을 위해 양보하거나 타협하는 등 방향을 제시하고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이해하도록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류장훈 기자
사진=김수정 기자 vlsghf8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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