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마당 시] 지구의 망원경
김복연(수필가·웨스트체스터)
눈과 귀에 넣어둘 수 없는
수많은 문자들
하얀 백지에 담아
매일매일 토해낸다.
세상 일 한 몸에 지니고
밤잠도 잊고
24 시간……
발에 달구지를 달고
이른 아침 대문을 두드린다.
만약 이 지상에서
수천억의 눈을 스쳐가는
신문이 없다면
그리운 고국을 방문할 수 없고
옆집에 고양이의 죽음도 알 수 없다.
우물 안 개구리가 된다.
몇십 리 나귀를 타고 가서
신문고를 울려야한다.
하얀 지면에서
세계 만물의 역사가 돌아간다.
지구의 망원경
공휴일을 잊고
오늘 아침도 신문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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