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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미술이란 무엇인가' 테마 인터뷰…테이트 모던 뮤지엄 제시커 모던 수석 큐레이터

광주 비엔날레 예술 총감독
한국 미술사 연구 보람 느껴
현대 미술은 딱히 정답은 없어
작가와 마음으로 대화 나눠야

1991년 영국 출신의 현대 설치미술가 데이미언 허스트는 포름알데히드 용액에 상어 사체를 넣은 작품을 내놓아 미술계를 놀래켰다. '마음 속 죽음의 육체적 불가능함'(The Physical Impossibility of Death in the Mind of Someone Living)이라는 난해한 제목의 이 작품은 선보이자마자 콜렉터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미 한해 전 유리 진열장에 피가 흥건한 소의 머리와 파리, 구더기, 설탕과 물 등을 넣은 작품을 선보인 그의 작품 치고는 덜 충격적이라는 평가였다.

허스트는 이어 '신의 사랑을 위하여'라는 제목으로 실제 사람 유골에 8601개의 다이아몬드를 박아넣은 작품을 내놓기도 했다. 최근에는 영국 출신 설치미술가 트레이시 에민이 실제로 온갖 더러운 쓰레기와 벗어던진 옷들로 가득한 자신의 침대로 만든 작품 '내 침대'(My Bed)가 크리스티 경매에서 430만달러에 낙찰, 미술계를 놀래켰다. '현대 미술'(Contemporary Art)에 대한 논란이 미술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현대 미술'의 정의는 과연 무엇인가?

중앙일보는 창간 40주년 기획으로 미술계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현대미술의 실체'를 소개한다. 첫번째로 세계 최고의 현대미술관으로 평가받는 영국 런던의 테이트 모던(Tate Modern) 수석 큐레이터인 제시카 모건과의 인터뷰를 싣는다. 그는 오는 9월 4일 개막되는 국제 현대미술제 '광주 비엔날레' 10회 예술 총감독으로 선임돼 주목을 받고 있다.


-광주 비엔날레 예술감독 선임을 축하한다. 개인적 소감은?

▶ 매우 기쁘다. 특별한 축복을 받은 느낌이다. 그동안 큰 관심을 갖고 있었던 한국의 미술사를 깊이 연구할 수 있게 돼 개인적으로 보람되고 한국의 현대미술가들과 일할 수 있게 돼 행복하다.

- 비엔날레의 타이틀(Burning Down the House/터전을 불태우라)이 독특하다. 제목도 현대 미술품의 한 부분같다.

▶ 물론이다. '버닝 다운 더 하우스'라는 제목은 1980년대 대중들을 열광시켰던 뉴욕 출신의 진보주의 그룹 '토킹 헤즈'(Talking Heads) 앨범에 수록된 곡 타이틀로 '낡은 체제를 불태워라'라는 뜻이다. 토킹 헤즈는 콘서트에서 '집을 불태워라'라는 구호을 외쳐 청중을 열광케 했다. 이 구호는 당시 젊은층으로 부터 반감을 사고 있었던 서구 생활 방식에 대한 지적인 비판이었기 때문이다.

- 비엔날레에서는 어떤 비판을 기대하나?

▶ 광주 비엔날레는 '광주' 라는 지역의 역사적 사실을 배제하고는 이뤄질 수 없다. 이번 비엔날레에서 '버닝 다운 더 하우스'는 '창조적 파괴'와 '새로운 출발'이라는 모순의 개념을 담고 있다. 태워서 없애는 행위는 역설적으로 재생을 함축한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광주 민주 항쟁의 역사 속에서 일어났던 파괴와 재생의 순환을 탐구하는 예술의 변증법적 역할을 추적하는 과정으로 꾸며진다. 불지르기는 정체성, 인종, 국적, 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타파하자는 의도를 담고 있다. '현대 미술'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이다.

-현대미술이란 무엇인가?

▶ 정답은 없다. 어떤 전문가에게서도 이것이 현대미술이다라는 답을 얻기 쉽지 않을 것이다. 마치 논술 문제와 같다. 응시자가 모두 다른 답을 내놓는데 채점자의 관점에 따라 점수가 다른 것 처럼 보는 사람의 눈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것이 현대 미술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 지난해 LA 현대 미술관(MOCA:Museum of Contemporary Art)에서 열린 세계적 설치미술가 어스 피셔(Urs Fischer)의 전시회를 큐레이팅했는데 관람자의 반응을 통해 내가 갖고 있던 현대 미술의 관점을 재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어스 피셔는 완전히 상식을 파괴하는 작가다. 정해진 게 없다. 빵으로 집을 만들고 폭탄 맞은 것 처럼 전시장 벽을 뻥 뚫어 놓는다. 그림 위에 다른 그림이 붙어있고, 왁스로 만든 조각품은 전시장에서 촛불처럼 계속 녹아내린다. 그러나 한가지 그에게 룰이 있다면 관객과의 소통이다. 어스 피셔가 가장 중시하는 것이 관람객 참여다. 이번 전시에서도 LA 지역의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해 흙으로 조각을 빚어 전시장에 놓았다. 어스 피셔는 다만 상상력의 심지에 '탁' 하고 점화했을 뿐이다. 이것이 이번 전시에서 가장 인기를 끌었다.

어스 피셔처럼 나 역시 현대미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작가는 작품을 전시하고 관람객은 그 앞에 서서 작품을 바라보며 감명받고 하는 것은 이제 더이상 현대 미술의 범주에 들지 않는다.

-문화 변방의 작가들을 선호하는데 이것도 소통을 위해서인가?

▶ 맞다. 테이트에서 2011년 멕시코의 설치 미술가 '가브리엘 오로즈코'(Gabriel Orozco) 전시회를 열었고 지난해에는 레바논 출신의 93세 예술가 '살루아 라우다 슈케어(Saloua Raouda Choucair)'전시회를 열었다. 남미와 중동의 변방 문화를 현대미술 중심지인 런던으로 끌어오며 어떤 이야기가 나올까 궁금했는데 결과는 상상외로 좋았다. 전시회 기간 내내 영국 전체가 시끄러울 정도였다. 유럽인들은 특별히 문화 다양성에 관심이 많다. 미국이 다인종 사회라지만 실제로 문화적 다양성을 즐기는 곳은 유럽이라고 생각한다. 현대미술에서 다양성은 상당히 중요하다.

- 한국의 현대미술은 어떤가?

▶대단하다. 광주 비엔날레 덕으로 많은 한국의 현대화가와 일하게 되면서 그들의 천재성과 예술성에 놀라고 있다. 한국 작가들이 인지하는 것보다 세계 미술계에서 바라보는 한국의 현대미술계는 훨씬 대단하다.

- 현대미술은 어떻게 즐겨야 하나?

▶일반적 시선으로 충격적이고 거부감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작품을 보면서 작가의 제작 의도, 동기, 파장 효과 등을 나름대로 머리 속으로 생각하고 추리해 본다면 작품 관람이 재미있을 것이다. 미스테리나 추리 영화를 보는 듯 흥미진진할 수도 있다. 다시 말하지만 현대 미술에서는 소통이 중요하다. 작품을 보면서 계속 작가와 마음으로 대화를 나누는 것. 그 안에 내 생각을 대입해 보는 것. 그것이 현대미술 큐레이터로서 작품 관람에 대한 조언이다.

유이나 기자

제시카 모건은?

•나 이 : 46세

•국 적 : 영국

•현 직 : 테이트 모던 큐레이터 (The Daskalopoulos Curator)

- 캠브리지 대학 미술사 학사, 런던 커톨드(Coutauld) 인스티튜트 석사

- 시카고 현대미술관 큐레이터 역임
- 2002년부터 테이트 모던에서 활동하며 동서양의 조화, 다양성, 융화 등 메시지 담은 실험적 전시 기획.

- ‘파케트’, ‘아트포럼’등 저널에 정기 기고

- 보스턴 현대미술 연구소, 하버드대학 포그 아트 미술관, 예일대학, 영국미술 예일 센터 등에서 데이트 모던의 기획전을 현대미술 연구 교재로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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