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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리어왕’ 무료로 관람하세요

시대 초월한 부모·자녀 갈등
센트럴파크 델라코타 극장서
17일까지 450주기 특별공연

노을이 붉게 물든 맨해튼 센트럴파크 델라코타 극장(Delacorte Theater). 어둠이 짙어지면서 관중들은 배우들의 대사 하나 하나에 몰입돼 가고 있었다.

“나를 얼마나 사랑하느냐?” 세 딸을 향해 리어왕(존 리스고 분)이 던진 물음에 관객들은 모두 숨을 죽이며 대답에 귀를 기울인다. 언니들의 위선적인 대답과 달리 막내딸 코딜리아는 “딸로서 아버지를 사랑하는 만큼 사랑한다”고 대답했다. 사랑의 정도에 따라 영토와 재산을 물려주겠다는 아버지의 말에도 흔들림 없는 그녀의 진심 어린 말이 관중들을 사로잡았다.

깊어지는 어둠과 함께 후반으로 가면서 1800여 명의 관중들은 분노에서 후회, 슬픔으로 변화하는 인간의 감정을 표현하는 배우들의 몸짓과 표정, 그리고 주옥 같은 셰익스피어의 대사 하나 하나에 빠져들고 있었다.

지난달 22일 델라코타 극장에서 막이 오른 셰익스피어 연극 ‘리어왕’. 이번 공연은 퍼블릭 시어터(The Public Theater)의 ‘셰익스피어 인 더 파크(Shakespeare in the Park)’ 행사 준비위원회가 셰익스피어 사망 450주년을 기념해 기획한 무대. 셰익스피어의 비극 가운데 마지막 공연이자 52번째 작품이다.



4대 비극 중 가장 비극적이고 처절하다는 평을 받고 있는 ‘리어왕’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상존하는 부모와 자녀 간의 갈등을 다층적으로 파헤침으로써 삶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과 시대를 초월한 인간의 본성을 되돌아보게 하는 명작.

‘리어왕’역을 맡은 존 리스고는 ‘햄릿’에서도 열연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68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온몸으로 연기를 해 관객들의 호평을 자아낸 명배우.

연출자 대니얼 설리번 감독은 2년 전 ‘로미오와 줄리엣’을 무대에 올린 바 있으며 토니상 수상자이기도 하다. 막이 오르기 전 무대에 나온 그는 “극단의 설립자 조셉 팹은 누구에게나 연극을 볼 자유가 주어져야 한다고 믿었고, 그러한 가치를 높이고자 이번 극을 준비하게 되었다”고 공연 취지를 밝혔다.

뉴욕 ‘셰익스피어 페스티벌’이 시작된 것은 1954년. 초기에는 다른 장소에서 공연을 하다 센트럴파크 델라코타 극장으로 옮긴 것은 1962년이다. 첫 공연은 ‘베니스의 상인’. 퍼블릭시어터는 연극을 좋아하지만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일부 좌석을 제외하고 모든 좌석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리어왕은 오는 17일까지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후 8시 공연된다. 입장권은 매일 낮 12시에 델라코타 시어터 앞에서 받을 수 있다.

이경화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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