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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교회 탐방] '힐송처치 NYC'

록그룹 공연 보는 듯한 화려한 무대 눈길
설교 땐 쉬운 용어…비신자도 거부감 없어
설립 3년 만에 6000여 명 메가처치로 성장

8월의 첫 일요일이었던 3일 오전 8시. 이른 아침부터 맨해튼 미드타운 8애브뉴와 34스트릿에 있는 맨해튼센터에는 청바지를 입고 가방을 둘러맨 청년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힙합부터 로커 스타일의 장발까지…. 200~300명은 족히 돼보였다. 지난 1906년 지어진 맨해튼센터는 데이비드 보위 등 유명 가수의 공연 장소로 쓰여졌다. 1990년대에는 그 시대를 풍미했던 월드프로레슬링(WWF) 경기 장소로도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이들은 콘서트나 스포츠 경기를 보러 온 것이 아니었다. '힐송처치(Hillsong Church) NYC'의 10시 예배에 참석하기 위해 두 시간 전부터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찬양=1층과 2층을 합쳐 최소 1000명은 들어갈 수 있을 듯한 규모의 공연장이 성도들이 꽉 채워졌다. 성도들의 환호와 함께 곧 무대에 등장한 밴드. 30여 명의 성가대와 함께한 이 무대에서 밴드는 주로 록 음악을 기반으로 한 찬양으로 신세대 크리스천 뉴요커들을 사로잡았다.



힐송처치 NYC는 기존 예배 형식에서 탈피한 콘서트 예배로 유명하다. 세계적인 록그룹 U2나 레드핫칠리페퍼스가 이 교회 강단에서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칼 렌츠 담임목사=곧 양쪽 옆머리를 민 '모하크' 헤어스타일에 쌍권총이 그려진 팔뚝의 문신 풀어헤친 빨간 티셔츠에 청바지 차림의 한 남성이 무대에 등장했다.

누가 봐도 록그룹 싱어로 보이는 남성은 이 교회의 칼 렌츠(35.사진) 담임목사. 1시간가량 이어진 설교는 마치 스탠딩코미디쇼를 관람하듯 가볍고 위트있었지만 그의 말 속에는 성경 말씀이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AP는 그를 교계의 '이단아(unorthodox)'라고 표현했다. 그는 속세를 빌어 성경을 표현하는 데 탁월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 힙합 음악을 좋아하는 그는 한 예배에서는 설교 도중 래퍼 쿨리오의 랩을 부르기도 했다.

프로농구(NBA)의 열광적인 팬인 그는 사도 바울을 '유대의 르브론 제임스'라고 빗대기도 했다. 르브론 제임스는 지난해 소속팀 마이애미 히트를 우승으로 이끈 NBA 최고의 포워드다.

그의 설교는 성경을 기반으로 하지만 비신자들도 거부감을 느끼지 않도록 일상적이고 실용적인 언어들로 꾸며졌다.

"우리는 '종교'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종교는 이미 죽었기 때문이죠. 나는 종교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도와드릴 수가 없어요. 종교는 더 이상 힘이 없습니다. 다만 하나님과의 관계에 강력한 힘(superpower)이 있을 뿐이죠." 그가 최근 데일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는 또 "일반 교회에서는 사람들이 '당신들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우리는 '당신을 사랑한다' 그 메시지뿐"이라고 강조했다. 렌츠 목사의 이름은 인터넷에서 이미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트위터 팔로워 수가 11만 명에 달한다.

주일 예배 6차례=힐송처치는 브라이언.바비 휴스턴 목사가 지난 1983년 호주에서 설립했다. 암스테르담.파리.바르셀로나.모스크바에 이어 3년 전 맨해튼 '캠퍼스'격인 힐송처치 NYC를 열었다.

차별화된 예배로 이 교회는 불과 창립 3년 만에 성도 6000여 명의 메가처치로 급성장했다. 주일마다 교회 밖에 성도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바람에 예배를 6차례나 열고 있다.

물론 비판도 있다. AP는 이 교회의 성공을 "침체된 개신교계에 신선한 자극"이라면서도 "트렌디하고 화려한 콘서트 형식 때문에 정작 가장 중요한 설교 메시지가 빛에 가려질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서승재 기자 sjdreamer@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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