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분기도 험난 … 당분간 고성장 어렵다
2분기 영업이익 25% 줄어
8분기 만에 8조원 밑으로
중국 추격에 스마트폰 부진
원화값 상승 탓 5000억 손실
김현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무는 31일 전 세계 애널리스트와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전화회의(콘퍼런스 콜)에서 이렇게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서도 “스마트폰 부문에서 실적개선 가능성이 불투명해 보인다”고 밝혔다. 당분간 최근 몇 년간 이뤘던 고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걸 공식화한 셈이다.
예상대로 위기의 핵심은 스마트폰이었다. 반도체와 가전 부문은 그나마 선전하고 있지만 삼성전자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 오던 스마트폰 사업 의 위기 징후가 뚜렷해진 것이다.
삼성전자가 이날 확정 발표한 실적 집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에 매출 52조3500억원, 영업이익 7조1900억원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8.9%, 영업이익은 24.6% 줄어든 수치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8조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2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분기 매출액이 1년 전보다 부진한 것도 2005년 2분기 이후 9년 만이다.
특히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무선사업부가 속한 IT·모바일(IM) 부문은 4조42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이는 전분기보다 31.3%, 1년 전인 지난해 2분기보다 29.6%나 줄어든 수치다. 2012년 3분기에 5조원대 영업이익을 달성한 뒤 올 1분기까지 6조원대를 유지하던 IM 부문 영업이익이 2년 만에 4조원대로 후퇴한 것이다.
삼성전자의 가장 큰 위협 요인은 중국 업체의 무서운 성장세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25.2%)가 가장 높았지만 3~5위가 모두 중국 업체였다. 김현준 전무는 “스마트폰 등 휴대전화 평균판매가격(ASP)이 현재 230달러 후반 수준보다 3분기에 더 하락할 것”이라며 “스마트폰의 전체 판매량은 10% 정도 늘겠지만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가 상대적으로 더 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저가 제품을 늘림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이윤 압박 우려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반도체와 TV·생활가전 등 소비자가전 부문은 선전했다.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1조8600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5.7% 증가했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TV·냉장고·세탁기 등 소비자가전(CE) 부문 영업이익(7700억원)은 월드컵 특수와 프리미엄 제품이 많이 팔리면서 지난해 2분기에 비해서도 79.1%가 늘었다.
삼성전자의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원화가치 상승에 따른 환율 하락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올해 2분기에 원화 강세의 영향으로 5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이 정도니 다른 기업은 말할 것도 없다. 산업연구원의 설문조사(제조업체 311곳 대상)에 따르면 기업 10곳 중 8곳(77.8%)이 ‘원화 강세로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달러로 계약한 수출단가는 그대로인데 원화가치는 계속 오르니 이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보험에 가입해 환율 리스크를 관리하는 기업은 22%에 불과했다. 대신 해외 납품처와의 협상을 통해 수출단가 인상을 시도하겠다는 기업이 24%나 됐고, 별다른 대응책이 없다는 업체도 17.6%에 달했다.
한편 이날 소니는 게임 부문의 실적 회복으로 인해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31일 소니는 4~6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8% 늘어난 1조8099억 엔(약 18조970억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6.7% 증가한 698억 엔(약 6979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특히 게임사업 부문은 영업이익 43억 엔(약 430억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분기 영업 손실(164억 엔)에서 흑자 전환했다.
이소아 기자, 세종=이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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