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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웨이와 할리우드의 만남] <18> 록 오브 에이지(Rock of Ages)

'록 오브 에이지' 관람 당시 있었던 일이다. 앞줄에 관광객으로 보이는 가족이 앉아있었다. 대여섯살 쯤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부터 이제 막 청소년기에 접어든 아이에 틴에이저까지 그야말로 '대가족'이었다.

공연중 민망한(?) 장면들이 나올 때마다 남동생들은 누나들의 눈을 누나들은 남동생들의 눈을 또 부모는 어린 남자아이의 눈을 가려주기에 바빴다.

록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이 공연장에 와서 마음껏 즐기기에도 부족한데 눈을 가려주기에 바쁜 모습이라니. 그 광경을 보고 있노라니 이 공연의 주제는 꽤나 분명하게 다가왔다. '애들은 저리가라' 그리고 '즐겨라'.

록이 어떤 장르던가. 귀를 찢는 고음과 괴성 몸에 착 달라붙는 가죽 바지 선글라스 헝클어 부풀린 머리 이빨로 뜯는 기타…. 이 모든 일탈이 '록'이라는 이름 아래 용인되는 그런 장르가 아니던가.



그리고 '록 오브 에이지'의 배경이 되는 1980년대 웨스트할리우드 '선셋 스트립'은 '섹스 마약 록 앤 롤'로 이어지는 라이프스타일이 곧 진리로 여겨지던 곳.

이 작품은 꿈을 좇아 LA로 온 디트로이트 출신 '드루'와 시골에서 온 '셰리'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각각 록 스타와 배우를 꿈 꾸며 왔지만 이들에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안타까운 현실 속 록과 함께 피어나는 젊은이들의 사랑과 상처 좌절과 기쁨이 작품의 전체다. 무엇보다 록 음악과 함께 물드는 파티 분위기를 빼놓을 수 없다. 'Don't Stop Believin' 'We Built This City' 'Here I Go Again' 'Can't Fight This Feeling' 'I Want to Know What Love Is' 등 록 명곡에 맞춰 추억을 더듬을 수 있을 것.

◆뮤지컬 하이라이트=뮤지컬은 전형적인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위에서 언급한 곡들은 물론 록 음악 팬이라면 공연 내내 흥얼거리다 어느새 두 손을 들어 피스 사인을 그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 음악이 있어 콘서트장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매력적인 뮤지컬이다.

2005년 LA에서 첫 선을 보인 이 뮤지컬은 2008년 오프브로드웨이를 거쳐 2009년 브룩스앳킨스시어터에서 초연했다. 이후 한 차례 극장을 옮기면서 지금까지 공연을 이어오고 있다. 비결이 뭘까.

아마도 '록 스피릿'이 살아 숨 쉬는 공연장 분위기 때문이 아닐까. 최근 오픈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막을 내리는 작품들이 많은 분위기 속에서 '록 오브 에이지' 같은 작품의 롱 런이 눈에 띄는 이유기도 하다.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록의 세계가 객석 속 관객들에게 닿기까지의 거리를 줄이기 위해 공연팀이 기울인 노력들이 곳곳에 돋보인다.

'제 4의 벽'으로도 불리는 이 벽을 깨기 위해 내레이터를 등장시켰고 기타를 담당하는 밴드 연주자들은 공연 내내 무대 위에서 연주한다. 사실 굉장히 오래된 기법들이긴 하지만 신기술이 난무하는 지금 뮤지컬 세계에서 '내레이터'라는 존재는 도리어 새롭게 다가온다.

현재 브로드웨이 무대에서 연기중인 배우들 또한 대부분 신인인 점이 신선하다. 찌르는 듯한 가창력으로 2시간 15분 동안 무대를 장악해야하기에 쉽지 않은 역할들이지만 브로드웨이 데뷔라고 하기엔 놀라울 만한 실력들을 자랑한다.

드루 역의 애런 핀리('렌트' '지저스크라이스트수퍼스타' '헤어스프레이' 지방 공연 출연) 셰리 역의 캐리 세인트루이스(라스베이거스 '록 오브 에이지' 오리지널 캐스트)가 보여주는 케미스트리 또한 좋다.

◆영화 하이라이트=뮤지컬이 인기를 얻자 2012년 동명 영화가 제작됐다. 아담 쉥크만('웨딩 플래너' '헤어스프레이' 등 연출) 감독의 이 영화는 톰 크루즈 브라이언 크랜스턴 캐서린 제타 존스 메리 J 블라즈 등 톱스타들의 조연으로 화제를 모았다.

스크린 속에서 주로 각 잡힌 모습만 보여줘왔기 때문일까 스타 로커 '스테이시' 역을 맡은 톰 크루즈는 이 작품에서 보여준 느슨하고 능청스러운 연기로 박수 갈채를 받았다. 셰리 역의 줄리안 허프는 '댄싱 위드 더 스타' 출신으로 영화 속에서도 군더더기 없는 완벽한 춤솜씨를 뽐낸다.

뮤지컬보다야 아무래도 배우들의 가창력이 부족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영화를 보는 이의 자유가 끼어들 공간이 조금은 더 마련돼 있다. 뮤지컬 공연장에서와는 달리 혼자 DVD로 영화를 보면서 마음껏 노래를 따라부를 수 있다는 점 말이다.

이주사랑 기자 jsrle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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