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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하게 건강도 챙긴다…등산인구 3~5배 늘어

한인들 레저 트렌드 실리적으로 바뀐다

일이나 공부 따위를 하지 않아도 되는 자유로운 시간. 국어사전에 나오는 '레저'의 정의다.한마디로 노는 시간이다. 이민 초창기 한인들에게는 놀 시간이 없었다. 일하기도 바빴다. 놀 줄도 몰랐다. 여행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은퇴 후에야 하는 것이 여행인 줄 알았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었다. 시간적·경제적으로 여유도 생겼다. 그런 한인들도 조금씩 노는 것에 재미를 붙여가고 있다. 모든 게 유행을 타듯 레저 트렌드에도 변화가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한인들의 레저 키워드는 크게 두 가지. 건강과 경비절감이다. 골프 인구의 감소와 등산인구 증가가 그런 변화를 말해준다.

◆골프인구 감소=골프 인구가 줄어드는 건 미 전국적인 추세다. 2000년대 후반 금융위기는 골프 인구 감소를 가속화시켰다. 전국골프협회(National Golf Foundation)에 따르면 지난해 문을 닫은 골프장 수는 전국에 157개. 그에 비해 새로 오픈한 골프장은 14개에 불과하다.

물론 1990년부터 2005년 사이 일었던 골프붐으로 공급과잉의 여파가 없지 않았다. 이 기간 3200개의 코스가 오픈했다. 하지만 2007년 주택시장의 붕괴로 시작된 경기침체와 함께 골프산업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는 지난해 전국의 골프 인구가 약 2300만 명으로 집계됐다고 최근 보도했다. 골프 인구가 최다를 기록했던 2002년에 비해 24%나 감소한 수치다. 지난 한해 감소한 골프 인구만 110만 명에 달했다.

골프용품전문점 윈승리골프의 선 김 매니저는 "골프는 경기를 확연하게 타는 스포츠다. 5~6년 전부터 하향세가 시작돼 2010년에는 그 타격이 크게 와닿았다"며 "최근 들어 조금씩 회복되고는 있지만 눈에 띌 만한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재미대한골프협회의 김형만 부회장은 "과거에는 예약하기도 힘들었던 골프장을 이제는 예약없이 가도 20분 정도만 기다리면 칠 수 있다"며 "나 역시도 일주일에 3~4번 치던 골프를 이제 한 번만 치고 있다"고 말했다.


골퍼 줄면서 예약 쉬워져
족구 인구 50% 이상 늘어



이에 골프장들은 그린피를 내리는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고객몰이에 나서고 있지만 운영이 쉽지만은 않다. 김 부회장은 "가든그로브에 있는 한 골프장은 주중이면 25달러만 내면 카트 타고 무료 핫도그에 음료도 먹을 수 있다"며 "조금만 인터넷 서치해보면 저렴하게 골프를 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골프를 이전보다 많이 즐기지 않고 있다는 한인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한 라운딩을 마치는 데 주말 하루를 거의 다 써야할 정도로 시간을 많이 잡아먹지만 그만큼 운동효과는 크지 않아 점차 흥미를 잃게 됐다는 반응이다.

골프만이 아니다. 비용이 제법 드는 레저활동들은 경기침체 이후 그 인구가 많이 줄어있는 상태다. 스킨스쿠버나 승마도 마찬가지다. 재미대한승마협회의 오승환 이사는 "오랜 불경기에 말을 키울만한 능력을 가진 한인들이 많지 않다. 5년 전부터 급격히 감소했다"고 말했다.

오 이사에 따르면 말을 키우는 데는 사료와 트레이닝 등 유지를 위해 월 1000달러 정도가 소요된다. 그에 비해 돈이 별로 들지 않는 족구는 활성화 추세다. LA족구협회의 양덕진 고문은 "최근 몇년 사이 족구 인구가 50% 정도 증가한 것 같다. 운동도 많이 되지만 비용이 거의 들지 않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등산인구 급증=골프 인구가 줄었다면 지난 10년 사이 등산 인구는 꾸준히 늘었다.

재미대한산악연맹의 송원주 학술정보이사는 "따로 집계를 한 것은 아니지만 지난 10년 사이 폭발적으로 등산인구가 증가한 것은 사실이다. 오랫동안 산을 타온 산악인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3~5배까지도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기존의 산악회들 외에도 교회나 동창회 등 소속되어 있는 단체 내에 소규모 산악회 들이 많이 형성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등산을 레저활동으로 즐기는 이유는 적은 비용으로 건강에는 더없이 좋다는 공감대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등산인구가 증가하면서 산행지도 다양해지고 전문성을 갖춘 산악인들도 배출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따른 문제점도 함께 생겨나고 있다. 특히 안전 문제다.

송 이사는 "산악회가 활성화되면서 좋은 점도 있지만 문제점도 없지 않다"며 "산악회가 경쟁적으로 어려운 코스를 시도하는 경우가 생겨나고 있다. 앞으로 등산인구가 늘어나는 만큼 안전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더욱 강조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틀에 박힌 해외여행 줄고
이색 맞춤형 코스가 인기



◆이색 체험 관심=여행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쉽게 얻을 수 있게 되면서 여행인구는 꾸준히 늘어나고 여행지도 다양해지고 있다. 새로운 체험을 즐기려는 여행 수요가 늘어나면서 여행사들도 새로운 코스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아주관광 박평식 대표는 "해외여행도 뻔한 유명한 곳에서 탈피해 남태평양, 아프리카 등 가보지 못했던 여행지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모국관광상품 역시 더 다양해졌다. 제주도 관광을 기본으로 서해안, 동해안 상품 등 지역별로 나뉘어 있다. 여러 차례 한국을 방문한 사람들을 위해서는 테마여행 등의 새로운 상품을 내세워 관심을 끌고 있다.

박 대표는 "제주도는 이제 많이들 가봤다. 그에 비해 서해 중부 쪽을 많이 안 가본 것 같아 코스를 바꿨다. 또 맛 기행처럼 테마여행을 선호하는 경향도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삼호관광 스티브 조 상무는 "사우스다코타에서 조각되고 있는 인디언 추장 크레이지 호스는 2년 전까지만 해도 상품이 없었다. 지난해부터 한인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며 "한인들이 이제 가볼 만한 곳들을 많이 다녔기 때문에 새로운 곳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삼호 역시 최근 평창올림픽 경기장, 충주호 유람선 대관령양떼목장, 청도소싸움 등을 포함한 힐링투어상품이라는 이름으로 테마여행상품을 내놨다.

오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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