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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의 음악과 함께 "We Will Rock You!" …화제의 뮤지컬 '위 윌 록 유' 공연 시작

다운타운 어맨슨 극장
다음달 24일까지 계속

기존에 있는 노래들을 엮어 만드는 일명 '주크박스 뮤지컬'에는 명확한 장단점이 있다.

장점은 음악의 힘이다. 새로운 곡을 작곡하는 대신 오랜 세월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아 온 기존의 히트곡들을 써, 관객들에게 익숙한 즐거움과 짜릿한 흥분을 전달해 주기 때문이다. 뮤지컬 '맘마미아'의 아바, '저지 보이스'의 포 시즌스, '올 슉 업'의 엘비스 프레슬리 등이 좋은 예다. 한때 우리의 젊음을 뜨겁게 달궈줬던 추억 속의 음악이 무대 위 배우들의 목소리를 통해, 그것도 가슴 찡한 스토리와 어우러져 라이브로 흘러나올 때의 감동은, 작품의 완성도를 떠나 많은 관객이 주크박스 뮤지컬로 몰리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다.

반면, 단점은 스토리다. 원곡의 가사를 대부분 살린 상태에서 그 곡들을 유기적으로 엮어낼 만한 이야기의 흐름을 찾아간다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음악을 살리려다 보니, 가사에 맞게 억지로 이야기를 짜깁기해 넣었다는 비판도 가끔은 감수해야 하는 게 이들의 태생적 한계다.

전설의 록그룹 퀸의 음악으로 만든 뮤지컬 '위 윌 록 유(We Will Rock You)'는 그 장단점을 명확히 드러내는 작품이다. 스토리는 엉성하고 캐릭터는 다소 유치하다.



하지만, 퀸의 음악이 그 모든 것을 덮고도 남는다. 심장 고동처럼 가슴을 두들기는 드럼 비트에 강렬하게 울리는 기타 리프에 맞춰 퀸의 주옥같은 히트곡을 듣고 있노라면, 캐릭터가 어찌 되건 이야기가 어디로 흘러가건, 모든 것에 초월한 채 그저 뜨거운 함성과 열광적 호응으로 무대를 즐기게 된다. 꼭 퀸의 팬이 아니라도, 록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분위기다.

이야기의 배경은 모든 인간이 기계적으로 통제되는 미래 사회. 음악은 사회 지배자들에 의해 금지된 지 오래다. 이미 사람들은 음악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반항기 넘치는 주인공 갈릴레오는 매일 밤 알 수 없는 소리와 단어들이 꿈에 등장해 머리가 어지럽다. 그의 머릿속엔 인류의 가장 위대했던 뮤지션들의 음악과 가사가 끊임없이 울려 퍼지는 것이다. 권력자들은 갈릴레오에게서 위험을 감지하고, 그를 통제하려 하지만 실패하고 만다. 여주인공 스카라무슈 또한 획일적 패션과 생활방식에 반기를 든 당찬 여전사다. 두 사람은 빼앗긴 음악을 되찾으려는 지하조직 '하드 록 카페' 회원들과 만나 전설의 음악신이 남긴 보물을 찾아 다시금 세상에 록 음악을 울려퍼지게 하기 위한 투쟁에 나선다.

'위 윌 록 유'는 작품 전체를 록 음악에 대한 헌정작처럼 꾸몄다. 주인공의 이름인 갈릴레오와 스카라뮤슈가 퀸의 음악 '보헤미안 랩소디'에 등장하는 단어라는 점에서부터, 작품의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다. 다른 캐릭터들도 오지 오스본, 재니스 조플린, 버디 홀리 등 시대를 풍미했던 록 스타들의 이름을 땄다. 작품 속 음악의 신은 퀸의 보컬이었던 프레디 머큐리이고, 세상에 음악을 되돌릴 수 있는 보물은 엘비스 프레슬리의 생가가 있는 멤피스에 묻혀 있다는 설정이다. 심심할 만 하면 '아메리칸 아이돌' 류의 오디션 프로그램이나 컴퓨터로 조작해 만든 오토튠 팝으로 인해 엉망이 된 음악 산업에 대한 '디스'를 날린다.

퀸의 음악 20여 곡으로 꾸며진 뮤지컬 넘버들은 그야말로 로큰롤 그 자체다. 프레디 머큐리의 귀기마저 서려있던 목소리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풍부한 성량과 날카로운 고음을 지닌 갈릴레오, 스카라무슈 두 주인공이 부르는 퀸의 음악들은 가슴이 뻥 뚫리는 듯 시원시원하다. 퀸 음악이 갖고 있던 신비로운 화성의 묘를 잘 살린 편곡으로, 앙상블들이 기가 막힌 화음을 넣어주는 부분들도 돋보인다. 1막에서 들을 수 있는 'I Want to Break Free' 'Somebody to Love' '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 등도 반갑지만, 2막 후반 음악을 되찾고 승리를 거머쥔 '하드 록 카페' 친구들이 다 함께 'We Will Rock You'와 'We Are The Champions'를 부르는 대목은 짜릿함을 넘어 벅찬 감흥까지 느끼게 한다. 공연 전 미리 관객들에게 나눠 준 야광봉이 객석 전체에서 넘실댈 때면, 극장은 이미 뮤지컬을 위한 홀이 아닌 록 콘서트 장으로 변신해 있는 듯한 인상마저 준다. 첫번째 커튼콜이 끝나고, 마치 앵콜을 선사하듯 '보헤미안 랩소디가 듣고 싶냐?'는 자막과 함께 노래 첫 소절이 흘러나올 때면 객석은 흥을 넘어 감동에 젖은 채 한 목소리로 퀸의 노래를 따라 부른다.

뮤지컬 '위 윌 록 유'는 다음달 24일까지 LA다운타운 뮤직센터 내 어맨슨 극장(135 N. Grand Ave.)에서 공연된다. 티켓 가격은 30~95달러. 일부 좌석을 25달러에 판매하는 '핫 틱스' 딜도 인터넷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문의: www.centertheatregroup.org, (213)972-4400.

이경민 기자

rache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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