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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강한교회] 신도를 어일아이로 만드는 '감동' 설교

설교표절은 악인가, 선인가.

남의 설교를 인용할 때마다 논문의 각주 달 듯 인용한 부분을 분명히 밝히면 베껴도 괜찮다는 것인가. 설교 표절의 갑론을박이 큰 이슈가 된 가장 큰 원인은 설교가 변질되었기 때문이다. 예수님의 설교 및 초대 교회 제자들과 바울의 설교를 설교의 정석으로 본다면 오늘날의 설교는 변질 정도가 아니라 설교가 아니라고 보아야 한다. 오늘날 유행하는 설교는 케리그마적 설교(복음)와 디다케적 설교(복음의 삶)가 빠진 기복 설교와 인사이트 설교가 주를 이룬다.

실제로 신학교에서는 설교를 어떻게 하라고 가르치지 않는다. 설교 스타일을 배우고 역사를 배우는 정도이다. 그렇기 때문에 목회 후보생들은 주로 담임 목사의 설교나 존경하는 인물의 설교를 통해 자신의 설교 틀을 짜고 배우거나 설교 세미나를 찾는다.

주일 설교는 복음을 전하는 시간이다. 많은 목사들이 복음을 사영리나 전도폭발 혹은 브릿지 정도로 알고 있기 때문에 "매주일 예수님 회개 십자가 설교를 어떻게 계속 반복합니까"라고 물어온다. 복음은 굉장히 넓고 깊어서 일평생 설교해도 그 넓이와 깊이를 다 설교할 수 없다. 복음에 대한 오해와 무지가 주일 설교를 타락 시킨 것이다.



오늘날 교회를 가득 메우고 있는 사람들의 상당수가 복음을 듣고 인격적으로 그리스도를 만난 사람들이 아니다. 당장 옆 사람에게 어떻게 교회 다니게 되었는지를 물어보면 이를 금방 확인할 수 있다. 모태 신앙으로 기독교 문화에 익숙해져 있어 교회 다니는 사람, 하나님이 은혜 주시고 복을 주시는 분을 믿으니까 매주 빠지지 않는 사람들이 상당수다.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난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현대 교회는 종교인이 교인의 다수를 차지한다. 밖에 나가서 전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교회 열심히 다니는 종교인을 진짜 그리스도인으로 거듭나게 하는 것이 더 시급한 문제이다. 각종 훈련과 성경공부를 우수한 성적으로 끝냈지만 여전히 자기 맘대로 사는 자칭 그리스도인들 말이다.

누가 그리스도인인가. 복음대로 사는 사람이 그리스도인이다. 믿음이 약한 자가 분명히 있다. 바울은 그들을 돌보고 판단하지 말라고 말씀한다. 그러나 그대로 내버려 두라고 하지 않았다. 그 상태가 정상이라고도 말하지 않았다. 더욱 자라야 할 사람이라고 했다.

남의 설교를 인용하고 베끼고 표절하는데 논란이 생기는 이유는 설교가 복음 선포로 영혼 살릴 목적이 아니라 마음에 감동 줄 목적이 되었기 때문이다. 설교가 영혼에 호소하는 메시지가 아니라 머리와 가슴에 호소하는 연설이 되었기 때문이다.

평신도들은 당연히 감동받는 것을 좋아하고 마음 달래주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나 삶의 교훈이나 인사이트로 뒤덮인 강단은 성도를 어린 아이로 만들어 버렸다. 그리스도와 인격적인 만남 대신 수많은 다양한 이벤트와 프로그램으로 환각 속에 빠져들게 했다.

모든 교회가 주일마다 복음의 메시지만 전한다면 설교 표절도, 성도들의 미성숙도, 말씀 좋다는 교회를 찾아 헤매는 일도 없을 것이다.

kwonseja@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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