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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강한교회] 게임하는 기독교

하나님이 우리에게 부여하신 중요한 헌신의 특권 첫째가 전도, 둘째가 헌금 생활이다.

이 헌신의 특권이 의무로 비칠 때 많은 논란이 생긴다. 인간이 가장 감당하기 힘든 이 두 가지를 하나님을 위한 헌신의 특권으로 부여하신 이유는 무엇일까.

책상에서 배운 하나님은 강력한 '말 뿐인 헌신자'를 만들어낸다. 그들은 하나님을 사랑하지는 않는다. 십자가 지는 삶을 살기 거부한다. 그렇기에 전도가 어렵고 십일조가 늘 논쟁의 한가운데 있는 것이다. 사랑하지도 않는 하나님을 위해 고혈을 짜내거나 열심히 복음을 자랑할 리 만무하다.

90일 동안 십일조를 해서 하나님의 물질적 축복이 임하는지를 한번 시험해보자는 미국 대형교회들의 운동은 기복주의, 번영 신앙의 대표적 사례다. 이 땅에서의 물질적 축복, 자손, 장수의 축복은 천국에서 누릴 영적인 축복의 '모형과 그림자'일 뿐이다. 그럼에도, 이 땅에서 축복을 받아내겠다는 것은 그동안 현대 교회가 얼마나 뿌리깊은 기복에 젖어 있는가를 여실히 드러내는 증거라 하겠다.



만약 축복을 못 받아 원금(?)을 돌려 받게되는 사람이 발생한다면 하나님이 안 계신 것이거나 헌금 낸 사람의 잘못 둘 중 하나다.

이것은 분명 게임이다. 담임목사가 잃을 것이 하나도 없는 게임 말이다. 이 게임이 끝나고 나면 순진한 성도들이 받을 엄청난 상처는 불 보듯 뻔하다. 의도는 분명 십일조 훈련을 통해 신앙의 성숙을 꾀하기 위한 훈련일 텐데 너무 어리석고 위험하다.

왜 이런 어리석은 게임이 교회 안에서 시작되었을까. 대형교회가 되는 것은 하나님의 축복 때문이 아니다. 우리는 그동안 잘못된 축복관을 가지고 있었다. 크게 짓고, 헌금이 많아지고 교인수가 많으면 그것을 하나님의 축복의 증거로 잘못 알고 있었다. 교회가 커진 것은 프로그램 때문이다. 프로그램으로 커진 교회가 또 다른 신선한 프로그램을 찾던 중 기발한 십일조 게임을 생각해 낸 것이다.

신앙은 프로그램이나 제자훈련 등으로 자라지 않는다. 우리는 그동안 훌륭한 프로그램을 잘 이수하면 신앙이 자라는 줄 알았다. 예수님 닮은 제자가 탄생하기는커녕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돌리는 선수가 대거 생겨났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마다 신선한 프로그램 개발에 목말라 있다. 신앙은 복음을 듣고 들은 대로 살려 발버둥치고 몸부림칠 때 자란다.

미국 장로교가 타락해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동성애를 인정하게 된 뒷얘기를 들어보니 사소한 문제로 싸우지 말고 마음을 합쳐 좀더 '거국적이고 본질적인 사역'을 하자는 취지에서 표를 모아 줬다고 한다. 동성애를 인정한 것도 안타깝지만 진짜 본질이 무엇인지를 목사들이 모른다는 사실이 더 안타깝다. 그런 목사들이 교회를 운영하고 있으니 교회의 침몰은 너무나 당연하다.

이제 우리가 본받고 따를 영적 어른도, 본받고 따라갈 교회나 교단도 없다. 기독교는 더 이상 개혁의 대상이 아니다 완전히 망하고 깨지고 철저히 죽어서 다시 부활해야 한다. 희망을 품기보다 절망의 마음으로 기독교가 철저히 죽게 해달라고 기도해야 한다.

kwonseja@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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