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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에서] 월드컵 탈락보다 중요한 것

이번 월드컵은 지난 세 번의 월드컵 때처럼 맘껏 즐길 수가 없었다.

조별 예선에서 탈락했다고 해서 하는 말은 아니다. 월드컵이 열리기 전 두 달 동안 세월호 참사의 충격에서 벗어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왜, 무엇 때문에 그런 참변이 벌어졌는지는 오리무중이다.

자식 장례를 치른 지 오래지만 아직도 방에서 잠자지 못하고 자동차 안에서 잠자는 부모가 있다고 하고, 생존학생들이 연수원에 있을 때 실수로 화재경보가 울렸고 대피방송이 나왔지만 학생들은 꼼짝도 않은 채 있는 자리에서 울기만 하더란 얘기도 들린다.

세상은 잊어가지 만 당사자들에겐 참사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그 와중에 예선탈락 한 월드컵 축구선수들이 울면서 죄송하다는 말을 연발하는 기사를 봤다. 그걸 보면서 "참 죄송할 일도 많고 울 일도 많다"는 생각을 했다. 그깟 축구경기 졌다고 왜 선수들이 울면서 죄송하다는 말을 연발해야 하는가. 그게 그렇게 죄송한 일일까.

수백 명이 바다에 수장되는 사고를 일으키고도 대충 형식적인 사과로 때우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나라에서 축구경기에서 진 게 그렇게 죄송하고 눈물 흘릴 일인가 말이다. 오히려 구할 수 있었던 자식들을 잃은 부모들에게 미안해야 하고 그들을 위해 눈물 흘려야 하는 게 아닌가.

월드컵이 온 세계의 축제라지만 그래봐야 운동경기일 뿐이다. 게다가 이번 월드컵이 열리는 브라질이 어떤 나라인가. 빈부격차가 엄청난데 가난한 사람들을 사회 변두리로 강제로 내몰고서 벌인 돈 잔치 아닌가. 거기서 피파(FIFA)는 천문학적인 돈을 중계료 등으로 챙긴다지 않는가. 그런 경기에서 졌다고 그게 무슨 큰일이라고 울고불고하고 죄송하다는 말을 연발하는가 말이다.

경기에서 패한 것이 칭찬할 일도 아니지만 꾸중들을 일도 아니다. 그러니 선수들은 고개 들고 담담하게 돌아가야 한다.

선수들은 자기들이 좋아서 축구를 했고 관중도 좋아서 경기를 봤을 뿐이니 이겼다고 열광할 일도, 졌다고 위로해야 할 일도 아니다. 그러니 선수들은 떳떳하게 귀국하고 국민은 그들이 언제 돌아왔는지도 몰라도 된다.

고국에는 해결해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다. 세월호 참사, 총리 유임, 전방부대 총기사고에서 드러난 군대 문제 등은 최근의 현안일 뿐이고 그 밖에 구조적인 문제들도 한둘이 아니다.

개신교회는 또 어떤가. 이번에 총리 임명을 둘러싸고 벌어진 개신교 안에서의 극한의 갈등은 그대로 둘 수 없는 문제 아닌가. 그러니 이젠 축구 보느라 새벽잠 설치지 말 일이다.

언젠가는 떨어질 거, 좀 일찍 떨어졌을 뿐이라고 생각하고 조용히 일상으로 돌아와 차근차근 산적한 문제들을 풀어갈 때다.

kwakgunyong@

goodneighborhood.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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